세월호 여파 움츠린 광고시장, ‘협찬’만이 살길이다?
세월호 여파 움츠린 광고시장, ‘협찬’만이 살길이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05.09 1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체사 광고유치 난항 계속…지상파방송사 타격 커

[더피알=강미혜 기자] 세월호 참사 여파로 광고시장이 잔뜩 움츠러들면서 매체사들이 보릿고개를 걷고 있다. 국민적 비통함 속에 기업들이 PR/마케팅 활동을 자제, 광고 집행에 있어서도 상당히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상 5월은 봄철 마케팅이 활성화 되는 시기다. 더욱이 올해는 6월 브라질월드컵이 예고돼 스포츠 이벤트와 결부된 뜨거운 마케팅활동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을 모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 이슈가 터져 나오면서 이같은 계획이 줄줄이 취소 내지는 연기된 상황. 광고를 주 수익원으로 하는 매체사들의 경영난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타격이 가장 큰 곳은 지상파 방송사들이다. 방송광고 물량 자체가 많이 줄어든 데다, 세월호 사태 이후 예능 등 인기 프로그램이 뉴스/시사 프로그램으로 대체되면서 프로그램별 광고 판매 방식에서도 광고 손실이 컸다.

또한 월드컵 중계권을 갖고 있는 지상파 3사가 월드컵 특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점도 타격의 결정적 요인이다. 지상파 방송사 한 관계자는 “월드컵 붐 조성 차원에서 5월부터 자체 캠페인 등 여러 활동들이 예정돼 있었지만, 세월호 사태로 당초 계획들이 전면 수정 내지는 보류됐다”며 “당연한 조치지만 이에 따른 (경영적)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5월 들어 지상파 3사 모두 월드컵 중계진을 앞세워 각 사별로 조심스럽게 월드컵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세월호 사태에 따른 아픔과 갈등이 여전히 진행형인 상황에서 국민 관심을 끌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방송광고 물량이 크게 줄면서 당장 광고회사(광고대행사) 경영에도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광고집행에 따른 대행수수료를 못 받게 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 더욱이 방송광고의 경우 신문이나 잡지 등 인쇄매체에 집행하는 광고비 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대행사 입장에서도 손실이 클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A 광고회사 관계자는 “4월엔 수억원이 마이너스였다”며 “5월 들어 점차 나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어렵다”고 전했다. B 광고회사 관계자도 “수익성에서 문제는 있다”면서도 “이런 안타까운 상황에선 모두가 감내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신문 등 인쇄매체 역시 광고물량이 감소한 건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광고 집행을 뒤로 미루면서 광고 유치의 어려움이 커졌다. 모 매체사 광고 영업 담당자는 “경기 침체로 기업들이 예산을 줄이면서 힘든 마당에 그나마 (광고) 물량이 있던 기업들마저 집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며 “이달 중순부터 조금씩 (광고가) 풀린다고 해서 겨우 버티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광고물량 감소가 협찬요청 증대로 나타나는 ‘풍선효과’도 두드러지고 있다. 매체사들이 기사광고, 협찬 등의 형태로 줄어든 광고비를 메우려하면서 기업은 더욱 난감해졌다는 입장이다. B 기업 광고 담당자는 “가뜩이나 쇄도하는 (언론사) 협찬 요청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더 심해졌다”고 토로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