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업계 “지금은 홍보 전쟁 시대”
엔터테인먼트업계 “지금은 홍보 전쟁 시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2.2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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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홍보담당’ 옛말…인력·시스템 확충, 전략홍보 속도

지난 2011년 <더피알>에서 K-POP 홍보실상을 조명했을 당시(관련기사: ‘無에서 有 일군’ K팝, 글로벌 경쟁력 키우려면…) 연예기획사 내 홍보담당자는 사실상 매니저였다.(관련기사: 국내 엔터테인먼트 홍보 실상) 하지만 현재 엔터테인먼트업계는 전략홍보라는 말이 생소하지 않게 됐다.

불과 3~4년이다. 매니저 혼자 발군(?)의 홍보력을 발휘하던 시절에서 조직화된 홍보로 전환된 지 말이다. 비용이 들더라도 인원을 보강하고 홍보팀을 키울 수밖에 없는 요인은 결국 매체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5~6년 전 처음 기자생활을 시작할 때만 해도 각사마다 홍보담당자가 한두 명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많은 곳은 8명, 10명까지 된다.”

온라인 연예매체에 몸 담고 있는 한 기자의 전언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관련 매체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연예매니지먼트사 내 홍보팀의 위상이 날로 달라지고 있다. 일단 수(數)적인 면에서 증가했고 하는 역할 역시 다양해졌다.

과거 기획사의 언론 대응이 주로 매니저를 통해 이뤄졌다면, 이제는 시스템을 갖추고 전략적 홍보를 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방송사에 있는 한 연예부 기자는 “예전에는 사건이 터지면 매니저를 통해 어떻게 된 건지 내용을 들었는데, 이제는 매니저들이 홍보팀과 연결해서 홍보팀 사람과 얘기하라는 식으로 처리한다.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김선화 싸이더스HQ 팀장은 “처음 이쪽에 왔을 때만 해도 홍보라는 게 없었다. 전반적으로 홍보 비슷한 일을 하다가 (팀으로) 분리가 되면서 지금은 좀 더 체계화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트별 전문화로 체계화된 역할

실제 과거 연예기획사들은 매니저가 실질적인 홍보 창구 역할을 하면서 홍보 및 이슈 관리를 위한 기자 대응을 담당하고, 홍보 담당자 한 명이 사무실에서 내근하면서 보도자료를 작성해 배포하는 등의 수준에 그쳤었다. 하지만 요즘엔 인원 자체도 늘어나고, 전문 파트를 나누어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한 곳들이 늘어났다.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홈페이지에선 제작, 유통, 마케팅, 홍보 등에서 전문 인력과 손잡고 선진적 시스템을 도입했음을 강조한다.

회사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4명에서 많게는 10명을 넘어가는 곳이 있을 정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아이돌을 보유한 업계 10위권 내 소속사의 경우 온라인 담당자와 언론대응 파트를 합치면 홍보팀 인원만 10명 전후를 가는 곳들이 존재한다.

홍보팀의 역할도 늘어났다. 언론대응뿐 아니라 온라인 채널 관리, 전략 기획 등을 담당키도 하는 것. 이재은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실장은 “더 이상 매니지먼트가 매니저 위주 원소스로 정리되는 게 아니라, 전문화된 각 파트의 분야별 부서가 그 사람을 위해 전체적으로 매니징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며 “언론 대응 부분도 있지만, 작품에 들어가거나 미디어 행사가 있으면 아티스트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플랜을 짜고, 위기관리나 대처와 관련한 플랜도 짠다”고 말했다.

연예기획사의 홍보가 이렇게 틀을 잡아간 건 불과 3~4년 전부터다. 최영균 킹콩엔터테인먼트 부사장은 “한 5년 전부터 업계 15위권 이내 회사들이 ‘홍보팀’이란 걸 구축하기 시작했다”며 “외국계 음반 직배사에 속해 있던 홍보 담당자나 기자 출신들을 영입해 체계를 잡아나가기 시작한 것”이라 설명했다.

홍보팀 존재감 부각…온라인 마케팅 비중↑

연예 매니지먼트사들이 홍보팀 구축에 나선 건 우선 매체 환경의 변화에서 그 원인이 감지된다. 과거에는 4대 일간지에 몇 개의 스포츠지만 담당하면 됐던 데 반해, 지금은 수없이 많은 온라인 매체들을 상대해야 하는 환경을 맞닥뜨린 것.

업계 추산 현재 연예 관련 매체 수는 60개를 넘어가고, 1인 미디어까지 합하면 100개 이상에 이른다. 매니저 혼자서 일일이 매체 대응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는 뜻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성장도 홍보 인력 증원에 영향을 미쳤다. 시장이 성장한 만큼 기존 주먹구구식 운영에서 벗어나 체계를 갖출 필요도 생겼다.

