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활용, ‘솔루션-사람-프로세스’가 관건
디지털 마케팅 활용, ‘솔루션-사람-프로세스’가 관건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4.10.10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마케팅 클라우드 info] 어도비·오라클·IBM 삼파전

[더피알=안선혜 기자] 미국 종합 홈쇼핑 사이트인 QVC는 직원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연관 상품을 고객들에게 추천해왔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늦어진 타이밍에 추천 상품에 대한 고객 반응은 낮았다. 그래서 이 회사는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도입했고, 고객 분석을 토대로 연관 상품 추천 서비스를 자동화시켰다.

12개월 후 1만5000개 상품이 고객 타깃에 맞게 추천됐고, 추천 상품 구매 클릭은 이전 대비 800% 이상 증가했다. 추천 상품 구매율은 무려 900%이상으로 뛰어 올랐다. 일일이 직접 추천 상품을 연결하지 않아도 되면서 현업 마케터들은 분석과 사이트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프랑스 화장품 회사 록시땅(L'occitane)도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을 도입해 고객들의 메일확인율, 유니크클릭율(unique click rates), 전환율(conversion rates), 수익 등을 높일 수 있었다. 고객 행동을 분석해 고객군을 나누고 그에 따라 마케팅 이메일의 내용을 다르게 보내 개인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유효했다. 이 모든 과정 역시 마케터가 그때그때 마다 일일이 실행하는 것이 아닌 초기 설정 한 번으로 자동화시킨 결과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디지털 마케팅 관련 프로세스를 다양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마케팅 클라우드. 최근 이 디지털 마케팅 시장을 놓고 굴지의 IT기업들이 격전을 벌이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으로 통하는 마케팅 클라우드는 별도의 비싼 장비를 들여놓을 필요 없이 클라우드 상에서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고 마케터의 일을 자동화시켜준다는 면에서 강점을 어필하고 있다. 웹, 이메일을 비롯해 소셜네트워크, 모바일 등을 망라해 데이터를 분석, 적절한 마케팅 솔루션을 찾도록 도와주는 길잡이 역할을 한다.

대세는 고객경험과 온·오프라인 망라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시스템즈(이하 어도비)에서 지난 2009년 ‘옴니추어’ 인수를 시작으로 선제공격을 감행한 가운데, 오라클과 IBM도 지난해를 기점으로 맹추격에 나섰다. 이들 모두 관련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하면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어도비는 자사가 가장 포괄적인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을 내세워 커뮤니케이션에 나서고 있다. 옴니추어 인수를 시작으로 2012년 페이스북용 광고 소프트웨어 업체인 ‘에피션트 프론티어’와 비디오 광고 솔루션 업체 ‘오디튜드’를 인수하고, 이어 2013년엔 온·오프라인 캠페인 관리 업체 ‘네오레인’ 등을 인수합병하면서 온라인을 비롯해 오프라인까지 망라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

최근에는 공격적인 파트너십에도 나서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 에이전시인 ‘아지앙스코리아’와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세계 최대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업체인 ‘SAP’와 디지털 마케팅 확산을 위해서도 손을 잡았다. 그밖에 ‘사피엔트니트로’ 등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어도비가 국내에 확보한 클라이언트는 KT, 삼성카드 등으로 통신, 유통, 금융 부문을 공략중이다.

한국오라클은 지난해 11월 ‘엘로콰’와 소셜관계관리(SRM)를 통합해 디지털마케팅 솔루션인 ‘오라클 마케팅 클라우드’를 발표하며 비즈니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단일 플랫폼에서 모든 디지털 상호작용을 관리해 쉽고도 효과적인 ‘모던 마케팅(Modern Marketing)’을 구현한다는 계획.

오라클 역시 지난 2012년부터 ‘비트루’, ‘콜렉티브 인텔렉트’, ‘인볼버’, ‘셀렉트마인즈’, ‘컴펜디움’ 등 다양한 기업을 인수하며 디지털 마케팅 시장 공략을 준비해왔다. 그밖에도 타깃 마케팅 플랫폼인 ‘블루카이’, 마케팅 자동화 솔루션 ‘레스폰시스’ 등이 오라클의 우산 아래로 들어왔다.

오라클은 자사 마케팅 클라우드 플랫폼을 고객경험(CX)에 방점을 맞췄다. 이는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이 자리에서 변종환 애플리케이션 사업 담당 부사장은 “앞으로 한국 기업들이 가야 할 방향은 ‘마켓 드리븐 컴퍼니(market-driven com­pany·새롭게 시장을 창출하는 회사)’다. 여기에서 핵심이 고객경험(CX)이 될 것이고 그 중 가장 뜨겁게 달아오를 분야가 소셜관계관리(SRM)”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 오라클 마케팅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해외법인 등이다.

