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달구는 우버 논란
전세계 달구는 우버 논란
  • 최연진 한국일보 산업부 기자 (admin@the-pr.co.kr)
  • 승인 2014.07.31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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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이슈] 택시업체와의 마찰에도 서비스 확산

[더피알=최연진] 최근 전세계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터넷 서비스가 바로 스마트폰 차량 호출서비스인 ‘우버(Uber)’다. 6월에 런던 파리 밀라노 마드리드 워싱턴DC 등 전세계 주요 도시의 택시업체와 기사들이 우버 때문에 일제히 파업을 하고 시위를 벌였다.

우버 서비스는 2008년 프랑스 파리의 정보기술(IT) 관련 행사에 참석했던 현 우버 최고경영자(CEO)인 트레비스 칼라닉과 가렛 캠프가 택시를 잡기 위해 장시간 기다리다가 ‘버튼만 한 번 누르면 택시가 왔으면 좋겠다’는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에 착안했다. 이후 그들은 2009년 우버테크놀로지를 창업하고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선을 보였다.

▲ 우버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면 개인택시처럼 이용할 수 있다. 24시간 호출이 가능하며 카드 후불로 이뤄져 승차시 바로 돈을 낼 필요도 없다. (사진출처: 우버 인터넷 홈페이지(www.uber.com))

서비스 형태는 콜택시와 유사하다. 스마트폰에 우버 응용소프트웨어(앱)를 설치한 뒤 회원 가입을 하고, 차량 호출 버튼을 누르면 현재 위치로 가장 가까운 차량이 온다. 사전에 입력한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하면 스마트폰에 거리에 따른 요금이 표시된다. 요금은 기본 5000원이며 시속 18km 이하로 서행할 경우 분당 300원, 시속 18㎞ 이상 달리게 되면 km당 1500원이 부과된다. 택시와 달리 기본료로 갈 수 있는 거리는 따로 없고 무조건 달리면 과금 된다.

그만큼 요금은 비싼 편이다. 당연히 일반 택시보다 비싸고 경우에 따라서는 모범택시보다 요금이 더 나올 수 있다. 하지만 택시 요금이 비싼 일본에서는 오히려 우버 요금이 더 싼 편이어서 이용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현금 없어도 24시간 호출 가능

우버의 편리한 점은 24시간 호출이 가능하며 바로 돈을 낼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회원 가입할 때 등록한 신용카드를 통해 자동결제가 이뤄진다. 따라서 당장 수중에 현금이 없어도 이용할 수 있다.

차량은 우버가 직접 소유한 것이 아니라 주로 렌터카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렌터카 업체에서 기사와 함께 소형차부터 고급 리무진까지 다양하게 제공한다. 그래서 우버는 수요자와 공급자를 이어주는 플랫폼 서비스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직접 택시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니란 주장이다. 대신 우버는 운임의 2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

서비스는 좋은 편이다. 기사가 차 문을 열어주고, 짐도 실어주며 차내에 물과 사탕 등도 비치해 놓는다. 차 안에는 스마트 기기 충전장치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벤츠, BMW, 에쿠스 등 고급 차량들을 이용해 택시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우버블랙이라는 별도 서비스를 통해서 고급 차량을 제공하는데 한국에서는 우버블랙을 기본 제공한다”며 “택시업체들과 차별화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을 내세워 우버는 런던 파리 도쿄 시드니 타이페이 두바이 요하네스버그 등 전세계 38개국 140개 도시에 진출했다. 국내에도 지난해 8월 진출해 서울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버는 사람만 실어 나르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서비스 영역을 넓혀 각종 물품 배달도 시작했다. 미국 뉴욕에서는 에어컨 배달을 시작했으며, 심지어 고양이 등 애완동물도 실어 나른다. 최근에는 전세계 진출 도시에서 아이스크림 서비스를 시작했다.

▲ 우버는 이용자의 ‘개인기사’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사진출처: 우버 인터넷 홈페이지(www.uber.com) 메인 화면)

서울에서도 이용할 수 있는 아이스크림 배달 서비스는 오후 1~6시 사이에 요청을 하면 특수 포장된 아이스크림을 배달해 준다. 가격은 수제 아이스크림 바르도, 수제 가방 블루리프의 에코백과 우버 기념품을 포함해 3만원이다.

이렇다 보니 우버는 진출하는 곳마다 현지 택시업체, 정부와 마찰을 빚는다. 가장 크게 충돌을 빚는 것은 당연히 손님을 빼앗기는 택시업체들이다. 택시업체들은 우버를 면허 없이 불법영업하는 사이비 택시로 몰아붙이고 있다.

사이비택시 vs. 교통네트워크기업

세계 각국 정부는 그만큼 고민이 깊다. 새로 등장한 우버 서비스를 어떻게 봐야할 지 난감하기 때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처음에 우버에게 영업 중지 명령을 내렸다가 지난해 교통네트워크기업이라는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 합법화했다. 워싱턴 DC도 우버와 택시업체를 구분해 우버의 경우 고급차량만으로 영업을 하도록 했다. 반면 브뤼셀은 우버를 불법 택시영업으로 규정하고 자국내 서비스를 금지시켰다.

국내에서도 우버 서비스는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우버를 검찰에 고발했다. 우버가 자격증과 허가 없이 사실상 택시 영업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급기야 지난달 21일엔 우버 앱 자체를 차단하겠다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버 서비스는 날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유럽 각지에서 택시 기사들이 벌인 시위는 오히려 우버 이용자들을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달 택시 파업 당일의 우버 예약 건수는 850% 증가했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한 번 이용한 사람들은 친절하고 편안하며 믿을 수 있는 서비스 때문에 다시 찾는다”며 “기사들은 월급의 20~40%에 해당하는 추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우버코리아가 서울 지역과 인천국제공항에 국한해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전국으로 확대될 경우 택시 등 운송업체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 우버코리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저녁 8시부터 새벽 1시 사이에 이용자들이 몰린다. 24시간 호출이 가능하고 심야 시간에 할증이 따로 없기 때문.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여성, 학원을 마치고 돌아오는 자녀들을 위해 이용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어찌 보면 우버는 전국 서비스를 시작한 셈이기도 하다. 출발지는 서울로 국한하지만 목적지는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차량이 갈 수 있는 곳이면 전국 어디든 마다 하지 않고 달려간다. 바로 이 점이 우버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충돌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우버코리아 관계자는 “출발지는 서울에 국한하지만 목적지는 전국 어디든 다 갈 수 있다”며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이용률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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