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공감 위력, ‘스타’ 되거나 ‘공적’ 되거나
SNS 공감 위력, ‘스타’ 되거나 ‘공적’ 되거나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7.04 11: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례 분석] 예상치 못한 순간 부메랑으로…

[더피알=조성미 기자] 최근 공감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가장 강조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채널이다. SNS상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또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는 이들의 이야기에 공감을 표하거나 그 반대의 것에 대해서는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그 어느 공간보다 활발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SNS 시인’으로 알려진 하상욱씨가 주목받은 이유도 바로 이 ‘공감’이다. 그는 누구나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상황과 느껴봤을 만한 감정들을 짧은 글 안에 담아냄으로써 많은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고, 일약 SNS 스타로 떠올랐다.

기업이나 기관의 SNS 운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부산경찰청이나 한국민속촌 등 누리꾼들과 공감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 그들의 화법을 이용해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 계정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공감은 ‘남의 주장이나 감정, 생각 따위에 찬성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러한 마음’이라고 정의 돼 있다. 오프라인에서와 마찬가지로 SNS상에서 공감한다는 것은 게시물의 내용을 ‘나의 일’로 여긴다는 것이고 또 다시 이러한 감정을 표현함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처럼 SNS에서의 공감 위력 때문에 누군가는 유명인으로 떠오르기도, 비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컨설턴트는 “SNS 안에서 많은 사람들은 공감을 주고받으면서 어렵고 힘들 때 나와 동일한 생각을 하는 ‘내편’의 존재가 있다는 것에 큰 위안을 받고 있는 반면, 동시에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대적하거나 공격하는 모습들도 쉽게 볼 수 있다”며 “SNS가 두 공간으로 나뉘어 같은 공간 속에선 서로 공감하지만, 그 공간 밖에선 서로 배척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SNS, 더 이상 사적 공간 아니야

▲ 현대차가 제네시스 출시를 기념해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4행시 이벤트에 회사에 대한 불만의 내용을 담은 응모작들이 다수 등장했다.

SNS는 사적인 채널이지만 공개돼 있다는 점에서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 사이에 모호하게 존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로 간 정보를 바탕으로 사적 공간에서 대화한 이야기가 불특정 다수가 참여할 수 있는 오픈된 SNS 채널로 옮겨가는 경우엔 종종 문제가 생긴다. 결과적으로 개인의 생각을 어필하는 공간으로 SNS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언제 어느 때고 누구에게나 드러날 수 있는 매체라는 사실로 인식하고, 이에 따른 보다 신중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SNS가 이렇게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는 SNS 계정들은 더욱 더 세심한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실제 말 한마디로 소비자와 공감에 실패하고 곤혹을 치른 기업들의 사례를 자주 접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11월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한 ‘제네시스 4행시 짓기’ 이벤트는 당초 의도와 다르게 소비자들이 기업에 불만을 토로하는 장으로 변질됐다. 주최측인 현대차는 자사 신차의 다양한 장점에 대해 소비자들이 직접 얘기해주기를 바랐지만 소비자는 이에 공감하지 못했다. 오히려 그 동안 겪은 제품의 결함과 그에 대한 회사의 미흡한 대응방식에 불만을 표출하는 일이 속출했고, 많이 이들의 공감을 얻어 부정적 글들이 온라인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는 부작용을 겪었다.

SK텔레콤도 섣부른 트위터 활동으로 역효과를 냈다. 지난 3월 경쟁사인 KT 홈페이지가 해킹 당해 1200만명 가량의 고객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SK텔레콤 공식 기업트위터(@SKtelecom)를 통해 ‘개인정보는 안전한지, 걱정 많으시죠? SK텔레콤 고객이라면 신경 꺼두셔도 좋습니다. 누구보다 안전하게 지켜드리고 있으니까요:)’라는 멘션과 함께 자사의 고객정보 보호 시스템을 소개한 것.

▲ skt는 경쟁사인 kt의 고객정보유출 직후 자사 서비스를 강조하는 트윗을 남겼으나 소비자의 공감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경쟁사의 위기로 불안을 느낀 고객들을 안심시키며 자연스레 자사 서비스를 어필하려는 의도로 풀이되나, SK텔레콤의 계열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싸이월드 개인정보 3500만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앞서 지난 2009년에 발생했다는 점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의 거친 반응으로 오히려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처럼 SNS를 활용한 마케팅은 자칫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경험도 성향도 다른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공감을 이끌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때와 장소 등 다양한 변인에 따라 그 반응이 예상과 반대로 돌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송동현 대표컨설턴트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자체로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시점과 장소’ 또한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사람들의 언행은 때와 장소를 가려야한다는 기본 예의범절이 온라인상에서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SNS를 통해 불거지는 문제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만 늘어놓는 경우에서도 발생한다. 휘발성이 강한 특성 때문에 SNS 사용자들 자체가 순간순간의 감정과 의견을 가볍게 표현하는 데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게시글이나 대화 등의 SNS 콘텐츠를 저장(캡처)해 공유하는 등 ‘기록’으로 남겨지는 일이 많아지고 있어 글 하나에도 더욱 신중함이 요구되고 있다.

