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가 두려운 그대에게
글쓰기가 두려운 그대에게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5.19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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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북] 일반인을 위한 논리적 글쓰기<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더피알=안선혜 기자] 유시민이란 이름에는 호불호가 갈리곤 한다. 유시민 본인 역시 이런 점을 인정한다. 그리 길지 않은 인생에서 좋아하는 사람 책도 다 읽지 못하는데 싫어하는 사람이 쓴 글을 읽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라 담담히 말한다.

▲ 지은이 : 유시민 / 출판사 : 생각의 길 / 가격 : 1만5000원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제목은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낸 유시민 이름 석 자는 누군가에는 호감으로 다가서지만, 또 다른 이들에게는 정치적 냄새를 풍기는 거부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그의 정치적 관점에는 동의하지 않을지언정, 이 책을 통해 펼치는 글쓰기 특강에는 귀를 기울여봄직하다. 책은 저자의 글쓰기 강연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 일반인을 위한 논리적 글쓰기가 핵심이다.

에세이, 자기소개서, 기업 입사 시험의 인문학 논술, 대학생 리포트, 신문 기사, 평론, 사회 비평과 학술 논문, 제품 사용설명서, 보도자료, 문화재 안내문, 성명서, 선언문, 보고서, 논술 시험, 운동경기 관전평, 신제품 사용 후기, 맛집 순례기 같은 것을 잘 쓰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쓰였다.

간결한 문장으로 쉽게 기술한 건 이 책이 지닌 장점이다. 한 문장의 호흡이 길지 않고, 논리도 간명하다. 한 마디로 내용을 이해하기 쉽다.

첫 문장을 시작하는 법부터 못난 글을 알아보는 법, 주제를 제대로 논증하는 법, 우리글을 바로 쓰는 법, 어휘력을 높이는 법,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책을 고르는 기준과 전략적 도서 목록 등 기술적·실용적 정보가 알차게 담겨 있다.

또한 고전 작품부터 각종 신문 칼럼과 잡지 기사, 국무총리 담화문과 헌법재판소 결정문까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글을 예문으로 사용해 잘 쓴 글과 못 쓴 글을 구체적으로 비교한다.

특히 예문을 과감히 평가하는 대목에서는 논객 시절에 보여주었던 저자의 날카로운 시각과 논리 정연한 분석이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 덕분에 독자들은 자칫 어렵고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글쓰기 원칙과 이론을 보다 흥미진진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논증의 아름다움을 구현하기 위해 저자가 반드시 지키는 세 가지 규칙은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한다 ▲주장은 반드시 논증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한다 등이다. 취향의 차이를 도덕적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불합리하며, 무언가를 주장하려면 단순히 취향을 고백할 때와는 달리 그 주장의 타당성을 논증할 책임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흔히 글쓰기도 방법을 배우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라고 말한다. 방법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몸으로 익히고 습관을 들여야 잘 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자동차 운전과도 유사하다 할 수 있다. 자동차의 구조와 원리를 공부한다고 해서 운전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핸들과 페달, 기어 변속기가 손발의 일부로 느껴질 때까지 몸으로 훈련해야 한다.

글도 논술문의 구조와 논리학의 규칙을 공부하는 것을 넘어 글 쓰는 습관을 익혀야 잘 쓸 수 있다는 것. 다만 글쓰기는 운전과 달리 남의 지도 없이 혼자서도 익히는 게 가능하다. 글 쓰는 재주를 타고나지 않았더라도 누구든 노력하면 자신만큼은 쓸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이 책을 내면서 ‘유시민의 글쓰기 고민상담소’를 함께 개설했다. 책의 특성상 독자에게 ‘일방적’으로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온라인을 통해 독자가 쓴 글을 첨삭해 주거나, 책을 읽은 뒤에 생긴 독자의 궁금증을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 함께 풀어 나가면서 쌍방향 소통을 추구하는 중이다. ‘애프터서비스’를 통해 저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싶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잘 쓴 글이란 멋진 문장을 구사한 글이 아닌, 글쓴이의 마음과 생각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쓴 것이라는 조언에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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