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기대주 성적…캐시슬라이드 ‘업’, 피키캐스트 ‘다운’
스타트업 기대주 성적…캐시슬라이드 ‘업’, 피키캐스트 ‘다운’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2.2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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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투자 유치 기업 대상 ‘행동 기반 데이터 분석’ 결과

[더피알=조성미 기자] ‘VC로부터 수십억원 투자 유치’ 최근 스타트업계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소식이다. 한국 경제가 제조업에서 금융업으로 이동하면서 투자 받은 금액은 해당 기업의 성장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 지표가 된다.

그렇다면 높은 성장가능성으로 큰 금액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어떤 성과를 내고 있을까?

글로벌 시장정보기관 TNS코리아가 모바일 패널 행동데이터 ‘Mobile Behave’를 분석해 100억 이상 투자 받은 스타트업들의 성적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100억 이상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은 쏘카(쏘카), 직방(직방), 옐로모바일(쿠차·피키캐스트), 얍컴퍼니(얍), RGP코리아(요기요), 눔(눔 워크), 엔비티(캐시슬라이드). 위드이노베이션(여기어때), 버즈빌(허니스크린), 비트패킹컴퍼니(비트), 야놀자(야놀자) 등 11개사 12개 앱이다.

11개社 중 6개 O2O 비즈니스

특히 이들 11개 회사 중에 연합군의 성격을 띈 옐로모바일을 제외하면 쏘카와 야놀자 등 6개 서비스가 O2O 관련 사업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해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한 ‘쏘카(차량 공유 서비스)’는 사용자 지표로만 보면 성적이 저조하다. 앱 설치자 비율 자체가 10%를 넘지 못했으며, 그중 월별 사용자 비율도 10%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사용자는 20대가 50%, 남성이 79%를 차지할 정도로 편중 현상이 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 분석 베이스 : tns korea mobile behave, 만 19~59세 안드로이스 스마트폰 사용자

이에 대해 박정훈 TNS 코리아 수석컨설턴트는 “향후 마케팅 활동에 무게를 둘 것인지, 아니면 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할 것인지에 따라 현재 기업가치의 타당성이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로 큰 투자금을 끌어들였던 ‘직방(부동산 중개 앱)’의 경우 2014년 1월의 월간 사용자 비율이 0.7%였던 것에서 1년 뒤인 2015년 1월엔 6.4% 수치를 보이며 성장곡선을 그렸다. 이후 월별 등락은 있었으나 일정 수준 이상의 사용자 층을 확보하고 있고, 성·연령 비중도 나름 균형 있게 분포돼 안정적인 모양새를 띄었다.

옐로모바일의 대표 서비스인 ‘쿠차(핫딜 쇼핑포털)’와 ‘피키캐스트(모바일 콘텐츠 플랫폼)’는 하향세를 보였다. 1월 20.9%의 사용자 비율을 보였던 피키캐스트는 상반기 급격한 하락을 겪은 후 회복되지 않은 채 7.2%로 2015년을 마감했다. 이에 대해 박 수석컨설턴트는 “20대 이하 비율이 79% 달한다”며 “사용자층이 제한돼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은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쿠차 역시 7월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이면서 1월(12.7%) 대비 12월은 사용자가 2.7%p 하락했다.

배달 앱 ‘요기요’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하반기 사용자가 소폭 감소한 양상이다.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도 마찬가지로 지난해 1월 14.7%에서 12월 10.9%로 사용자가 줄어들며 업계 전반의 침체 현상이 감지됐다.

▲ 분석 베이스 : tns korea mobile behave, 만 19~59세 안드로이스 스마트폰 사용자

숙박예약 앱, 승자 없는 싸움 치열

숙박예약 서비스인 ‘야놀자’와 ‘여기어때’는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가운데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 수석컨설턴트는 “‘인식(이미지)의 전환’에서 ‘사용자 확대’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한다면 현 수준에서 서로 피 흘리는 싸움만 거듭될 뿐 비즈니스의 질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 분석 베이스 : tns korea mobile behave, 만 19~59세 안드로이스 스마트폰 사용자

또 하나의 라이벌전, ‘리워드 잠금화면’으로 지칭되는 서비스 사용자 지표에서는 업계를 리딩하는 ‘캐시슬라이드’가 두드러졌다.

캐시슬라이드의 경우 1월 34.8%로 시작해 12월 47.1%로, 같은 기간 3% 수준의 사용자 증가에 머문 버즈빌 ‘허니스크린’과의 격차를 넓혔다. 

다만, 버즈빌에서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시작한 ‘OK캐시백 잠금화면’이 30대 이상에서 큰 호응을 얻으면서 경쟁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OK캐시백 잠금화면은 49.9%에 달하는 ‘OK캐시백’ 앱 사용자를 바탕으로 작년 12월 기준 36.6%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캐시슬라이드를 추격하고 있다.  

대형 플랫폼에 막힌 신생업체, 돌파구는?

요즘 잘 나간다는 O2O 콘셉트임에도 불구하고 ‘얍(O2O 커머스 앱)’은 좀처럼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 박 수석컨설턴트는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통사 기반의 ‘시럽(Syrup)’이나 ‘클립(CLiP)’ 등이 워낙 막강하게 소비자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굳이 2개를 이용할 필요가 없는 서비스로 인지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 분석 베이스 : tns korea mobile behave, 만 19~59세 안드로이스 스마트폰 사용자

얍과 함께 대형 플랫폼을 넘어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서비스들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의 ‘밀크’와 ‘S헬스’에 맞서고 있는 뮤직 서비스 ‘비트’와 피트니스 서비스 ‘눔 워크’다.

출시부터 업계의 주목을 받았던 ‘비트’는 작년 상반기 경쟁 서비스인 ‘밀크’가 휘청대는 틈을 타 성장 곡선을 그렸으나 하반기 들어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반면 ‘밀크’는 10월까지 2%대에 머물던 사용자 비율을 12월에 6.6%까지 끌어올렸다. 

‘눔 워크’는 지난해 별다른 성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박 수석컨설턴트는 “플랫폼 장악력이 높은 이통사나 제조사 등의 서비스와 바로 경쟁하게 되는 스타트업의 경우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며 “현재의 고객 가치가 아닌 잠재적 미래 가치를 어필하고 있는 서비스들 역시 언제까지 버티기가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최근 들어 해외에서 성공 신화를 만들었던 유니콘 기업들이 하나 둘씩 쓰러져 간다. 많은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의 사용자 비율을 감안하면 국내 상황 역시 그리 긍정적이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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