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모바일’ SNS로 바뀐 월드컵 풍경
‘광장→모바일’ SNS로 바뀐 월드컵 풍경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07.1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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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폼별 각양각색 서비스…쌍방향 소통문화 점철

[더피알=안선혜 기자] 2014 브라질월드컵이 13일(현지시간) ‘전차군단’ 독일의 승리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은 경기장 내에서 각 국 대표팀의 화려한 기량도 볼거리였지만, 장외에서 스마트폰과 SNS를 통한 경기중계 및 응원물결 등도 새로운 풍경으로 자리 잡으며 재미를 더했다.  

세계적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의 SNS를 통해 부진했던 경기에 대해 사과의 메시지를 보내는가하면, 전세계 축구 팬들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경기 상황을 중계하며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다.

국내의 경우, 브라질 현지와의 시차 차이로 대부분의 경기가 야간에 중계되면서 광장을 휘감은 붉은 물결이 온라인으로 더욱 깊숙이 들어섰다. 월드컵 특별 페이지를 꾸린 포털사이트들 역시 중계와 함께 댓글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페이지를 구성하며 ‘온라인 월드컵’ 분위기를 가열시켰다.

▲ 사진제공=아디다스

“나는 우리가 이길 걸 믿는다(I believe that we will win).#USA” -6월 23일 미국과 포르투갈 경기 중-

“더 빠르고 더 치밀하고 더 잘 막아냈던 미국의 조예선 통과확정이 불과 몇 초 남기고 호날두의 골든 크로스에 날아갔다” -미국 대 포르투갈 경기 후반 연장 종료 직전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선수가 극적인 도움으로 2-2 동점을 만든 상황에서-

“#스페인: 안녕 브라질…우리는 챔피언이었다. 하하하하하. 적어도 우리는 호주와 함께 집으로 가는 첫 번째 비행기 티켓을 얻었다(Bye Bye Brazil..... We were the champs.... hahahahaha.... atleast we got the 1st plane tickets with Australia home....).” -스페인이 칠레와의 경기에서 0-2로 패해 16강 탈락이 확정된 19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의 흔한(?) 월드컵 관련 게시글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소셜미디어 채널이 본격적인 번성기를 맞은 후 처음 치러지는 월드컵이란 의미에서 ‘소셜-월드컵(Social World Cup)’이란 타이틀을 얻었다.

트위터에 따르면, 브라질 월드컵 기간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트위터 해시태그(#) 총량을 조사한 결과 결승에서 맞붙게 된 독일, 아르헨티나 양국은 각각 796만3767건, 780만5598건이라는 상당한 양의 응원을 받았다.  브라질과 크로아티아 간 개막전 직후 관련 트윗은 1220만건에 달했을 정도다.

DMC미디어가 최근 발표한 ‘2014 브라질월드컵 미디어 이용행태 예측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 가운데 16%는 브라질월드컵 관련 정보 획득을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겠다고 답변해 ‘소셜-림픽’이라 불리며 주목받았던 지난 2012 런던올림픽(9.5%) 때보다 월등히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용자들의 이같은 소셜 관심도를 반영하듯 관련 업체들도 분주히 움직였다.

우선 페이스북은 팬들이 월드컵 기간 동안 경기 소식과 관련 이야기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월드컵 하이라이트(www.facebook.com/worldcup)’를 비롯해 페이스북에서 인기 있는 선수 10명의 전 세계 팬 분포도를 세계지도에 보여주는 ‘팬맵(Fan Map)’ 등을 공개했다. 특히 월드컵 하이라이트는 실시간 경기 정보를 비롯해 사용자들 간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 트위터에서 마련한 브라질월드컵 전용 타임라인(위). 페이스북에서 개설한 팬맵 이미지.
트위터도 전용 타임라인을 개설해 월드컵 관련 모든 트윗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만들었다. 해시태그로 ‘#worldcup’을 설정하면 각 축구팀의 계정과 경기 진행상황, 점수, 이용자들의 반응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개별 경기 맞춤형으로도 설정 가능해 관심을 끄는 특정 경기와 관련한 트윗만 별도로 모아 볼 수도 있게 했다.

