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의 커밍아웃, 왜 하필 ‘비즈니스위크’였을까
팀 쿡의 커밍아웃, 왜 하필 ‘비즈니스위크’였을까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4.11.0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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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대단히 전략적 선택…전 세계 기업에 강력한 메시지 전해”

[더피알=강미혜 기자]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의 커밍아웃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를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혀 전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세계 500대 기업 중 최고경영자가 동성애자라고 공개한 일은 이번이 처음.

팀 쿡은 <비즈니스위크>에 낸 기고문에서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내가 동성애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커밍아웃을 했다.

또한 “동성애자로 살면서 소수자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공감을 더 잘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며 “동성애자라는 점이 때때로 힘들고 불편했지만 나 자신으로 살고 역경과 편견을 넘어설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강조했다.

▲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를 통해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사진은 팀 쿡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진행된 이벤트에서 아이패드 에어2를 공개하고 있는 모습. ⓒap/뉴시스

팀 쿡의 갑작스러운 커밍아웃도 놀라웠지만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그의 커밍아웃 방식이다. 미국의 수많은 매체 중에서 비즈니스 계열의 매거진을 택한 점, 인터뷰가 아닌 기고로 자신의 심경을 이야기한 점 등이 그렇다.

이와 관련, 미국의 PR전문지 <PR위크>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대단히 전략적이었다”는 흥미로운 분석을 최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비즈니스위크를 통한 팀 쿡의 커밍아웃은 전 세계 성소수자들의 권익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애플이란 거대 회사의 CEO로서 미국시장을 비롯한 전 세계 기업에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되고 있다.

미국의 PR회사 피프틴 미니츠(Fifteen Minutes)의 설립자 겸 회장인 하워드 브래그먼(Howard Bragman)은 “팀 쿡이 (커밍아웃을 통해) 비즈니스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래그먼 회장은 “팀 쿡은 자신이 세계에서 비즈니스 자산이 가장 큰 회사의 CEO란 사실을 이해하는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며 “커밍아웃 매체로 비즈니스위크를 택한 것은 (해당 매체와의) 관계를 기반으로 한 것일 수 있지만, 더 중요한 건 그것이 비즈니스 출판물이라는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애플은 게이의 권리를 인정하는 곳 외에도 전 세계 많은 국가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한다”며 “그래서 팀 쿡의 커밍아웃은 국제적으로 큰 거래다. 그가 (동성애를 금지하는) 중동이나 러시아 회사를 가는 때엔 동성애 이슈의 대화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PR·마케팅 회사인 MWW의 스티븐 마시야스(Stephen Macias) 부사장은 “동성애자라는 팀 쿡의 인정은 전 세계 성소수자(LGBT)들을 위한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보면서 “글로벌 메가 브랜드 CEO로서, 성공적인 비즈니스 리더가 되는 것과 성적 성향은 상호배타적이지 않다는 현실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비즈니스위크를 통한 커밍아웃이 “직장 내 다양성과 포용성이 중시돼야 하는 기업에 대해 (성수자와 관련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의 PR회사 스파크피알(Sparkpr)에서 성소수자 프랙티스그룹을 맡고 있는 제프 구(Jeff Koo) 디렉터는 “팀 쿡은 유명인사(celebrity)가 아닌 재계 멤버로서 대중을 향한 업적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커밍아웃 수단에 대해선 “아마도 그 스스로 비즈니스위크를 정말 꾸준히 읽는 독자였을 것”이라 바라봤다.

그러면서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미국의 일반적인 비즈니스 세계에선 (동성애와 관련돼) 매우 비밀스러운 환경이 조성돼 있다”며 “팀 쿡의 커밍아웃은 미국의 기업과 사회 전반에 걸쳐 중요한 순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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