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연차순이 아니다”
“기자는 연차순이 아니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3.2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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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기자 인터뷰] 배국남 대중문화 전문기자

지난해 주목받은 여러 신조어 중 언론계에 경종을 울린 단어가 하나 있었다. 바로 ‘기레기’다. 기자와 쓰레기를 합친 기레기는 언론을 향한 세간의 시선이 어떠한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언론사 숫자는 하루가 멀다 하고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저널리즘의 질적 발전은 그에 발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

이는 역설적으로 기자 개개인이 자신의 역량을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케 해주는 대목이다. 공급과잉의 언론시장에서 기자로 ‘롱런’하기 위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추는 것은 필수 덕목이 돼가고 있다. 기자를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인식이 점점 옅어지는 데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다. 물론, 이 글을 쓰는 기자도 예외가 아니다.

①브랜드 저널리즘 시대, 기자에게 필요한 ‘브랜드’
②언론계, 제2·제3의 손석희 나오지 않는 이유
③“기자는 연차순이 아니다”
④“독자가 실망하는 순간 브랜드는 깨져”

[더피알=문용필 기자] 기자에게 가장 영광스러운 순간은 언제일까. 세상을 뒤집어놓을 특종을 터뜨리거나 공신력 있는 언론인 상을 받을 때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영광스러운 순간은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매체가 창간되는 경우일 것이다.

▲ 배국남 대중문화 전문기자/사진: 본인제공

대중문화 전문기자인 배국남 기자는 이같은 영광을 얻은 몇 안 되는 언론인 중 한사람이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90년 <한국일보>를 통해 언론계에 입문한 그는 인터넷 신문 <마이데일리>를 거쳐 경제신문 <이투데이>의 문화경제국장 겸 대중문화매체 <배국남닷컴>의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이외에도 TV와 라디오를 통해 대중문화 관련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대학에서 매스컴과 대중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대중문화 전문기자로 인지도를 쌓아왔습니다. 기자로서 자신만의 브랜드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이론과 실제가 조화된 기사를 쓰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기자는 현장경험이 두드러지지만 다양한 이론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고, 교수들은 이론에는 강하지만 현장경험에는 취약성을 드러내는데 저는 기사에 현장과 이론이 함께 투영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연예 저널리즘의 문제점 중 하나는 정교한 논거를 제시하며 비판하는 기사가 많지 않다는 점인데 저는 ‘문제점’에 대한 비판을 자주 가합니다. 모 매체에서 ‘배국남표 연예기사’라고 지칭한 적이 있는데 다른 연예기사와 차별화된 스타일과 시각이 대중문화전문기자로서 제가 가진 브랜드 파워가 아닐까요?

개인 브랜드를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어떤 것이라고 보십니까.

올드미디어 시대에는 매체의 영향력이 기자의 인지도 제고에 큰 영향을 미쳤지만 뉴미디어 시대에는 기자의 영향력이 더 중요합니다. 종이신문과 인터넷 매체에서 근무하면서 종이신문의 강점인 ‘게이트 키핑’과 정제된 글쓰기, 인터넷 매체의 강점인 시공간의 제약 없는 속보와 다양한 기사쓰기가 조화를 이뤘다고 생각해요.

인터넷(매체)을 통해 차별화된 기사를 많이 써서 독자들에게 이름이 인지되고 회자됐기 때문에 브랜드가 된 것 같습니다. ‘기사만 봐도 배국남 기사인줄 알겠다’는 의견들이 나오는데 스타일면에서도 다른 기사와 차이가 있어서 더욱 그런 것이겠죠. ‘배국남의 대중문화 읽기’등 제 이름을 넣은 프로그램이나 코너가 방송된 것도 브랜드를 확장시킨 원인이 됐을 겁니다.

기자로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해왔나요.

대중문화 기자로서의 경쟁력은 방송, 영화, 공연 등 다양한 텍스트를 많이 접해야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집에 TV 4대를 놓고 여러 프로그램을 모니터해요. 영화와 공연, 음악 등도 많이 접하고 이를 토대로 글을 씁니다. 또 항상 새로운 대중문화 이론들을 공부하면서 다양한 시선으로 대중문화 텍스트를 분석하려고 노력하고요. 방송과 강의, 강연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의 의견이나 트렌드를 꼼꼼히 메모해 기사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 배국남 기자의 이름을 딴 연예전문매체 배국남닷컴/사진: 해당 사이트 캡처.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기자들이 기울여야 할 부분을 조언해주신다면.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있습니다. 후배들이 좋은 기자, 브랜드가 있는 스타기자가 되고 싶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정작 공부나 취재는 (잘) 하지 않아요. 자신만이 쓸 수 있는 스타일의 기사를 발굴하는 작업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독자는 신입기자냐, 10년차 기자냐를 구분해서 보지 않고 오로지 글로써만 평가합니다. 갓 입사한 기자가 저보다 글을 더 잘 쓸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때문에 후배들에게 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공부하죠. 기자가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지려면 ‘기자는 연차순이 아니다’는 사실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은 기사를 쓰는 수밖에 없어요. 열심히 하다보면 저절로 브랜드화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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