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다음 스텝’을 논하다
디지털 마케팅 ‘다음 스텝’을 논하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3.25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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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부침 가속…전문가 4인의 이슈 진단 <上>

디지털 격변기를 거치면서 기업 콘텐츠 마케팅 흐름에도 변화들이 생겨났다. 콘텐츠 트렌드는 갈수록 가벼워지지만, 최전선에서 이를 담당하는 실무자 마음은 마냥 가볍지가 않다. 디지털 마케팅이 통합적인 추세로 가면서 영역 간 부침은 더욱 심해졌고 리얼타임 구현, ROI(Return of Investment·투자수익률) 입증에 대한 필요성은 높아만 가고 있다. 과거에는 서로 한 발짝씩 떨어져 있던 PR회사와 디지털 광고회사의 만남을 통해 디지털 마케팅의 다음 스텝을 점검해봤다.

▲ 참석자(왼쪽부터)
임효철 애드쿠아인터랙티브 본부장
김승호 웨버샌드윅 코리아 부장
이용신 펜타브리드 이사
박공주 에스코토스 이사
/ 사진: 성혜련 기자

[더피알=안선혜 기자]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 활동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어떤 흐름에 가장 주목하고 있나.

이용신 펜타브리드 이사(이하 이)
  SNS, 영상 두 가지다. 최근 브랜드들이 소비자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있어 SNS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법대로 영상을 소비하려 하기에,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갖고 뭔가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영상을 만드는 일도 하고 있고, 소셜 쪽에 태우는(게시하는) 일도 한다. 

▲ 김승호 부장

김승호 웨버샌드윅 코리아 부장(이하 김)  기업과 고객이 소통하는 콘텐츠가 가장 메인이다. 어떤 플랫폼에 담기느냐는 항상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글로벌 트렌드를 검토하고 로컬에 적용 가능한지를 체크해 고객사에 서비스하는 쪽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플랫폼 측면에서 보면 인스타그램이 글로벌에서 넥스트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플랫폼의 특성상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이 적합한 브랜드가 고려해 볼만 하다. 몇 몇 기업들은 이미 국내 계정을 오픈 해 활동 중이다.

플랫폼의 톤앤매너가 모든 브랜드에 적용하기 힘들다는 점도 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브랜드는 거의 패션 아니면 쇼핑몰이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코카콜라나 시스코 등 기존에 디지털 마케팅이 강했던 브랜드들이 깃발을 꽂고 추진해 나가고 있어서 주목받고 있다. 모든 브랜드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는 어렵지만, 각 산업별로 리딩하는 브랜드들이 많이 시도하고 있지 않나 싶다.

영상도 최근 가장 핫한 키워드 중 하나다. 우리 내부에서도 기획팀이 별도로 있다. 스튜디오라는 조직이 전문적으로 영상과 디자인만 작업한다. 

▲ 박공주 이사

박공주 에스코토스 이사(이하 박)  개인적으로는 스낵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 달랑 3시간 소비되고 버려질, 심지어 신문보다도 못한 길이를 사는 콘텐츠에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을 과다 출혈하고 있다는 생각은 드는데, 스낵콘텐츠를 콘텍스트(맥락)에 어떻게 스며들게 할지 고민한다.

형태상으로는 단연 영상이다. 우리 저커버그 형(페이스북 CEO)이 영상 갖고 돈 벌겠다고 나서고 있는 상황이질 않나. 실제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쇼킹한 메일을 받았다. 기존에는 어떤 콘텐츠에 대해 라이크(Like)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리(re)마케팅 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 이제 이미지형에 대해서는 하지 않겠다고 하더라. 영상에만 지원하겠다는 답변이었다. 영상 광고 론칭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고객사 비딩에 들어가도 요즘에는 영상 시안이 필수인 분위기다.

임효철 애드쿠아인터랙티브 본부장(이하 임)  우리는 종합적으로 모든 흐름을 쫓아가고 있다. 영상을 만들 수 있는 네트워크라든지 시스템은 구축됐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했던 퍼포먼스 결과를 평가하는 기준을 만들고, 그것을 시스템화시키는 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아까 언급된 스낵콘텐츠처럼 작은 콘텐츠들을 통해 자유롭게 한 달에도 몇 번씩 소비자들과 만나야 한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일 년에 한 번 큰 영상 만들어 대대적으로 선봬는 개념이 아니라 가급적 자주 만나야 되지 싶다. 콘텐츠로 사람들과 가까워진다고 하면 친구 같은 존재가 돼야 하는데, 풀메이크업하고 좋은 양식당에서 몇 달에 한 번 만나는 남자친구가 돼서는 안 되질 않나. 추리닝 입고 나와 공원에서 맥주 하나 들고 마실 수 있는 관계가 되기 위해선 콘텐츠가 좀 더 가벼워질 필요가 있다.

▲ 임효철 본부장

다른 고민 중 하나는 시스템이다. 예전에 광고라는 건 사람들의 인사이트에 의해 좌우됐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시스템화가 중요한 것 같다. 일례로 고객사 중 하나인 코카콜라는 내부에 아예 상황실을 만들었다. 매일매일 콜라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형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는지 데이터를 뽑고, 거기 서 자사 이슈나 사회적 이슈를 넣어서 퍼블리싱해보니 효과가 어느 정도 더 높더라 하는 것들을 계속 체킹하고 있다.

