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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상정 vs 필리버스터’…테러방지법 날선 대치
‘직권상정 vs 필리버스터’…테러방지법 날선 대치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02.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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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안전이냐 인권이냐” 언론평가도 극명히 엇갈려

국가정보원에 대(對)테러 정보를 집중해 국가 차원의 종합 테러대비책을 마련하도록 한 테러방지법 통과를 두고 여야가 정면충돌하고 있다.

여당은 “북한의 사이버테러는 물론 각종 테러 위협에 우리나라가 무방비로 방치돼 있다”며 국민안전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야당은 “테러방지법을 빌미로 국가정보원에 지금보다 훨씬 큰 권한을 주는 것은 위험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야당은 40여년 만에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 행위인 필리버스터(filibuster·무제한 토론제)까지 발동했다.

핵심 쟁점은 국정원의 권한 남용 우려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정원은 테러 의심 인물에 대해 출입국과 금융거래 및 통신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 또 국정원이 테러에 연루됐다고 의심하기만 하면 누구든 추적·감시할 수 있다. 국정원이 요구하면 영장 없이도 휴대폰 감청 등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여당은 국정원 권한 남용을 막을 장치로 ‘대테러 인권보호관’ 1명을 둬 기본권 침해를 방지하겠다고 했지만, 보안을 앞세운 국정원을 상대로 실질적인 감독 기능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테러방지법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과 “국정원 권한만 키우게 될 것”이라는 주장으로 엇갈렸다.

조선일보는 “야당은 테러 한번 당해보고서야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킬 건가”라고 비판했고, 중앙일보는 “야당은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국가 권력이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이는 지나친 과장”이라고 비판했다.

반대론을 꺼내든 한겨레는 “테러 방지의 실효성은 의심되는데,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민주주의·인권 위협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고 날을 세웠고, 경향신문은 “민간인 휴대전화 해킹 의혹과 간첩조작, 대선 댓글 사건을 일으킨 국정원이 강화된 권한을 테러 방지에만 사용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7차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 표결에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시작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2월 24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선거구 획정 합의했지만, 정치개혁과는 거리가 멀다 / 국정원 권력 남용 가능한 테러방지법 위험하다 /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론으로 더 불안해진 세계 경제

▲ 국민일보 = 제도개선 손 못댄 채 떼밀려 타결한 선거구 협상 / 국민 정신건강에 대한 범국가적 관심 절실하다 / 고령 운전자에 보다 엄격하고 정밀한 검사 적용해야

▲ 동아일보 = 美-中에 한반도 운명 맡기고도 정치권은 對北정쟁인가 / 총선 D-50 여야 기득권 수호로 끝낸 선거구획정 / 체감경기 바닥인데 '경제부처 우수' 평가 누가 믿겠나

▲ 서울신문 = 현역 의원 물갈이 없는 與 공천개혁 공허하다 / 선거구 획정, 행정구역 쪼개도 생활권 존중해야 / 콜버스 운행 지역 확대하라

▲ 세계일보 = 11년 만에 빛 보는 북한인권법에 거는 기대 / 정치권 무능 드러낸 무법 54일 만의 선거구 획정 / 내부순환로 폐쇄 잘한 일…안전엔 빈틈 없어야

▲ 조선일보 = 한국 안보 주권 무시하고 大使까지 '사드 협박' 나선 中 / 국민의당, 번듯한 '제3정당' 되어보지도 못하고 사그라드나 / 野, 테러 한번 당해보고서야 테러방지법 통과시킬 건가

▲ 중앙일보 = 대북 문제에 유연성 잃지 말아야 한다 /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불가피했다 /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 과학수사의 전범 돼야

▲ 한겨레 = 헌정 위협한 국정원에 칼 넘겨준 '테러방지법' / 한국 정치사에 '오점'으로 남을 선거구 합의 / '동네 빵집' 되살린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

▲ 한국일보 = 선거구 합의, 겨우 이런 걸로 그 난리 쳤나 / '사드 논의' 약정, 안보리 결의 이후도 늦지 않아 / 대학 마음대로 책정해 온 입학금 내역 공개해야

▲ 매일경제 = 만시지탄 선거구획정 공정 선거로 민의에 답하길 / 은행권 ISA 취지 퇴색시키는 과당경쟁 자제하라 / 안보위협 큰데 통일ㆍ국방부 업무능력 수준이하라니