FIFA 월드컵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fifaworldcup)에서도 모든 나라의 선전을 기원하는 다양한 사진들이 매일 게재됐다.

각국 스타플레이어들의 이용도 활발했는데, 브라질 국가대표 선수 네이마르의 경우 월드컵 기간 동안 늘어난 팔로워 수가 320만명에 달하기도. 총 88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게 된 그는 승리를 기념해 여자친구와 찍은 셀카, 브라질 국가대표팀과의 셀카, 4살박이 아들과의 셀카 등을 게재하며 큰 이목을 끌기도 했다.

월드컵 품은 포털, 온라인에 녹아든 광고

국내 대표 포털들도 월드컵맞이에 공을 들였다. 네이버와 다음은 각각 브라질월드컵 특별 페이지를 열고, 브라질-크로아티아 개막전을 비롯해 독일-아르헨티나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를 생중계했다.

지상파 3사(KBS, MBC, SBS) 가운데 원하는 채널을 선택할 수 있고, PC와 모바일 모두에서 저화질부터 고화질, HD까지 지원했다. 방송중계 뿐 아니라 각종 경기 정보 및 기록, 뉴스, 이용자들의 반응 등도 모두 담아냈다.

네이버는 여러 방송사 중계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멀티뷰를 비롯해 기존 문자 중계를 강화한 타임라인 방식의 중계를 병행하면서 이용자들을 끌어들인 가운데, 다음은 놓친 장면을 다시 볼 수 있는 ‘미니뷰어’와 경기 종료 7분 이내에 업데이트되는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킬러 콘텐츠로 내세웠다.

네이트도 ‘Ola! Brazil’이란 타이틀로 월드컵 특별페이지를 편성, 중계를 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뉴스와 전문가 칼럼, 데일리 매치뷰, 월드컵 이슈 관련 투표를 하는 ‘이슈&톡’ 등을 마련했다.

앞선 DMC미디어 보고서에 따르면 월드컵 정보 획득 시 지상파TV(60.8%)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기는 하나, 모바일 인터넷을 선호한다는 응답자가 58.6%를 기록해 지상파 TV에 육박했다. 지난 런던올림픽 때 18.3%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상승폭이다. 이는 유선인터넷 이용(40%)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번 브라질월드컵 경기가 한국시간으로 이른 아침이나 새벽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온라인이 각광받는 추세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대비 매체 이용 증감 예측에서 53.9%가 모바일 인터넷 이용을 늘릴 것 같다고 응답한 것. 반면 지상파 TV는 29.9%가 증가를 예상했고, 절반인 49.1%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 답했다.

경기 시간이 출근대와 겹쳤던 대한민국 대 러시아 경기에선 모바일 인터넷이나 휴대폰 DMB를 통한 시청 의향이 다른 경기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알제리 전과 벨기에전에서는 모바일 인터넷으로 생방송을 시청하겠다는 응답자가 각각 5.5%와 5.9%를 기록했지만, 러시아전에서는 2배 이상인 12.9%로 나타난 것. 휴대폰 DMB로 생방송을 시청하겠다는 응답자는 10.9%로, 알제리전(1.4%)과 벨기에전(1.2%)보다 월등히 높았다.

실제 지난 6월 18일 러시아 전 경기 때 전반전이 시작하고 후반전으로 넘어가는 오전 7~8시 무렵 주요 포털 중계 페이지의 트래픽이 급증했는데, 출근 시간에 걸리면서 모바일 중계로 넘어온 시청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네이버와 다음에선 몰려드는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하고 송출이 끊기는 불상사가 발생할 정도였다.

▲ (왼쪽부터)포털 네이버가 만든 브라질월드컵 특집 페이지. 다음의 브라질월드컵 특별 페이지. 네이버의 브라질월드컵 모바일 버전 페이지.