바이럴 같은 경우, 가령 특정 온라인 카페의 회원수가 10만명일지라도 지금 얼마나 활성화돼 있는지 자동화시스템으로 검사한다. 아니면 파워블로거가 이 시점에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잡아내 리얼타임으로 전략에 포함시킨다. 세웃동(유머 페이지) 등 페이스북 커뮤니티도 500개 정도로 묶고, 타깃별로 구분해서 우리가 만든 콘텐츠를 확산시킬 인플루언서(영향력자)로 어떻게 활용할지, 또 이들의 행동반응 지수에 대한 기준 등도 만들어 놓았다. 이 일들을 커넥션 랩이라고 부르는 조직에서 담당하는데, 계속 시스템을 만들고 백사이드에서 AE들을 지원하는 형태다.

콘텐츠, 플랫폼 등 다각도에서 다양한 역할과 기능들을 종합적으로 고민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적 시스템이 다 마련된 것인가.

  찾아보면 기술적 시스템을 갖고 있는 솔루션 회사가 많다. 이들을 고객사와 연결시켜주는 코디네이터 역할이 사실상 없는 개념이다. 우리는 개발보다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형태로 가고 있다.

  우리도 기존 강점인 메시지 전략에 더해 코디네이터 역할을 개발하려고 한다. PR 분야가 아니라 솔루션, 분석, 미디어 분야의 전문가들을 채용해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반복되고 있다.

2015년은 모바일 온리(only) 시대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모바일에 포커스를 둔 대응 전략은 어떻게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콘텐츠 부분은 계속 모바일 최적화를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웹에서 100이란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면, 모바일에서는 그 중 10%만 본다고 했을 때 과연 그 10% 안에 우리 핵심 메시지를 어떤 타입으로 녹여넣을까 어떤 형식이 될까 그게 모바일 최적화다. 단편적으로 디스플레이 크기도 다를뿐더러,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속도나 시간은 점점 줄고 있다. 이런 것들을 맞춰주는 작업이다.

▲ 이용신 이사

  모든 것의 중심에는 소비자가 있다. 옛날 소비자들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소비자가 정보를 생산하기도 하고 유통하기도 한다. 모바일 시대로 오면서 바뀐 변화다. SNS가 항상 온(on)으로 켜져 있어 항상 자기 정보를 스스로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다. 앞으로의 방향은 개개인 맞춤형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

  그렇다. 2105년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키워드에서 모바일은 기본적인 건데, 개인화가 굉장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이게 수동으로는 불가능한 작업이고,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개발업체들이 개인화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타입별·모델별로 제공해주겠다는 게 큰 이슈다.

비콘(Beacon)이 주목받는 것도 이 이유에서다. 모바일 디바이스를 가진 사람의 라이프스타일과 평소 이 사람이 디바이스에 어떤 검색을 하고 쇼핑을 어디서 하는지 등을 최적화시켜서 메시지로 전송한다. 지금은 왕십리에 가면 거기 있는 복합쇼핑몰인 엔터식스 메시지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뜨지만, 이걸 사람별로 선호하는 브랜드 메시지로 최적화시켜서 보내는 솔루션이 떠오르고 있다.

  비콘 때문에 난리다. 우리도 테스트해야 된다고. 과거와 다른 포인트가 하나 있는데, 디지털 초기에 기획할 때는 흔히 페르소나(외적 인격)라고 소비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분류해서 브랜드와 만나는 접점을 구상하고 미디어 및 메시지 기준을 설정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페르소나라고 하는 유형화된 소비자 모델이 있는 게 아니라, 특정 순간에 맞는 유형화된 콘텍스트(상황 문맥)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 사람 안에 다양한 형태의 모델이 있는 거다. 한 사람이 TV를 볼 때 자세와 자기 직전 모바일을 이용할 때의 자세, 정치를 대할 때의 자세가 다 다르다.

사람 중심 모델이 아닌 소비자가 만나게 되는 콘텍스트들을 모델화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제 어느 기업의 RFP(제안요청) 설명회에 갔는데, 이걸 캐치하고 있어 깜짝 놀라기도 했다. 매체별로, 혹은 시간대별로 다른 커뮤니케이션을 계속 해나가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모바일에서는 정보의 헤게모니가 완전히 소비자에게 넘어갔다. 과거엔 광고를 보거나 정보를 봤을 때 기억하고 있다가 컴퓨터를 할 수 있는 곳에서 확인해야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궁금할 때 즉시 모바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또 하나는 모바일은 완벽하게 개인화된 트래킹을 남기고, 그걸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됐다는 거다. 이 두 가지가 결국 모바일 세상을 바꾸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로직과 매직으로 나누었다. 로직(logic)은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통해 얼마나 쉽게 사람들에게 그들 콘텐츠를 파악해서 렐러번스(연관성) 있게 전달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매직(magic)은 우리가 만든 콘텐츠가 널리 공유되면서 집행금액 이상으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감성적인 터치가 이를 가능하게 한다고 본다.

로직과 매직은 모두 모바일 변화에서부터 왔고, 그렇기에 업무 프로세스가 적어도 3배는 빨라져야 한다. 지금은 편집하고 시사하고 1차 수정하고 뭐하고 뭐하면 한 달이 걸리는 상황이다. 이게 모바일로 변해가는 상황에선 잘 맞지 않다고 본다. 얼마나 빨리 광고주와 실행할 수 있느냐, 그럴만한 우리의 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박  그 프로세스 한 달에서 일주일로 줄이면 금액도 그만큼 줄어들 거다.(웃음)

  어……아아아(손사래 치며). 아무튼 환경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지금 결정 시간 등은 너무 ATL(전통 광고 매체)시대와 똑같다. 무슨 캠페인 한다고 하면 한달 반은 있어야 되고, 정말 빨리 해달라고 하면 3주다. 어떤 사회적 이슈가 딱 나왔을 때 바로 다루기 위해서 광고주와 고민하고 있다. 일정 레벨을 정해 전권을 위임받거나 핫라인을 설치해서 시간대에 상관없이 실행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건 또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그렇게 하다 보니 너무 힘들긴 하더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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