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할수록 선명해지는 DNA
확장할수록 선명해지는 D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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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2.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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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의 브랜딩 에세이] 성공적인 브랜드 확장을 위한 조언

[더피알=원충렬] 성공한 브랜드는 확장을 하곤 한다. 이미 시장에서 인지도 높고 충성도를 확보한 브랜드를 통한 확장이 시장 진입 시 마케팅 비용을 확실하게 절감시키기 때문이다.

동시에 확장한 브랜드는 실패를 하곤 한다. 이유를 한두 가지로 단언하긴 어렵다. 결과를 통해 원인을 유추해야 할 다양한 케이스들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 실패가 확장된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모(母)브랜드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마케터들은 브랜드 확장을 통한 마케팅 효율성을 추구하면서도 실제 확장에 앞서서는 주저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본래 브랜드가 가졌던 이미지가, 새로운 브랜드 확장으로 인해 쉽게 변화되면서 브랜드를 망치는 지름길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브랜드 확장을 위해 필요한 전략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관점에서 전략 수립이 가능하겠지만, 확장을 통해 브랜드의 본질이 보다 선명해지는 케이스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브랜드의 본질은 브랜드 에센스, 혹은 브랜드 콘셉트, 혹은 브랜드 핵심가치 여러 용어로 설명될 수 있지만, 스톤에서는 주로 브랜드DNA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브랜드DNA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브랜드DNA란?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브랜드의 본질
브랜드를 구성하는 공간, 서비스,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형질
브랜드의 어제와 내일을 잇는 자기복제와 확장의 기준

이 중 3번째에 해당하는 정의 ‘브랜드의 어제와 내일을 잇는 자기복제와 확장의 기준’을 보자. 실제 브랜드는 론칭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환경 변화를 겪고, 크고 작은 확장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고객에게다가가게 된다.

이러한 변화와 분화의 과정에서 어떤 브랜드는 변주(變奏)가 아닌 변질(變質)이 되기도 하지만, 자신만의DNA를 잃지 않고 오히려 그것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확장이나 변화의 상황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영역이 계속 중첩되면서 오히려 가진 색깔을 진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 카테고리를 뛰어넘는 확장의 연결고리에 브랜드의 본질이 있다. 사진은 에비앙 생수(오른쪽)와 미스트.
CEO의 퍼스널 아이덴티티가 기업 아이덴티티에 적극적으로 투영돼, 그야말로 무분별한 카테고리 확장에도 브랜드가 쉽사리 희석되지 않는 버진(Virgin)은 이미 유명한 사례이다.

나이키(Nike)가 골프웨어나 인접 영역으로 확장될 때에도 그들의 브랜드DNA는 소실되지 않고 오히려 강해진다. 특히 단순한 기계적 브랜드확장이 아니라, 브랜드의 본질에 근거한 확장의 좋은 케이스는 아마도 에비앙(Evian)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에비앙은 생수이다. 알프스 산맥에서 내려온 깨끗하고 건강한 물이라는 것이 그들이 지니는 본연의 핵심이다. 에비앙의 브랜드 확장은 뜬금없이 코스메틱 카테고리(미스트)로 이어졌다.

그렇다 하더라도 변하는 것은 없다. 깨끗하고 건강한 물이라는 핵심은 유지된다. 도리어 도드라지게 강화된다. 생수 시장에서 조금씩 변별력을 상실해갈 수 있는 요소가 타 시장으로 확장되면서 다시 주목을 얻는 것이다.

변하지 않는 One for one

작년에도 브랜드 확장을 통해 브랜드 철학을 보다 선명히 드러냈던 훌륭한 사례가 나왔다. 바로 고객이 한 켤레를 살 때마다 제3국 맨발의 아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One for one 캠페인’으로 유명한 신발 브랜드 탐스(TOMS)이다. 탐스는 신발브랜드다. 심지어 이름의 뜻도 ‘Tomorrow+Shoes’를 결합한 것이다.

그런데 탐스가 다른 카테고리로 브랜드 확장을 한다. 태생인 카테고리를 넘나듦에 일말의 주저 없이 말이다. 그 첫 번째는 안경이었다.

▲ 브랜드 본질에 기반해 겹칠수록 선명해지는 영역이 있다. 사진은 신발에서 안경, 커피로 브랜드를 확장하는 탐스(toms).

신발과 안경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 하지만 안경 하나를 구매하면 한 사람이 시력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원 포 원(One for one)’이 가동된다. 브랜드 철학은 그렇게 연결고리를 물어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탐스 커피가 나왔다. (탐앤탐스가 아님에 유념하자) 이번 원 포 원은 물이다. 커피 한 팩을 사면, 물 부족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일주일 간의 깨끗한 물을 기부하는 방식을 취한다.

결국 탐스는 하나의 브랜드 철학을 바탕으로 카테고리를 넘나들면서 확장을 하며, 더욱 또렷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낸다. 설령 나이키가 최고의 커피를 만들어 내더라도 그 시장에선 실패하거나 수용되지 못할가능성이 높다. 고객이 인식하고 동의하는 과정에서 브랜드가 이야기하는 바가 상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탐스의 확장은 그들이 말해온 일관된 핵심메시지의 유지를 통해 그저 신발 브랜드가 아닌 원 포 원 브랜드가 되도록 만든다.

▲ 같은 제품 카테고리에서도 브랜드 본질이 다르다면 확장의 방식과 영역도 달라진다. 사진은 플리커에 공유된 할리데이비슨 맥주.
혼다는 오토바이에서 로봇, 심지어 모터보트까지 다양한 제품에 같은 이름을 내걸면서 ‘가장 작지만 효율적인 엔진’이란 브랜드 본질을 하나로 관통시킨다.

같은 오토바이지만 할리데이비슨은 맥주와 담배, 디바이스와 다양한 공간으로 확장되면서도 자유라는 자신들의 컬쳐 코드를 잃지 않는다. 이렇듯 브랜드는 본질을 통해 확장한다면, 오히려 경험의 중첩을 통해 핵심이 선명해질 수 있다.

확장 전략을 세울 때 미시적으로는 두 확장의 교차점에 그 브랜드가 말하고 싶은 핵심이 있는지를 살펴보자.

그것이 교집합 안에 존재한다면 우선 그 브랜드 확장은 맞는 전략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거시적으로는 더 큰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그 교차점을 축으로 브랜드는 어디라도 확장할 수 있다는 유연한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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