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앤파커스, 평판관리 하려다 되레 긁어 부스럼
쌤앤파커스, 평판관리 하려다 되레 긁어 부스럼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2.0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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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삭제 요청했다가 철회…인위적 콘텐츠 통제 주의해야

[더피알=안선혜 기자] 지난해 사내 성추행 사건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출판사 쌤앤파커스가 온라인평판관리 업체를 통해 관련 기사를 삭제하려다 다시금 논란에 휩싸였다.

<미디어오늘> 보도에 따르면, 쌤앤파커스는 최근 온라인 평판관리업체 산타크루즈캐스팅컴퍼니(이하 산타크루즈)를 통해 복수 언론사에 메일을 보냈다.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이모 전 상무의 무혐의 사실을 언급하면서 기사 삭제를 요청한 것. 하지만 논란이 일자 지난 6일 이를 철회했다.

▲ 쌤앤파커스 홈페이지.

산타크루즈 측이 보낸 메일에는 ‘당시의 기사제목, 기사 내용만 보고 상무이사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 단정적으로 유죄로 판단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이 보도로 이 전 상무와 회사 측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서울서부지검은 “이 상무가 옷을 벗으라는 요구를 하고 키스를 한 점 등은 인정되나 A(피해 여직원)씨의 저항이 없었다”면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고, 출판사는 9월 이 전 상무를 복직시켰다.

당시 언론들이 해당 처분에 대한 비판 여론을 전하며, 가해자인 상무를 슬그머니 복직시킨 회사 측의 처사를 꼬집으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퍼졌었다.

이에 박시형 전 쌤앤파커스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등돌린 여론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고, 이후 피해자가 낸 재정신청에서 가해자 편에 서서 진술서를 써주는 등 이중적 행태마저 보이면서 다시금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전 대표는 결국 지난해 11월 회사를 매각하면서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현재는 이성만 신임 대표이사가 쌤앤파커스를 맡고 있다.

여러 구설을 뒤로 하고 새로운 수장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평판관리 문제로 또다시 구설에 휩싸이게 된 셈이다.  회사로선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쌤앤파커스 측 관계자는 “(온라인 평판관리를 담당하는) 산타크루즈에서 해명할 것”이라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산타쿠르즈 측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산타쿠르즈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현재는 그쪽(쌤앤파커스) 업무가 모두 중단된 상태”라며 “업체명이 공개되는 바람에 우리가 진행하는 것들이 오픈돼 업무상 곤란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요청한 곳 중 3분의 1정도가 기사를 삭제한 상태고, (쌤앤파커스와는 별도로)이번에 난 2차 기사와 관련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추가적 분쟁이 예상된다.

이번 사안은 기업이 온라인 평판관리 시 유의할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부정적 이슈라고 해서 무작정 덮으려 시도하다간 되레 이슈를 더 키울 수 있다.   

온라인 위기관리 전문가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컨설턴트는 “부정적 글을 쓴 당사자나 콘텐츠 소유자(기자)와 원만한 커뮤니케이션 과정 없는 무조건적 삭제는 오히려 더 큰 반발을 살 수 있다”며 “팩트가 다르거나 명예훼손 소지가 있으면 모를까 콘텐츠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려는 시도가 평판관리라 불릴 수는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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