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_유혹의_법칙 +1
#브랜드_유혹의_법칙 +1
  • 정지원 (jiwon@jnbrand.co.kr)
  • 승인 2015.11.17 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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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 1+1] 은밀하게 우아하게 유혹하기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무엇 때문에 남자를 관리하려 합니까? 여자는 자기 자신만 관리해도 됩니다. 똑똑한 남자는 관리할 필요가 없고, 멍청한 남자는 관리해도 소용이 없고, 당신을 사랑하는 남자는 관리하지 않아도 되고,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는 관리할 자격이 없습니다. 때문에 당신은 열심히 여자로 살면 되는 겁니다.”

[더피알=정지원] 얼마 전까지 SNS를 뜨겁게 달구던 펑리위안의 ‘여성에게 주는 충고’ 중 일부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단연코 ‘유혹의 법칙’에 관한 것이었다. 남녀관계, 더 나아가서 모든 인간관계에서 마주하게 되는 ‘매력’이라는 크나큰 권력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람도 평생 크고 작은 유혹을 받고 유혹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대중을 향해 가장 유혹적이어야 하는 존재, 브랜드에게는 어떤 유혹의 법칙이 가능할까? 사람들의 그것과 다를까?

대중은 그들을 매혹시키기 못한 자들에게 냉정하다. 대중의 사랑을 전제로만 존재하는 정치인, 연예인, 그리고 브랜드 모두 마찬가지다. 아무리 똑똑한 정치인도, 아무리 잘생긴 연예인도 누군가를 매혹시키는 힘이 없다면 대중은 눈길을 주지 않고, 표를 주지 않을 뿐더러, 무엇보다 절대로 지갑을 열지 않는다.

관심과 욕망 자극

▲ 현대자동차 소나타의 sing the road 캠페인 이미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 관심과 애정은 자연히 퇴색된다. 브랜드 역시 다르지는 않다. 브랜드 탄생 30주년을 맞이한 현대자동차 쏘나타(SONATA) 역시 이 법칙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터.

그렇기에 쏘나타는 30주년을 기념함과 동시에 일반 대중의 관심을 다시금 불러일으키고자 ‘싱 더 로드(Sing the road, 길을 노래)라는 멋진 캠페인을 기획했다.

싱 더 로드는 K팝스타를 거쳐 JYP에 소속된 아티스트 이진아·정승환·버나드박·박지민과의 협업을 통해 쏘나타를 위한 음악을 탄생시킨 프로젝트다. 쏘나타에서 시작됐던 음악적 코드를 백분 활용하되 가수 특유의 개성을 살려 공항, 잠수교, 부산 등 매력적인 ‘길’을 배경으로 음악을 선사한다.

동원할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요소들을 엮어 각 3분 분량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 형식의 광고는 쏘나타라는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욕망을 자극했다. 공간에 대한 특별하고 풍성한 느낌을 살리면서 이를 멋진 음악과 함께, 무엇보다 젊은 아티스트들의 감성을 담아내는 장면은 충분히 유혹적이다.

이성 초월

또 다른 유혹의 사례는 미국의 엑스트라(Extra)라는 껌 브랜드다. ‘껌’ 광고를 보며 울어본 적 처음이라며 너도나도 SNS에 공유했던 영상을 탄생시킨 브랜드다.


함께 껌을 씹을 때마다 아빠가 껌종이로 접어주던 종이학들을 하나하나 간직해오던 딸. 그 딸이 대학에 입학해 독립을 하는데, 이삿짐을 옮겨주던 아빠가 종이학 상자를 보며 애틋한 감정에 빠진다. 아주 어릴 때부터 아빠와 딸이 함께 보낸 시간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질 때, 우리는 각자의 스토리에 대입하고 공감하게 된다.

이 광고에 왜 빠져들고 공유하게 된 걸까? 이것저것 판단할 필요 없도록 웬만하면 모두 경험했거나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의 큰 물결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상에는 한마디의 말도 없다. 인위적인 카피나 설명이 없어도 되는 감성의 구조에 우리를 빠뜨린 셈이다.

사소한 표현

애정전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건이나 계기는 대부분 허무할 정도로 사소하다. 역으로 온갖 정나미가 떨어지는 순간 역시 정말 사소하고 무신경한 태도와 말들에서 비롯된다.

브랜드도 다를 게 없다. 재미있는 점은 사소한 표현에 유난히 약한 브랜드가 큰 스토리의 플랫폼이나 진정성을 갖추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구글(Google)은 그들만의 고유한 정신, 기업문화 등의 플랫폼이 이미 명확하게 인식된 브랜다. 동시에 그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소비자 일상에 접근하는 방식, 사소한 장면들로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을 가장 잘 보여주는 브랜드 중 하나이다.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Google translate(구글번역)’ 앱을 발표하면서 구글이 보여준 이색적인 영상은 필자로 하여금 바로 앱을 다운받게 만들었다. 카메라를 통해 보이는 텍스트를 즉시 번역해주는 기능을 구글 직원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이었다.

스페인어 팝송 ‘라 밤바(La Bamba)’의 가사를 앱을 사용해 영어로 번역하는 테스트 장면을 어설프지만 그대로 담아냈다. 설명하기 어렵고 복잡한 디지털 기술을 쉬운 경험의 상황으로 엮어 아날로그적이면서 가장 리얼하고 흥미롭게 보여주는 단연 구글다운 모습이었다.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법

나쁜 남자가 연애를 잘하는 이유는 누군가를 덜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앞서 펑리위안이 말한 ‘열심히 여자로 살기’의 조언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1. 아무나 만나지 말라 2. 그 시간에 자신에게 투자하라 3. 독립적인 여자가 되라 4. 책을 읽어라 5. 아름다운 여자가 돼라 6. 너그러운 여자가 돼라’로 정리된다. 요는 그 누구보다, 그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충실할 때 가장 매력적인 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타인을 유혹하는 가장 강력한 법칙이 자신에 대한 충실함이라는 이 아이러니. 가장 간절하고 애타는 마음으로 가득한데 그 절박함을 전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러움에서 나온 여유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안타까운 사실은 사람관계에서도, 또 브랜드에서도 통하는 유혹의 법칙이다.

맹목적으로 매달리기만 하는 사랑이 성공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던가? 노골적으로 애정을 드러내는 ‘대시(dash)’는 잠깐 흥미를 일으킬 수는 있어도 궁극적으로 누군가를 사로잡을 수는 없다.

왜 내 주변엔 남자가 없나, 우리 브랜드는 왜 호응이 없나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장점에 더욱 집중해 상대방을, 소비자를 스스로 따르게 만드는 환상적인 힘을 경험해봐야 하지 않을까? 가능한 은밀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말이다.

정지원
제이앤브랜드(J&brand) 대표이사

정교한 맥락과 매력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브랜딩 솔루션을 찾아내느라 골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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