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착한=디지털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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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일 (jun0689@naver.com)
  • 승인 2015.02.0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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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일의 컨버전스토리] 디바이스와 함께 진화하는 차별없는 세상

[더피알=신현일] TV 곳곳에서 아직 <미생> 열풍이 뜨겁다. 정규직과 계약직의 차별, 남녀의 차별, 학벌에 대한 차별…. 어찌 보면 미생은 ‘차별’ 안에서 사는 우리네 단면을 신랄하게 보여주며 공감을 얻지 않았나 싶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기술도 인간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정의를 내려 볼 수 있다. 2008년에 시행된 ‘장애인차별금지법’도 같은 맥락의 법령이다.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 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하는 데 이 법의 목적이 있다.

최근엔 장애인차별금지법의 취지를 이어받아 정보통신기술과 서비스를 이용함에 있어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하는 IT기업들의 서비스도 늘어났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등장과 애플리케이션의 진화를 통해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이 나오길 기대하는 마음에서 이 글을 적어본다.

널리, 널리 세상을 평등하게

‘널리(NULI)’라는 브랜드를 접하면서 네이밍이 네이버스럽다는 것과 함께 서비스와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다. 널리 서비스는 ‘모두가 함께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기술, 진정 바라는 미래의 기술이 바로 널리(NULI)에 있다’라고 표명하고 있다.

▲ 네이버의 널리(nuli) 서비스는 장애인을 위한 웹 콘텐츠 제작가이드를 개발자들이 쉽게 이해, 적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사진은 네이버 널리 소개 페이지 캡처.

저시력과 전맹, 시력장애, 손운동장애, 중증운동장애자들을 위한 웹접근성 체험은 장애인이 몸으로 체감하는 도움은 아니겠지만, 궁극적으로 장애인을 위한 웹 콘텐츠 제작가이드를 개발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외에도 개발자를 위한 개발도구 모음과 네이버 뮤직과 검색 앱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해 포괄적으로도 ‘널리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네이버의 사회공헌활동에 IT기술을 접목해 장애인의 디지털라이프를 개선해주는 범용 서비스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네이버의 널리는 아직 서비스 양이나 내용면에서 베타버전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아직 확장할 수 있는 나눔이 많다는 얘기다. 장애인의 디지털라이프에 대한 고찰을 네이버가 ‘널리’에서 널리 널리 펼쳤으면 한다.

깔창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90년대를 호령하던 개그맨으로 구성된 댄스그룹 ‘틴틴파이브’의 멤버 이동우씨는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시각장애인이 된 사연이 소개되며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가 모 프로그램에 나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지팡이를 짚고 명동을 가면 사람들은 비켜주지 않는다”라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인도의 스타트업인 ‘두세레 테크놀로지(Ducere Technologies)’사는 스마트폰과 블루투스로 연동되는 스마트 슈즈인 ‘리챌(Lechal)’을 시장에 출시했다. 우리가 흔히 깔창이라고 이야기하는 인솔(insole)에는 GPS센서, 진동센서와 회로판 등 보행자의 동선과 현 위치 등을 알려주는 시스템이 장착돼 있고,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돼 길안내를 해준다.

리챌은 신발의 진동을 이용해 시각장애인에게 직진해야 하는지, 오른쪽으로 돌아야 하는지, 몇도 정도 방향을 틀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신발을 바닥에 두 번 치면 미리 입력된 집주소와 현재 위치를 비교해 최단거리를 제시해주기도 한다. 또한 뒤꿈치를 5초 동안 들고 있으면 평소 즐겨찾기 경로를 불러올 수 있으며, 사용자가 넘어지는 것도 감지해 자동으로 비상 전화번호로 통화가 연결된다.

▲ 리챌(lechel)은 모바일 앱과 블루투스, 진동센서를 이용해 보행자에게 길 안내를 한다.(사진출처: 리챌 페이스북)

다만, 분명 서비스의 시작은 시각장애인용으로 시작됐으나 최근 해당 사이트와 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사업 방향성을 피트니스로 선회한 듯하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자체만으로도 실제 상용화가 돼 판매까지 가기 위해서는 수없이 많은 테스트가 필요할 것이다.

아직 시각장애인에 대한 임상실험이나 테스트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범용 제품으로 방향을 바꾼 건 조금 아쉬운 일이다. 사업성이나 내부 이슈 등이 있겠지만, 제품을 계속 발전시켜나가는 단계에서 시각장애인용이 별도 판매되길 기대해본다.

사라지는 장애인 위한 스마트기기들

최근 국립중앙도서관도 시각·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영상자료관’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은 모바일 접근성을 준수해 손쉬운 조작, 음성안내, 정보표현, 수화해설 기능 등을 탑재해 장애인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장애인들은 이 앱을 활용해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청각장애인용 수화영상도서자료 1303점, 자막영상자료 662여점, 시각장애인용 화면해설영상자료 282점 등 총 2247점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앱은 국립장애인도서관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구글 마켓이나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된다. 공공기관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확대되어야 하고, 단발성이 아닌 장기적 로드맵 안에서 개발돼야 할 것이다.

최근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기술과 사례가 시장에 쏟아지면서 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기기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인 장애인들의 사용성을 크게 고려하지 않아 취지는 좋으나 결과물이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제품은 론칭했으나 베타버전 수준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장애인들을 위한 스마트기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이 전문적으로 육성되고 실질적인 지원을 받는다면 좀 더 따뜻한 디지털 세상에 한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지 않을까.


신현일

트라이앵글와이드 전략기획본부 이사

브랜드컨설턴트를 거쳐 3년 전 험난한 IT업계에 발을 내딛어 전략기획을 맡고 있으며 브랜딩과 디지털업계를 이어줄 다리 역할을 하기 위해 열심히 서바이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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