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인수 둘러싼 ‘SKT 대 반SKT’ 갈등…학계도 불똥
CJ 인수 둘러싼 ‘SKT 대 반SKT’ 갈등…학계도 불똥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12.30 1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KT에 편향적”…KT-LGU+, 학계 심포지움 불참

[더피알=문용필 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둘러싼 이동통신 3사의 기싸움이 여전히 치열하다.(관련기사: SKT-CJ헬로비전 인수…이통업계 여론전 격화) 관련 학계 행사와 발제자로 나선 교수들에게까지 불똥이 튄 모양새. 이대로라면 새해 들어서도 이번 인수건과 관련한 SK텔레콤 대 반(反)SK텔레콤의 대립구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자료사진) ⓒ뉴시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29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2016년 방송통신산업 현안과 해결방향 모색’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1부에서는 ‘통신산업 관점에서의 방송통신 산업발전 방향’, 그리고 ‘유료방송 산업 발전 전략: M&A와 산업간 융합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김용규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와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가 발제에 나섰다.

2부에서는 토론이 진행됐다. 곽규태 호남대 문화산업경영학교 교수와 이상헌 SK텔레콤 실장, 조성동 한국방송협회 연구위원,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그런데 당초 2부 토론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이성춘 KT 상무와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양사가 심포지움 당일 돌연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대신 KT와 LG유플러스는 이날 공동 입장자료를 내고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발제문의 심각한 편향성으로 불참을 결정했다”며 “특히 발제 내용 중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대해 적시에 승인하고 발생되는 문제점은 인수합병 조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SK텔레콤의 주장 및 요구를 그대로 대변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사가 문제를 제기한 항목의 상당부분은 김성철 교수의 발제문에서 나왔다. 이 가운데 ‘유료방송시장에서 1위와 2위 사업자간 격차가 확대되는 등 케이블 업계가 지속 쇠퇴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케이블업계의 쇠퇴원인은 SK텔레콤이 이동전화 지배력으로 방송상품을 결합, 초저가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컴캐스트에 대한 견제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통신사업자 AT&T의 위성방송 다이렉TV 인수를 허가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FCC 인수합병 승인 문서 어디에도 컴캐스트 견제효과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양사가 경합하던 일부 지역에서 사업자가 축소돼 소비자의 선택이 감소되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김성철 교수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억지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김 교수는 “제 발제문이 미리 공지됐으니 반대의견이 있다면 링 안에 들어와 정정당당하게 토론하면 되지 않느냐”며 “정말 자신이 있고 논리가 강하면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반론하면 되는데 (심포지움을) 보이콧하는 것은 경우에 어긋났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발제문은 PPT를 요약한 자료다. 설명을 제대로 들어본 것은 아니지 않느냐. (KT와 LG유플러스는) 요약한 것만 보고 억측하는데 맥락을 봐야 한다”며 “(양사가 지적한 부분에) 전부 다 반박할 논리가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김 교수는 발제문 ‘넷플릭스 등 글로벌 사업자가 국내 진입하면 케이블 상품 해지 후 OTT(Over The Top:인터넷TV서비스)로 전환하여 국내 유료방송 시장 침체 가속화 될 것’이라는 내용이 있다는 KT와 LG유플러스의 주장과 관련, “OTT에 영향은 있지만 그리 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영향력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 kt와 lg유플러스가 공동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의 일부./사진:해당자료캡처.

양사는 김용규 교수의 발제문 일부내용도 지적했다. ‘인수기업의 투자로 인하여 케이블사업자의 망이 기가급 망으로 업드레이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부분을 문제삼은 것. 양사는 “CJ헬로비전은 이미 2017년까지 기가인터넷 커버리지 90% 확대계획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김용규 교수는 “KT와 LG유플러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면서도 “그 부분에 방점을 찍은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지배적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올라갈 경우 경쟁적사업자에 의한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가격인하 압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발제문 내용을 들며 “가격 인하 압력이 줄어드니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제 방점”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학회 측의 사전 보도자료로 인해 오해가 생긴 측면이 크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학회가 심포지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김 교수가 발제문을 통해 “인수기업의 투자로 인해 케이블 사망자의 망이 기가급 망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면서 “인터넷 품질향상의 혜택은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전했다는 대목이 담겨있다.

김 교수는 “(제가) 일방적으로 SK텔레콤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도자료가 나갔는데 그렇지 않다”며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학회에 정정 보도자료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학회 측은 29일 저녁에서야 뒤늦게 수정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