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독자 20만명이면 한국 들었다 놨다 할 수도
충성독자 20만명이면 한국 들었다 놨다 할 수도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1.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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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좌담] 2015 언론계 혁신 로드맵 ②
북미나 유럽에선 2013년부터 디지털 환경 자체에 대해 적응하기 위한 언론계의 새로운 시도들이 있어왔다. (자료사진)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뉴욕타임스 메인 화면.
북미나 유럽에선 2013년부터 디지털 환경 자체에 대해 적응하기 위한 언론계의 새로운 시도들이 있어왔다. (자료사진)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뉴욕타임스 메인 화면.

[더피알=강미혜 기자] 뉴욕타임스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짚은 <혁신보고서>는 디지털 시대를 맞은 한국 언론계에도 적잖은 파동을 일으켰다. 혁신 없이는 생존도 없다는 냉정한 명제가 저널리즘 시장을 관통하는 중이다. 디지털 전환기를 맞은 한국 언론계의 기회와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답을 찾기 위해 저널리즘 혁신가 3인이 의기투합했다. <혁신저널리즘>이란 책을 최근 펴낸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박사, 이성규 블로터미디어 기자,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그린 한국 언론계의 혁신 로드맵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① 혁신저널리즘, ‘정치논리’ 빼고 ‘시장논리’ 따라야
② 충성독자 20만명이면 한국 들었다 놨다 할 수도
③ 모바일 퍼스트에서 이용자 퍼스트로

팬덤을 만족시키듯 독자관계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하셨는데요. 한국 언론이 충성도 높은 독자와의 관계를 강화하려면 어느 정도 선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까요? 독자 폭을 확 좁혀야 하나요?

강정수 박사(이하 강)  그렇습니다. 현재 한국 언론의 독자 규모는 너무 크다고 생각해요. <조선일보> 발행부수가 100만이 넘는데 <뉴욕타임스>나 <가디언> 보다 더 많은 수치에요. <가디언>의 경우 30만부 정도에 불과합니다.

디지털 저널리즘에선 얼마나 많은 독자가 있느냐 보다 얼마의 충성 독자가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해요. 저는 20만~30만명의 충성 독자만 있어도 한국을 들었다 놨다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과거엔 20만명의 충성 독자는 20만명으로 끝났지만 지금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블로그, 또는 네이버에서 증폭시켜나가는 힘이 있거든요. 그런 20만명의 충성 독자들은 경품 주면서 마케팅으로 끌어 모은 80만명의 사람들보다 훨씬 영향력이 큽니다.

양질의 독자 영향력은 광고주들도 평가해요. 충성 독자 20만명이 무엇을 좋아하고 뭘 하는지를 데이터로 분석, 입증할 수 있다면 훨씬 광고효과가 좋을 겁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더선>은 300만부를 찍고 <가디언>은 30만부만 발행하는데 가디언의 광고단가가 더 높습니다. 기업광고주들이 원하는 타깃은 더선의 독자가 아니라 가디언의 독자들이니까요. 다시 말해 비뇨기과와 같은 질 낮은 광고는 가디언의 시장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그런데 한국 언론을 보면 유력지들이 너도 나도 스포츠지의 자극적 기사를 끌어와 트래픽을 끌어올리고 있어요. 질이 낮은 광고를 부르는 콘텐츠를 모으고 있는 셈입니다. 그렇게 해서 돈(=배너광고) 벌 바에야 그거(=트래픽용 기사) 포기하고 충성 독자 20만~30만명에게 사랑받는 매체가 돼서 광고 단가를 높이는 게 훨씬 효과적이에요. 언론사 임원진들의 사고전환이 있어야 합니다.

최진순 기자(이하 최)  십수년간 해외매체가 많은 혁신을 시도했는데 그중 하나가 독자관계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특히 자기 플랫폼에 참여하는 독자들을 정의하는 작업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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