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논란’ 위메프, 대응조치 빨랐지만 커뮤니케이션 핀트는 어긋나
‘갑질논란’ 위메프, 대응조치 빨랐지만 커뮤니케이션 핀트는 어긋나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1.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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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전원불합격→전원합격…전문가 “피해자 케어 결여돼”

[더피알=강미혜 기자] 소셜커머스업체 위메프가 구직자를 상대로 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입사지원자 11명에게 수습기간 동안 강도 높은 업무를 시키고도 정직원에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을 계기로 갑의 횡포가 재조명되고 있는 시점에서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에 위메프는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공식사과와 함께 ‘전원 합격’으로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군색한 대응’이라는 비판은 여전하다.

▲ 위메프 기업 블로그 메인 화면.

7일 <아시아투데이>의 단독보도에 따르면 위메프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11명의 지역영업자를 채용해 2주간 수습 기간을 진행했다. 수습과정 후 일부만 정식 채용할 수 있다는 통보를 한 상태였다.

이들 수습사원은 서울 각 지역에서 음식점과 미용실 등을 돌며 위메프 딜(deal)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정직원과 거의 같은 일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단 한 명도 정직원이 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위메프 측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원자들 중에서 우리 기준을 충족시킨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고 전원 불합격 이유를 밝혔지만,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전원 합격 조치했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8일 공식 자료를 통해 “위메프 지역 마케팅 컨설턴트 MC 3차 현장테스트 참가자 11명 전원을 ‘최종 합격’으로 정정했다”고 밝혔다.

▲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박은상 위메프 대표(사진)은 8일 공식 자료를 통해 사과했다. ⓒ뉴시스

박 대표는 “가장 자부심 넘치는 진정한 지역 마케팅 컨설턴트 그룹을 만들고자 심혈을 기울여 어렵고 힘든 3차 최종 현장 테스트를 치렀고 그 통과 기준을 최고수준으로 정했다”면서 “참으로 안타깝게도 모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성과를 내주셨지만 결국 1분도 최종 합격자를 선발시키지 못했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또한 “채용에 대한 기회비용을 아껴드리고자 2주만의 과정으로 최종 판단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저희의 서툰 설명과정이 본의 아닌 오해를 만들었고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드렸다”며 소통이 미숙했다는 점을 사과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완벽하게 준비된 인력을 찾는 방식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잠재력을 갖춘 인력을 찾아 저희가 직접 교육하는 방향으로 신입사원 선발제도를 변경하겠다”며 “아울러 내부 및 외부 소통을 더욱 강화함으로써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핵심 이해관계자에 대한 사과·공감의 말 없어


비교적 발 빠르게 잘못에 대한 사과와 대책, 재발방지 등을 약속한 것. 하지만 위메프의 이같은 위기관리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박하다.

정용민 스트래티지샐러드 대표는 “대표의 공식입장 번복에도 현재 이슈의 핵심 이해관계자인 11명의 수습사원에 대한 케어(care)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핵심에 있는 피해자나 불만자를 먼저 케어하는 것이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인데, 그들에 대한 사과나 공감의 말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 대표는 논란 이후 배포한 공식입장 문구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힘든 3차 최종 현장 테스트를 치렀고 그 통과 기준을 최고수준으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참으로 안타깝게도 모두 최선을 다해 열심히 성과를 내주셨지만 결국 1분도 최종 합격자를 선발시키지 못했습니다’는 표현, ‘완벽하게 준비된 인력을 찾는 방식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잠재력을 갖춘 인력을 찾아 저희가 직접 교육하는 방향으로 신입사원 선발제도를 변경하겠습니다’는 표현 등이 그것.

정 대표는 “고생했던 ‘현장 테스트 참가자’에 대한 케어보다는 폄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이런 메시지를 통해 11명 중 과연 몇 명이나 다시 충성도와 자긍심을 바탕으로 위메프에 재취업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는 위메프의 이번 논란을 투명성의 문제로 진단하고 사측 대응의 부적절함을 지적했다.

강 대표는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위메프의 채용과정에서 투명성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전원 합격이 해결방안, 개선 방안이 아니라 위메프의 채용 정책과 방식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분명하게 이야기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메프 측이 테스트 참가자들의 자질을 언급하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해명을 내놓았다면서 “여론에 떠밀려 (전원합격으로) 새롭게 결정하게 된 듯한 모양새로 비춰진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위메프 측은 “11명의 테스트 참가자들이 능력이 못미쳤다기 보다 (신입사원을 뽑는) 우리의 기준이 너무 높았다”는 말로 잘못을 인정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지역사업부 특성상 업무강도가 심해 퇴사가 잦다. 그러다 보니 입사 기준을 높이 세웠던 것인데 욕심이 너무 과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전원합격 조치 이후 11명의 테스트 참가자들 전원 입사하는 것이냐는 물음엔 “이미 수락한 분들이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면서 “몇 분과는 아직 연락이 닿지 않아 현재로선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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