내용 지난 4월 20일 새벽, 대학 선배가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 후배가 새벽에 ‘좋아요’를 누른 것을 두고 같은 대학 선배가 페이스북 상에서 공개적으로 ‘SNS 예절 몰라요? 새벽에 누가 선배 게시글에 좋아요 눌러요. 앞으로 주의하세요~’라는 글을 남기면서 사건이 촉발됐다. 이에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후배의 말에 선배는 사과 태도를 다시 한 번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이후 후배의 동생이 이의를 제기하자, ‘이것이 과 규칙이며 또 기본적인 예의’라며 계속해서 SNS상에 후배와 동생에게 선배 여럿이 훈계를 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페이스북도 셧다운제가 필요한 것이냐며 선배들의 어이없는 군기잡기에 공감할 수 없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며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전문가 분석 대학생들의 페이스북 예절 사건은 ‘내부 그룹 커뮤니케이션의 오픈’ 문제이다. 요즘 비공개 그룹 커뮤니케이션이 온라인상에서 오픈이 돼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평소 비공개로 진행하는 그룹 커뮤니케이션은 지인들 사이에 이뤄지고 해당 그룹의 문화가 서로 간 일정 부분 용인한 상태다. 문제는 그런 비공개 그룹의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누구나 지니고 다니는 휴대용 디바이스의 녹화, 녹음 기능들로 인해 언제 어디서나 세상에 오픈될 수 있는 이른바 ‘누드 커뮤니케이션’ 시대가 됐다는 데 있다.

오픈된 커뮤니케이션 중 내부에서는 일부 용인되거나 공감되던 커뮤니케이션 내용이 대중의 공감을 얻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보통 내부에서 통용되는 상식의 기준이 외부 대중들과 상이할 경우 대중의 공분을 사게 된다.

전문가 제언 미디어와의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사적 커뮤니케이션 환경 또한 더 이상 ‘오프더레코드(비보도)’가 없는 세상이다. 모든 공간이 이제 ‘온더레코드’ 커뮤니케이션 공간이 되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 도움말 :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컨설턴트

감정, 표현보다는 절제해야

SNS상에서의 공감커뮤니케이션은 잘 양성된 의(意)와 미(味)가 있는 콘텐츠가 핵심이라고 말하는 김태욱 스토리엔 대표는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설득커뮤니케이션이 이성적인 메시지에 중점을 둔다면, 상대방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공감커뮤니케이션은 스토리텔링에 그 중심이 있다”며 “의미 있는 콘텐츠는 ‘의’의 메시지와 ‘미’의 맛, 즉 재미있는 콘텐츠, 감동적인 콘텐츠로 사용자들이 재미있어 하고 기업이 메시지를 담을 수 있도록 기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확한 공감은 제대로 된 경청, 리스닝(listening)에서 시작된다는 송동현 대표컨설턴트는 “기업은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듣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개인들도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듣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된다”며 “‘듣고 말하기’라는 커뮤니케이션 순서가 지켜질 때 이후 공감의 메시지는 상대방의 입장에 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SNS에서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많은 상황은 본인을 부정하는 사람들 때문에 감정적으로 화가 있거나(火), 본인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사람들로 인해 흥분하는(興) 등 대부분 감정이 격해 있는 경우”라며 “평소 사고와 철학을 여실히 드러내는 본능적 애드리브와 오버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외부 상황에 맞지 않는 메시지와 태도이 ‘날 것’으로 드러날 땐 심각한 반감이 생겨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SNS 시대에 ‘감정’은 표출 대상이 아니라 ‘컨트롤’ 대상이 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내용 평소 자신의 감상을 시를 통해 표현하던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세월호 침몰 사건 발생 직후인 4월 17일과 18일 사고에 대한 감상을 담은 세 편의 시를 트위터에 게시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사고 대책을 마련해야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시 쓰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일제히 질타했다.

이에 김 도지사는 ‘진도 현장에서 이틀간 느낀 참담하고 비통한 제 심정을 짧게 표현한 것입니다. 제 진심과 달리 오해를 초래하게 돼 무척 안타깝습니다. 계속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는 트윗을 남겼다.

하지만 세월호 사태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 대중들의 반응과 요구에는 공감하지 않는 모습이 또다시 대중들로부터 부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전문가 분석 비를 맞는 사람에게 내가 가진 우산을 씌워 주는 것보다는 함께 비를 맞을 때, 마음이 더 따뜻해진다. 이유는 그 사람이 ‘같은 처지’에 있어 주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공감에서 무엇보다 우선시 되는 것은 같은 입장에 서 주는 것이다. 거기에서 비로소 같은 감정인 공감이 생기는 것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세월호 관련 시는 ‘같은 처지’에 있어 주지 않았기에 SNS에서 뭇매를 맞았다. ‘함께 비를 맞는 것’ 보다는 먼발치서 비 맞는 사람을 바라보는 입장에서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려하는 것으로 오해받으며 진정성 없는 행위로 비쳐졌던 것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시를 통해 ‘나는 참 가슴이 아프다’라고 하기보다는 도지사로서 책임을 다하는 노력이 선행됐어야 했다.

전문가 제언 SNS 상에서의 공감커뮤니케이션은 매우 어렵다. 미디어 특성상 자신(또는 조직)이 직접 글을 올리는 자작활동이라는 점에서 제3자가 이야기해주는 기존의 매스미디어에 비해 공감하기는 녹록치 않다.

SNS에서는 직접 콘텐츠를 올리므로 그 사람(조직)의 평소 모습이 글에 투영되기 마련이다. 평소의 모습과 SNS에 올린 글이 일관성이 있을 때 비로소 SNS 사용자들은 콘텐츠를 신뢰하게 된다. 바로 겉과 속이 같은 진정성만이 공감커뮤니케이션의 최선이라 본다.

* 도움말 : 김태욱 스토리엔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