한국IBM은 국내에서 어도비나 오라클보다 다소 시작은 늦었지만, 최근 제법 공세를 강화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디지털마케팅 솔루션 수요를 긍정적으로 보고 영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 IBM은 빅데이터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강점으로, 온·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고객의 관심을 파악하고 필요를 채워주는 옴니채널(omni-channel) 마케팅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IBM 역시 지난 몇 년간 고객 경험 관리 및 분석 업체 ‘티리프’, 캠페인 최적화 솔루션 ‘유니카’, 온라인 행동분석 솔루션 ‘코어메트릭스’, 모바일 앱 푸시 마케팅 솔루션 ‘엑스티파이’ 등을 연달아 인수하며 통합 마케팅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왔다. 지난 4월엔 실버팝을 인수하며 개인 맞춤형 마케팅 솔루션 제공에 박차를 가하기도.

한국IBM관계자는 “IBM은 웹 사이트 최적화만을 위한 분석이 아니라, 마케팅 최적화 관점으로 솔루션 비전을 제시한다”며 “가장 적정한 시기에 적합한 콘텐츠를 사용해 마케팅 담당자들이 모든 고객들과 개별적으로 지속적인 대화를 이뤄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IBM은 앞서 언급한 미국 종합홈쇼핑사이트인 QVC를 비롯해 록시땅 등이 대표적 고객사다.


디지털 마케팅, 제대로 하려면?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다양한 청사진이 제시되고 있지만, 소셜네트워크 발 열풍이 불어온 지 4년여가 되는 지금, 디지털 마케팅 효과에 대한 담당자들의 의구심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어도비가 발표한 ‘2013 아태지역 디지털 마케팅 성과 측정결과(APAC Digital Marketing Performance Dashboard 2013)’에 따르면, 국내 마케팅 담당자 중 디지털 마케팅이 기업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81%이지만,  2012년과 비교했을 때에는 10% 포인트가 하락한 수준이다. 또한, 디지털 마케팅 효과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2012년(4%)보다 증가한 19%에 달했다.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IDG코리아가 발간한 최근 보고서에서는 이같은 신뢰도 하락의 원인을 ‘솔루션, 사람, 프로세스’ 문제의 악순환으로 지목한다. 디지털 마케팅 활동을 통합적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이 부족한 데다 분석 툴이 있다 할지라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통찰을 이끌어낼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 게다가 내부 프로세스에서도 마케팅 부서와 IT부서 간 협업이 필수적이지만 역할 및 책임, 예산 관련 이슈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디지털 마케팅을 통한 비용 절감과 비즈니스 성과 향상에 대한 사례 구축에 어려움이 있고, 이는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투자에 제동을 걸고, 다시 분석 역량 부족, 비즈니스 영향력 입증 불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다는 분석이다. 

예산은 매년 두자릿수 ↑

디지털 마케팅 신뢰도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일지라도 시대의 흐름은 분명 디지털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미국에서 5억달러이상 기업 관계자285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디지털 마케팅 예산은 10%까지 늘어날 거란 전망이다. 지난해 역시 디지털 마케팅 예산은 두자릿수 증가를 보였다. 전체 매출에서 디지털 마케팅 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2012년과 비교하면 20% 가량 증가했다. 기업 마케팅 예산에서 디지털 마케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어도비측 역시 최근 발행한 ‘어도비 디지털 인덱스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벤치마크 아태지역 보고서(The Adobe Digital Index: Best of the Best Bench-mar­ket for Asia Pacific)’에서 디지털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기업일수록 경쟁 기업보다 성과가 높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웹사이트 방문수 대비 구매비율인 전환율만 보더라도, 온라인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각국 웹사이트 중 상위 20%에 해당되는 웹사이트의 구매 전환율이 평균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았다. 결국 디지털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이끌어갈 솔루션의 역할이 중요해진 셈이다.

최근엔 모바일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분야에서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 어도비, 오라클, IBM 등에서 모두 통합 모바일마케팅 솔루션을 도입하는 한편, 여타 업체에서도 다양해지는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수단에 발맞춰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들어내려 고군분투 중이다.

그 대표적 예가 ‘세일즈포스닷컴’이다. 클라우드 기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회사인 세일즈포스닷컴은 지난 6월 자사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에 국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본격 투입하기로 했다.

자사 이그젝트타깃 마케팅 클라우드를 쓰는 마케터들이 라인을 통해 고객들에게 타깃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물론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한 것. 베타 테스트를 거쳐 일본에 제일 먼저 제공, 순차적으로 세계 각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세일즈포스닷컴은 라인을 시작으로 왓츠앱, 스냅챗, 페이스북 메신저 등 다른 모바일 메신저도 자사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으로 끌어들인다는 계획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