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IPTV 둘러싼 지상파-이통사의 ‘필연적 갈등’
모바일 IPTV 둘러싼 지상파-이통사의 ‘필연적 갈등’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6.0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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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부터 지상파 블랙아웃…“콘텐츠 소비 변화에 주목”

[더피알=강미혜 기자] 6월 1일부터 이동통신 3사의 모바일 IPTV 서비스(올레tv모바일·B tv 모바일·U+ HDTV)에 새로 가입하는 이용자들은 지상파 방송 콘텐츠를 보지 못하게 됐다. 이통3사와 지상파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CAP) 간 콘텐츠 가격협상이 결렬됐기 때문이다.

▲ 모바일 iptv 서비스 신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6월 1일자로 지상파 콘텐츠 중단 소식이 공지됐다.
지상파와 이통사 간 ‘밥그릇’ 다툼에 애먼 소비자들만 피해를 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모바일 시대를 맞아 콘텐츠 사업자와 플랫폼 사업자 간 피할 수 없는 싸움이 벌어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모바일 IPTV 서비스와 관련해 지상파와 이통3사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첫째, 콘텐츠 지불방식이다. 특정 기간 모바일 IPTV 가입자에게 지상파 콘텐츠 공급 대가를 일괄 정산하던 방식을 CAP 측에선 가입자당 금액산정으로 바꾸자고 하는 상황. 이통3사는 17개월치 지상파 방송 서비스 제공 대가로 총 250억원을 지불한 바 있는데, CAP 요구대로 가입자당 금액으로 변경하면 그 비용은 훨씬 더 늘어나게 된다.

둘째, 가격 인상폭이다. CAP는 모바일 IPTV 서비스 이용 금액을 가입자당 1900원에서 3900원으로 올려 책정했다. 기존 대비 2배 이상 높다. 현재 일반 IPTV의 가입자 1인당 받는 금액이 280원인 것을 고려하면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는 게 이통 3사의 입장이다.

셋째, 서비스 계약 방식이다. 지금까지 모바일 IPTV는 플랫폼 인 플랫폼(PIP) 형태로 지상파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즉, 모바일 IPTV 가입자라 하더라도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인 ‘푹(poop)’에 별도 등록해야 지상파 콘텐츠 시청이 가능했다. 이통사들은 PIP 서비스가 서버 불안정, 방송 지연, 블랙아웃(방송 송출 중단) 등 여러 기술적 문제를 야기하기에 자체 운영 방식으로 변경해줄 것을 CAP 측에 요구하고 있다.

종합하면 콘텐츠 사업자인 CAP 측은 지상파 프로그램 시청 요금을 올려 수익성을 높이려는 것이고, 모바일 IPTV 사업자인 이통사 측은 서비스 이용자 저변 확대를 위해 요금 인상에 반대하면서 서비스 운영의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통사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CAP의 무리한 요구로 현재로선 재협상 가능성이 없다”고 선을 그었으며, CAP 관계자는 “정당한 대가를 산정한 것일 뿐”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론은 일단 이통사 손을 들어주는 편이다. 이용자 입장에서 봤을 때 서비스 이용료가 높아지는 건 어떤 이유에서든 달갑지 않고, 지난달 인기 지상파 VOD 콘텐츠 가격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한 차례 오른 바 있어 거부감이 더욱 크다. (관련기사: ‘무한도전’ 다시보기 500원 더 낸다)

실제 지상파가 수익성 악화 문제를 소비자(시청자)에게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시청률 감소와 광고매출 하락에 따른 경영난을 콘텐츠 사용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손쉽게 해결하려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양윤직 오리콤 미디어전략연구소장은 “TV 시청률이 떨어지면서 주 수익원인 광고매출이 예전 같지 않은데 본방 시청률은 계속해서 하락 추세다. 앞으로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지상파 방송사들은 전체 매출에서 콘텐츠 사용료 비중을 늘려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봤다.

모바일 IPTV 서비스를 둘러싼 지상파와 이통사의 기싸움과 관련해선 근본적으로 방송 콘텐츠 소비 변화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다. (관련기사: [2015년 미디어 전망] 지상파 방송)

양 국장은 “KBS 수신료가 2500원인데, 무한도전 VOD 한 편에 1500원을 내야 한다. 본방이나 채널 프리미엄 등의 기존 시청 관습은 사라지고 프로그램 단위별로 콘텐츠 소비가 빠르게 변화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모바일을 통한 프로그램 시청 수요가 높아지다 보니 모바일 플랫폼을 선점하려고 지상파와 이통사가 경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이 결렬됐다고 하지만 신규 사업자(모바일 IPTV)들이 시장을 키우려면 아직까진 지상파 콘텐츠는 ‘킬러 콘텐츠’로써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서비스 가격을 올리면 누군가가 희생돼야 하는데 (CAP와 이통사 간) 시소게임에 이용자들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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