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구걸송’ 접한 실제 광고주들 반응은?
‘광고구걸송’ 접한 실제 광고주들 반응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4.0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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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핫하다”…광고모델 성사여부는 ‘글쎄’

[더피알=안선혜 기자] 자신을 광고모델로 써달라는 광고주를 향한 세레나데, 그런데 그 대상이 한 둘이 아니다. 웃기면서도 어찌 보면 황당하기 그지없는 ‘이색 러브콜’을 받은 광고주들의 실제 반응은 어떨까?

특유의 B급 감성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듀엣 그룹 노라조가 최근 선보인 ‘CM송을 불러보자’에 관한 얘기다. 본격 ‘광고구걸송’으로 불리는 이 곡은 무려 50여개에 달하는 브랜드를 언급하고 있다.  

“광고가 들어와 얼씨구 좋구나 지화자 좋구나 광고가 좋구나 광고주 좋으니 우리도 좋구나”란 노랫말에서 드러나듯 그야말로 광고를 원하는 노라조의 마음을 확실히 읽을 수 있다. (관련기사: B급의 절정, 노라조의 기막힌 ‘광고구걸송’)

노라조다운 ‘도발’로 일단 온라인을 중심으로 화제몰이에는 성공한 상황. 누리꾼들은 “형님들 광고 제발 들어오길 바랍니다!!!” “ㅋㅋㅋㅋㅋ완전 광고종합선물세트네요” 등의 댓글로 응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노래에 등장하는 실제 광고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취재 결과 안타깝게도 상당수 광고주들이 ‘광고구걸송’의 존재를 아직 인지하지 못하는 듯했다. 이는 온라인PR에 적극적인 회사와 전통적인 언론홍보에 주력하는 회사들 또는 실무자 간의 차이로 풀이된다.

하지만 광고구걸송을 접한 광고주들의 경우엔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몇몇 누리꾼들이 ‘강추(강력 추천)’한 이동통신사 한 관계자는 “신선하고 핫(hot)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만 실제 광고모델로서 발탁하는 데에는 주저함을 보였다. 모델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강해 ‘광고모델=회사얼굴’이란 연상작용이 일어날지 미지수라는 것.

이 관계자는 “기업이 유명인을 섭외해 광고하는 목적은 소비자들이 해당 광고를 접할 때 광고를 제작, 집행한 기업을 바로 떠올리기를 기대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노라조의 경우 광고구걸송으로 인한 이미지가 너무 강해 광고모델로서 적합할 지 의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 마디로 광고를 해도 모델만 기억에 남을 수 있다는 우려다.

▲ 노라조의 'cm송을 불러보자' 영상 화면 캡처.(기사에 등장한 특정 취재원과 상관없음)

또다른 기업 관계자는 “너무 많은 브랜드에 러브콜을 보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차라리 특정 브랜드를 콕 집어서 ‘우리가 당신의 팬이다’고 적극 어필했다면 고려할 수도 있는데, 다리를 여러 군데 걸쳐놔 우리회사 모델로는 고려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워낙 재미있고 화제성이 있는 만큼 온라인 바이럴용 영상 또는 제품군이 다양한 브랜드에선 고려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몇몇 광고주들의 회의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당사자인 노라조는 톡톡한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다. 기획사인 노라조 프로덕션으로 하루 평균 50여통이 넘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는 전언이다.

노라조 프로덕션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꼭 광고를 유치하겠다고 생각했다기보다는 재미있게 노라조의 콘셉트를 풀어보자는 뜻에서 시도했는데, 여러 (PR·광고·마케팅) 대행사와 기업들에서 실제 관심을 보이고 개중엔 집중적으로 계속 전화가 오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어떤 기업의 경우 언급해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고.

실제 취재과정에서 한 기업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정말 유쾌하게 봤고, 일반 대중들도 재미있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회사가 영상 초반에 등장하다 보니 그것만으로도 광고효과를 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능하다면 이런 쪽으로 홍보를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이디어가 오고갔다”며 광고모델로서 약간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밖에 다른 기업(브랜드)에서도 대체로 “재미있게 봤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 때문에 광고모델을 갑자기 바꾼다거나 예정에 없던 광고를 계획하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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