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논란’ 네네치킨, 남일 아니다
‘일베논란’ 네네치킨, 남일 아니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7.0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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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관리체계 부재·어긋난 사과문 등…위기관리 반면교사로

[더피알=안선혜 기자] 빠른 전파력과 광범위한 확산은 홍보 채널로써 소셜미디어가 갖는 매력 포인트다. 동시에 이는 리스크로 작용하기도 한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듯한 사진이 자사 경기서부지사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네네치킨의 경우도 해당 게시물이 게시된 건 불과 30여분 남짓이었다.

▲ 논란이 된 네네치킨 게시물.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려는 목적으로 쓰이던 이미지를 사용했다.
본사의 빠른 삭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누리꾼들이 이미 캡처해 놓은 사진들이 온라인 공간을 돌아다니고, 이에 대한 부정적 메시지들이 발생, 기사로까지 작성되면서 해당 이슈는 걷잡을 수없이 커져나갔다.

이 회사는 무려 4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게재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여론은 쉬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사과문 메시지에 대한 비난이 2차, 3차로 재생산되는 모습이다.

“꼭 네네치킨이어야 할 이유가 없지요. 불매합니다” “근데 그 직원은 휴가 중에 그 사진을 올린 겁니까? 아니면 그 사진을 올리고 휴가를 떠난 건가요? 오후 7시에 사진을 올리고 외국으로 휴가를 갔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와 같은 내용들이다.

소셜미디어 발(發) 위기로 곤혹을 치르는 건 비단 네네치킨만의 일은 아니다. 본인들이 채널 운영을 하지 않더라도 외부의 이슈는 얼마든지 온라인 공간을 타고 쉽게 확산될 수 있다. 또 잘못된 대응으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전문가는 이번 네네치킨 위기 발생과 관련해 소셜 대응 및 관리에서 몇 가지 주요한 요인을 지적한다. SNS 관리 체계의 부재,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 대응, 어긋난 사과문 메시지 등이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컨설턴트는 “네네치킨의 이번 이슈는 발화부터 대응까지 총체적인 면에서 인사이트를 제공해준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송 대표가 언급한 네 가지 포인트다.

1. SNS 운영 시 관리 시스템 수립은 필수다

이번 네네치킨의 경우 SNS에 올라가는 콘텐츠에 대한 검수 시스템이 없었다는 게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운영자 ‘개인기’에 기대 SNS 채널을 운영한다. 모든 걸 담당자 개인에게 맡기는데, 불미스러운 콘텐츠가 올라가는 것을 사전에 막으려면 사전 검수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

상당수 기업들은 주니어급에게 SNS 운영을 맡기는데, 실제 콘텐츠를 만들고 기획하는 건 주니어들이 하더라도 최종 검수자는 회사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급자들이 돼야 한다.

기자와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담당자는 어느 정도 직위가 있는 훈련된 이들이다. 온라인 채널 역시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비중 있는 채널로 생각한다면 일정 수준 직급이 높은 사람들이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에이전시에 채널 운영을 맡기는 기업들도 에이전시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 최소한의 검수 시스템은 필요하다. 사전에 콘텐츠 기획을 하고 실행하는 언론사에 준하는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을 추천한다.

2. 자의적 해석으로 커뮤니케이션하지 말 것

네네치킨이 이번 사건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홍보 담당자의 해명은 또 다른 불씨가 됐다. “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서민 대통령과 서민 치킨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인터넷 상에 떠도는 사진을 사용해 제작했다”는 내용으로 해명한 것이다.

페이스북 담당직원의 말을 전달한 것이라 설명했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해서 여론을 더 험악하게 만들었다. SNS 담당자를 비롯해 언론 담당자까지 모두 자의적으로 행동하고 말한 결과다.

이슈 발생 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부서에는 반드시 현황과 대응 메시지가 공유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담당자의 자의적 의견이 언론에 전달될 수밖에 없다. 위기 발생 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회사에서 공유되고 허락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 지난 4일 네네치킨 홈페이지 전체에 게시됐던 사과문. 모바일에서는 이를 통으로 올렸다가 다시 3개로 쪼개서 올렸다.

3. 구구절절한 메시지는 또 다른 이슈를 일으킨다

사과문은 내부용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외부용 커뮤니케이션이다. 직원이 해외 체류 중이고, 언제 언제 연락을 했는데 지금 연락이 안 되고 하는 것들은 내부에서 공유되고 보고할 사항이지 대중을 위한 메시지가 아니다. 투명성과 진정성을 오해한 오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평가다.

실제 문제가 되는 사진이 올라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고, 해킹이 아닌 이상에는 변명일 수밖에 없다. 대중이 원하는 부분에서 투명성을 발휘해야지 구구절절 적어놓은 경위는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된다.

일례로 해당 게시물을 올린 직원이 해외휴가 중이라는 네네치킨의 해명에 누리꾼들은 “근데 그 직원은 휴가 중에 그 사진을 올린 겁니까? 아니면 그 사진을 올리고 휴가를 떠난 건가요? 오후 7시에 사진을 올리고 외국으로 휴가를 갔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며 의문을 표했다.

이에 회사 측은 예약게시를 하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명이 또 다른 해명을 요구하게 하고, 그 해명이 또 다른 해명을 요구하는 상황이 되풀이된 셈이다.

4. 핵심 이해관계 당사자들에 대한 케어가 필요하다

다시 말하지만 회사가 언제 연락했고, 담당 직원이 왜 연락이 안 되는지 구구절절한 과정을 소비자들은 알 필요가 없다. 분명한 건 문제가 되는 사진이 게시됐다는 것이고 이에 대한 명백한 사과, 재발 방지 대책, 소비자들에 대한 케어, 그리고 가장 핵심 이해관계자인 대리점주들에 대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프렌차이즈 영업 특성 상 본사의 이미지 타격으로 가장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는 건 대리점주들이다. 이들을 케어(care)하는 모습을 보여줘 대중의 공감을 얻는 것이 좋다.

네네치킨의 대처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담당자들을 줄줄이 직위해제하는 것으로 사과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특정 부서, 직책의 사람을 잘라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페이스북 운영을 이렇게 하고 콘텐츠를 강화하겠다, 검수과정을 만들겠다, 페이스북 담당자에게 보다 높은 통제 권한을 부여하겠다 등이 제대로 된 후속 조치다.

상황을 빨리 감지하고 빠르게 대응했던 건 좋았다. 하지만 우선순위가 잘못됐다. 담당자와 접촉하기 위한 과정을 설명하는 게 먼저가 아니라, 핵심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사과의 메시지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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