이처럼 PC나 휴대전화 등 개인 미디어 이용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광고 시장 역시 온라인 채널이 주요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다음의 경우 이번 브라질월드컵 관련 광고 종류만도 10가지를 넘어섰다. 특별 페이지 최상단 바 형태의 스폰서 광고를 비롯해 스킨 광고, 검색결과 스폰서, 정사각 배너 광고, 동영상 광고 등 PC와 모바일 버전에 맞춰 변형한 광고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네이버의 경우는 다음보다는 노출되는 광고 수가 적은 편인데, 메인스폰서의 반응형 광고를 비롯해 기사 우측 배너 광고, 동영상 광고 등이 주요 광고 목록이다. 특히 모바일의 경우는 페이지 중간 배치된 풀(full)·스킨형 광고와 동영상 광고 두 가지로 많지 않은 편이다. 이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아직 모바일에서는 광고를 최소화하는 방침으로 가고 있다는 게 네이버 관계자의 설명이다.

네이버와 다음 양사는 이번 월드컵 페이지에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등을 제공하면서 영상 시작 전 동일한 방식의 동영상 광고를 붙였다. 5초 간 재생 후 이용자가 광고를 더 이상 보길 원치 않을 때 이를 넘기는 스킵(skip) 기능이 포함된 광고다. 유튜브가 지난 2011년 도입한 ‘트루뷰(true view)’와 동일한 시스템인데, 이용자들은 원치 않는 광고를 오랫동안 볼 필요가 없고, 광고주들은 이용자가 광고를 끝까지 본 건에 대해서만 광고비용을 지불하면 되기에 좋은 호응을 얻었다.

이용자들과 양방향성 교류를 위한 이벤트들도 마련됐다. 다음은 브라질월드컵 페이지에 ‘승부의 신’이라는 경기 결과 예측 게임을 진행했다. 그밖에 네티즌과 7명의 축구 전문기자들의 질문을 모아 차범근 SBS 해설위원에게 전달하면 차 위원이 그에 대한 답변을 직접 달아주는 코너 등도 운영됐었다.

월드컵 마케팅도 소셜로 통한다

기업들 역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양방향 마케팅에 나섰다. 국내기업 가운데 유일한 월드컵 공식스폰서인 현대자동차는 ‘전국민의 응원 메시지를 브라질로 보내자!’ 캠페인을 진행했다. 현대차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에서 글, 사진,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응원 메시지를 올리면, 대표팀의 브라질 현지 베이스캠프와 숙소에 설치된 4개의 대형TV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응원 메시지가 전송되는 이벤트였다.

SK브로드밴드는 서울 강남·홍대 등에서 대표팀에 응원 메시지를 남기는 ‘비 더 원(B The One)’ 프로모션을 한국 대표팀 조별리그가 끝나는 6월 27일까지 진행했다. 참가자들 영상과 현장 스케치는 UHD 뮤직 비디오로 제작돼 예선전 일정마다 B tv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또 다른 공식 스폰서 코카-콜라는 ‘모두의 월드컵, co­ca-cola로 더 짜릿하게’라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6월 18일 한국과 러시아 경기에 맞춰 이색 소셜 응원전을 펼쳤다. 가상의 응원부스(Coca-cola #Worldscup zone)에서 진행한 이 이벤트는 거리 응원전에 참여하고 싶지만 시간이나 장소 때문에 참여하지 못한 트위터와 페이스북 팬들을 대상으로, 러시아와 한국 팬들이 함께 모여 각자의 팀을 응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주한 러시아인 세르디와 그의 한국인 친구인 민한을 초대, 이들이 각자의 나라를 응원하는 모습이 재미를 선사했다.

한국 코카-콜라 트위터(@Cokecaster)에서는 경기 시각인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6초의 짧은 영상(Vine)을 통해 경기 주요 상황 때마다 펼쳐지는 월드컵존(World Cup Zone)의 모습을 내보내기도 했다. 특히 양국가가 한 골씩 주고받을 때와 찬스와 위기가 교차 될 때 마다 각 국가 팬들의 극과 극의 반응은 트위터 유저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편 SNS로 후끈 달아오르는 월드컵 분위기와는 별도로, 지난 2월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4 브라질 월드컵 기간 중 선수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을 통제하는 결정을 내려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전 지역은 아닌 경기장 및 공식 기자회견장, FIFA가 지정한 별도의 공식 장소 내 SNS 사용을 금지시킨 것.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 용품 사진 등이 SNS로 공개되면 엠부시 마케팅(매복 마케팅·공식 후원업체가 아니면서도 문구 등을 통해 관련 있는 업체라는 인상을 줘 시선을 끌어 모으는 전략)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에 이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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