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의 네이티브 광고, 성공할까?
한겨레의 네이티브 광고, 성공할까?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5.07.1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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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콘텐츠 리스티클 형태로 선봬…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협업

[더피알=강미혜 기자] <한겨레신문>이 네이티브 광고(Native AD·해당 웹사이트에 맞게 고유한 방식으로 제작된 콘텐츠 광고)를 선보였다. 국내는 주로 인터넷 기반 신생매체를 중심으로 네이티브 광고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전통매체인 한겨레의 시도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 한겨레 모바일 화면. 기사 중간(위에서 두 번째)에 네이티브광고가 배치돼 있다. 사진: 13일 모바일 화면 캡처.

한겨레의 첫 네이티브 광고는 ‘특별한 취향을 가진 당신에게 가장 ‘힙’한 소비 트렌드 5’란 제목의 라이프 콘텐츠로 구성됐다. GS샵과 아름다운가게가 광고주로 명시돼 있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네이티브 광고의 전형이라 할 수 있는 리스티클(Listicle·목록을 뜻하는 list와 기사를 뜻하는 article의 합성어) 방식이다. ‘힙’한 소비트렌드 5가지를 차례대로 언급하며 그에 맞는 이미지를 적절히 배치했다.

그러면서 하단에 ‘아름다운 소비를 세련된 방식으로 끌어내는 사회적기업 제품이야말로 명품 중의 명품’이라고 언급하며, GS샵과 아름다운가게가 함께 하는 모바일 기획전을 소개하는 ‘기승전광고’로 마무리된다.

기사가 아닌 광고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썸네일 이미지 위로 ‘네이티브애드’라고 표기했으며, 본문 상단에도 ‘이 콘텐츠는 GS SHOP & 아름다운가게가 지원했습니다’고 밝혔다.

네이티브 광고는 모바일 시대를 맞아 갈수록 위축되는 매체광고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평가된다. 이미 미국에선 신생 인터넷매체 <버즈피드>를 비롯해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유력지들도 전담팀을 꾸릴 정도로 네이티브 광고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관련기사: 신문의 위기, ‘네이티브 광고’로 탈출?)

반면 국내 언론계는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아직 활성화되지는 못한 상태다. 기본적으로 기사·협찬광고가 워낙 많이 집행되고 있고, 기존 언론사 내부의 제한된 여건과 광고주의 더딘 인식 전환 등이 한계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겨레의 네이티브 광고 집행은 전통언론으로의 확대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위근 한국언론진흥재단 선임연구원은 “요즘 한겨레 홈페이지를 보면 전체적으로 요란한 광고들을 많이 배제한 것이 눈에 띈다”며 “일단 네이티브 광고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콘텐츠 가독성을 방해하는 온라인 배너 광고를 대체하는 일환이 네이티브 광고라고 보는 것이다.

이어 “기존 한겨레 콘텐츠와 같이 봐도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다”면서도 “형태는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의 느낌과 거의 같다. 네이티브 광고 전담팀이 있는 허핑턴이 제작한 듯하다”고 말했다.

▲ 한겨레는 ‘특별한 취향을 가진 당신에게 가장 ‘힙’한 소비 트렌드 5’란 제목의 네이티브 광고를 게재했다. 사진: 해당 광고 인터넷 화면 캡처. (기사링크: http://bit.ly/1dnkiji)

실제 한겨레의 이번 네이티브 광고는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와 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본격적으로 네이티브 광고를 유치한다기보다는 시장성 여부를 판단하는 일종의 테스트용으로 볼 수 있다.

언론계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한겨레와 허핑턴은 매체색깔이나 독자층이 다르지 않느냐. 허핑턴에서 네이티브 광고가 잘 된다고 해서 한겨레에서도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특히 한겨레는 독자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 네이티브 광고에 대한 그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취지에서 이번 네이티브 광고를 집행한 것”이라고 전했다.

독자 거부감이 높지 않다면 한겨레가 네이티브 광고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와의 ‘특수 관계’도 긍정적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허핑턴포스트코리아는 한겨레와 허핑턴포스트가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 법인이다. (관련기사: 한겨레, ‘허핑턴포스트’와 손잡는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차장(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은 “한겨레의 경우 허핑턴에서 (집행)한 좋은 선례가 있으니 광고 수주 자체가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패키지 형태로 허핑턴과 한겨레에 함께 네이티브 광고를 게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본격적으로 사업화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조직과 내부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최 차장은 “네이티브 광고는 콘텐츠와 광고의 경계가 없는 것이다. 그 말은 즉, 독자들이 아는 광고스타일을 벗어나는 스토리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네이티브 광고가 성공하려면 새로운 스토리 작법에 대한 내부 고민과 역량 있는 인력들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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