▲ 한국경제 = 야성적 충동! '세계 경제ㆍ금융 컨퍼런스'의 위기 해법 / 공장도 못짓는 나라에서 무슨 투자를 늘리나 / 지방 땅값 급등, '그 이후'도 대비해야

조선일보는 ‘野, 테러 한번 당해보고서야 테러방지법 통과시킬 건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정의화 국회의장이 23일 테러방지법을 본회의에 직권 상정하고 처리 절차에 들어갔다. 북한과 국제 테러 단체에 의한 각종 테러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더 이상 테러방지법을 방치할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40여년 만에 필리버스터까지 강행하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 재적 5분의 3 이상 찬성이 없으면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없고 법안 처리는 무작정 지연된다. 이에 따라 이날 여야가 처리키로 합의했던 북한인권법도 무산됐다. 북의 각종 테러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북한 주민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법안이 모두 가로막힌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조선은 “테러방지법은 테러방지센터를 설치해 위험 인물의 출입국, 금융 거래, 통신 정보 등을 수집·조사하는 한편 외국 정부·단체와 정보 협력을 강화토록 하는 내용이다. 야당은 국가정보원에 정보 수집권, 계좌 추적권을 주면 국민 사찰에 악용될 것이라고 우려하지만 대내외 정보 활동을 해본 적 없는 국민안전처에 테러 대응을 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했다.

특히 “국제 제재에 몰린 북한은 언제든 공항·항만 등 우리 주요 시설물과 고위 탈북자 등 주요 인사에 대해 테러를 가할 수 있다. 이슬람국가(IS) 등에 의한 공격 위험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야당은 테러 공격으로 국민이 피해를 본 후에야 테러방지법을 처리하자고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불가피했다’는 사설을 통해 “국가정보기관의 권한 확대가 인권 훼손, 시민의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기에 야당의 반대는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난해 파리 테러에서 보듯 잔혹성이 더해가는 조직적 테러를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 대처할 수 없게 된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중앙은 “테러방지법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 방지를 위해 대테러인권보호관을 두는 등의 제동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더라도 국정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감시는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국가 권력이 국정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란 야당의 주장은 지나친 과장이다”라고 봤다.

반면 한겨레는 ‘헌정 위협한 국정원에 칼 넘겨준 ‘테러방지법’’이란 사설에서 “정작 테러 방지의 실효성은 의심되는데, 국정원의 정치 개입과 민주주의·인권 위협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개혁의 대상이어야 할 국정원이 테러 위험을 핑계로 되레 힘을 부풀린 ‘괴물’로 되돌아온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테러방지법 제정은 오롯이 국정원의 권한과 기능 강화로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민주화 진전으로 존재 의의를 의심받게 된 국정원이 테러 위험을 내세워 권력의 유지를 시도한 지는 꽤 오래됐다. 이번 법 제정에도 핵실험 이후 북한의 테러 위협이 명분이 됐다. 하지만 국정원이 흘린 정보 외에 북한이 실제 테러를 준비한다는 구체적인 근거는 공개된 게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한겨레는 “지금 상황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려우니 직권상정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 그런데도 청와대와 여당은 국정원에 지금 당장 무차별적인 정보수집권과 감청권, 조사권을 주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국가비상사태가 올 것처럼 기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경향신문 역시 ‘국정원 권력 남용 가능한 테러방지법 위험하다’란 사설에서 “테러방지법은 테러방지 효과는 의심되면서도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훼손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경향은 “테러에 대한 개념부터 모호하고 포괄적이다. 이 법은 ‘국가의 권한 행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사람을 상해하여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하게 하는 행위’도 테러 행위로 규정한다. 정부가 집회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점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집회 과정에서 우발적 충돌로 부상당하는 일이 발생했을 때 이 법이 악용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법이 테러 의심 인물에 대해 출입국과 금융거래 및 통신 이용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더 큰 문제다. 국정원이 테러에 연루됐다고 의심하기만 하면 누구든 감시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긴급할 경우 이 같은 정보 수집 사실을 당사자에게 약식으로 설명하고 서면 통보는 사후에 하는 독소 조항도 포함돼 있다. 시민들을 감시하기 위해 최소한 서면 절차조차 생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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