전통 매체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모바일, SNS 등 인터넷과 연결된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한 것도 홍보팀 인력 충원의 주요 배경이다.

최영균 부사장은 “단순히 언론홍보만 갖고는 홍보력이 떨어지는 추세”라며 “공격적으로 홍보를 하는 곳은 소속 아이돌의 사진으로 재미있는 ‘짤방’(짤림 방지용 사진) 등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기도 하는데, 때론 기사보다 파급력이 클 때도 있다”고 전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온라인 홍보가 필수가 된 배경이다. 홍보팀이 소화해야 할 영역이 넓어지면서 전문 홍보 인력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 역시 불문가지다.

김수현 나무엑터스 홍보 담당자도 “인터넷이나 모바일 상으로 표현이 활발한 시대”라며 “아예 전문적인 팀을 꾸리는 것이 요즘의 추세”라고 전했다.

▲ 1. 킹콩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2. 싸이더스hq 페이스북에 올라온 콘텐츠 3. 씨제스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jyj 인터뷰 영상.

실제 홍보에 공을 들이는 기획사들의 경우 온라인 콘텐츠 생산을 중요한 과제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각사 관계자들은 포토그래퍼와 영상 촬영 담당자 채용 사실을 강조하는 한편, 별도의 팀을 꾸렸다는 점을 어필했다. 주로 콘텐츠팀이란 이름으로 홍보팀 내에 존재하기도 하고, 별도로 구성되어 홍보팀과 공조 체계로 운영되기도 한다.

최 부사장은 “팬이나 일반 대중들이 어떤 연예인의 것을 끊임없이 보도록 만드는 방식의 홍보로 트렌드가 바뀌었다”며 “배우는 그나마 작품이 승부의 7·8할을 차지하지만, 가수는 끊임없이 보이는 게 중요하기에 유튜브 등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고 전했다.

직접적 생산을 담당하는 게 콘텐츠팀이라면, 온라인 담당자들은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페이스북 및 트위터, 유튜브 채널 등을 운영한다. 연예인 개인의 SNS 운영에 일정 부분 관여하기도 한다. 자칫 말실수를 하거나 사진을 잘못 올려 부정적 이슈가 발생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 대리 운영의 개념은 아니고, 일정 부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주의 조치를 주는 방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인의 경우 회사에서 컨펌을 하고 SNS를 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잘못 나오면 데미지가 크고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어서”라고 전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신인에게는 때론 SNS 금지령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온드미디어에 대한 개념도 정립된 모습이다. 이재은 씨제스 홍보실장은 “온드미디어인 회사 홈페이지를 오피셜(official) 페이지로 해석해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뉴스를 팬들이 이곳에서 접할 수 있도록 우리가 내보내는 보도자료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다”고 전했다.

블로그나 공식 페이스북 등에는 촬영장 비하인드 스토리나 기사로 내보내기는 애매하나 소속 배우의 좋은 면을 보일 수 있는 모습들을 담기도 한다. 그밖에 네이버캐스트를 강화해 나가려는 움직임 등이 있다.

큰 소속사들의 경우 홍보팀 내 각 역할을 구체적으로 전문화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언론 전문, 온라인 전문, 콘텐츠 전문 등으로 구분 짓는 경우다. 때로는 배우, 영화, 음반팀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각 분야 전문기자들을 보다 친밀히 응대하기 위함이다.

▲ 에이핑크 팬미팅 현장

언론대응, 몰아주기 보다는 고르게

매체 환경의 변화가 홍보팀 조직을 체계화시켰다면, 업무 방식에 있어서도 일정부분 변화를 불러왔다. 이재은 실장은 “100여개의 매체가 있는 상황에서 각 매체에 일괄적으로 같은 메시지를 형평성 있게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해졌다”며 “특히 네거티브한 이슈가 생겼을 때 한 번에 똑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건 전략적으로 중요한 조치”라고 전했다.

최영균 부사장은 “과거엔 임팩트 있는 기사 하나를 한 군데든 아니면 몇 개 안 되는 매체에 잘 내보내면 됐지만, 요즘은 기사 하나가 음반 판매나 배우 인지도 상승으로 바로 연결이 되지는 않는 분위기”라며 “끊임없이 기사를 만들어서 밀어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임팩트 있는 하나의 기사보다는 양적인 부분이 중요해졌다는 설명이다.

김선화 싸이더스 팀장은 “지금은 홍보 전쟁 시대”라며 “네이버만 보더라도 연예 기사의 70% 가량은 홍보 파트에서 만들어낸 소스로 만든 것들인데, 작더라도 홍보팀은 필수적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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