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효과, 언제까지 ‘AVE’에 기댈건가
PR효과, 언제까지 ‘AVE’에 기댈건가
  • 신인섭 (1929insshin@naver.com)
  • 승인 2015.10.2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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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섭의 글로벌PR-히스토리PR] 국제PR단체로 보는 PR의 흐름(3)

[더피알=신인섭] 국제커뮤니케이션 측정 및 평가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Measurement & Evaluation of Communication. AMEC)는 풀어 쓰면 제법 긴 이름이다. 1996년에 설립돼 PR관련 단체로는 비교적 젊은 편이다. 영국에 본부가 있는 이 협회는 창립 당시 회원이 7개사에 불과했다. 지금은 41개국에 120개 넘는 회원이 있으며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지부가 있다.

AMEC이 하는 일은 협회 이름 그대로 커뮤니케이션 성과측정이다. 미디어 정보 및 통찰을 연구 조사하는 세계 최대의 전문 단체다. 쉽게 말해 PR효과를 조사하는 회사들의 단체다.

▲ amec 인터넷 홈페이지.


AMEC의 탄생은 필연적이다. 지난 수년간 PR이 광고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광고비 조사는 주로 4~5개 광고회사와 그룹 계열 매체전문회사가 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매년 자료를 판매하는 회사는 프랑스 퍼블리시스 계열 전문회사인 제니스옵티미디어(ZenithOp­timedia)다.

이 회사 자료에 의하면 2015년 세계 광고비는 약 5440억달러(약 632조1200억원)이며, 지난 5년간의 성장률은 3.6~5.2%다. 5년간 평균은 4.2%였다.

세계 PR비 자료는 뉴욕 홈즈리포트(Holmes Report)사가 국제커뮤니케이션 자문기구(ICCO)와 공동 발표하는 세계PR보고(World PR Report)가 유일하다. 그런데 이름은 ‘세계’로 돼있으나 사실상 30여개국의 250개 PR회사의 수입(Fee) 합계이므로 전체를 아우르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이 리포트에는 세계 PR산업의 중심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4개국의 PR회사가 75%를 차지한다.

예컨대 2013년 자료에서 가장 많은 회사가 포함돼 있는 미국의 경우 102개사의 보고가 있다. 그런데 미국에는 약 7000개의 크고 작은 PR회사가 있으므로 보고에 포함되지 않은 회사가 훨씬 많다. 미국과는 다르고 또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런 상황은 영국, 한국, 일본, 중국을 포함해 서구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해당된다.

▲ 자료: world report, global pr industry up 7% in 2014


그 원인은 아직 홈즈리포트의 세계 PR비 조사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과 PR회사가 수입자료를 공개해야 할 의무도 없고, 또 ‘공개해도 얻을 것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홈즈리포트에 발표한 2010~2014년 세계 PR산업 성장률은 다음과 같다. <표>에서 알 수 있듯 5년간의 성장률 평균은 8.4%에 달하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기간의 광고 성장률에 비하면 2배가량이 된다.

PR효과측정에 대한 문제제기

이렇듯 PR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PR효과측정에 대한 문제제기는 당연한 수순이다. 광고의 경우 이미 1914년에 신문·잡지의 발행부수를 실제로 조사·공개하는 ABC제도가 미국에서 시작돼 선진국으로 확산됐다. 미국에서는 1930년대에 라디오 청취율 조사도 시작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TV가 급속히 확산되자 1950년에는 닐슨(Nielsen)의 TV 시청률조사가 이뤄졌다.

그 뒤 미국에서 시작된 TV시청률 조사는 세계로 퍼져나갔다. 조사 방법도 이제는 개인시청률 조사가 표준으로 됐다. ABC부수 조사도 훨씬 정밀해졌다.

이처럼 광고의 경우는 지난 100년간 광고효과를 증명하는 여러 조사 자료들이 나왔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는 아예 시작부터 클릭, 순방문자 수, 호불호, 방문시간, 최근에는 배너광고의 시청가능성(Viewability) 등 갖가지 자료들이 나왔다.

이에 비해 PR은 1946년 미국PR협회가 창립된 이후 지난 70년간 광고 환산 가치 (Adver­tising Value Equivalency. AVE)라는 자료 외에는 별다른 효과측정 자료가 없었다.

AVE로 PR의 가치를 측정하면, 보도된 신문지면이나 방송시간에 해당되는 광고료와 대비해서 2배나 3배 또는 경우에 따라서 그 이상의 배수를 곱해 계산한다.

그런데 그 배수 계산 근거의 타당성이 한 번도 증명된 바가 없는 매우 자의적인 계산법이라는 것이 연구결과 드러났다. AVE는 더 이상 PR 효과를 측정하는 자료로써 가치가 없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의 답이 2010년 세계 5개 PR단체가 연구해 발표한 바르셀로나 측정 원칙선언이다. 7가지로 된 이 선언은 그 뒤 세계 PR업계가 받아들였는데 AMEC도 이 연구와 선언에 참여했다.

이 선언의 5항 제목은 ‘AVE는 PR가치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AVE를 PR가치 측정의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선언이다. 그럼에도 AVE처럼 돈 안 들고 가장 간단한 PR효과측정에 대한 대안이 아직 없다. 바르셀로나 선언은 원칙 제시의 시작이었다.

광고환산≠PR가치

이제 PR효과 측정은 가장 시급한 PR산업의 당면 과제가 됐다. AMEC 회원사가 수년 사이에 7개사에서 120개사를 넘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2012년 AMEC가 정회원 3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흥미로운 숫자들이 나와 있다.

‘AMEC 국제 비즈니스 모니터 2012(AMEC International Business Monitor 2012)’에는 회원 30개사의 수입 합계가 명시됐는데, 이들 매출은 2006년 2331만유로(한화 약 310억1300만원)에서 2011년 6760만유로(한화 약 899억4100만원)로 3배 가까이 늘었다.

연도별 성장률은 2008~2009년도를 제외하면 매년 10% 이상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구체적으로 6년 동안 PR효과 평가 비즈니스는 최소 7%(2008/9 불황기)에서 최고 22%나 증가했다. PR업계에서 효과 측정과 평가가 얼마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AMEC이 수행한 조사와 활동 가운데는 2009년 매체 평가 지침(Media Evaluation Guideline), AMEC PR 연례 대회, 앞서 언급한 바르셀로나 원칙선언 등이 있다. 이 선언은 지난달 수정작업을 마쳤다. 이 밖에 작년 암스테르담 연차 회의에서는 소셜미디어 측정을 위한 인증된 메추릭 프레임워크 및 사용자 지침(Social Media Measure­ment Valid Metrics Frameworks and User Guide)이 작성됐다.

이 자료는 해당 웹사이트(www.social-media-measurement-framework-org)에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이러한 공개된 자료 외에 회원만이 이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있으며, AMEC 회원이 된 경우 업계의 신뢰도, 네트워킹 기회 등 부가적인 혜택도 있다.




신인섭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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