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는 왜 환골탈태할 수밖에 없었을까
바비는 왜 환골탈태할 수밖에 없었을까
  • 임준수 (micropr@gmail.com)
  • 승인 2016.04.2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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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보 오명 쓴 바비, 미래가능성으로 커뮤니케이션
금발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바비인형은 빔보라는 조롱에 시달리기도 한다.
금발의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바비인형은 빔보라는 조롱에 시달리기도 한다.
※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① 빔보 오명 쓴 바비
② 바비의 메이크오버

[더피알=임준수] 미 보수파 케이블 뉴스 채널 <폭스뉴스>의 앵커 메긴 켈리는 작년 8월 6일 공화당 대선 후보 1차 토론회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그동안 당신은 싫어하는 여자들을 돼지, 개, 역겨운 동물로 불렀는데 그런 성깔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이 될 자격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 트럼프를 화나게 했다.

방송이 끝난 후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그 질문을 할 때 메긴 켈리의 눈에서 피가 나오고 있었다. 당신들도 봤을 것이다. 눈에서 피가 나왔고, 그녀의 (다른) 어느 곳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라는 문제적 발언을 했다.

켈리가 월경 때문에 예민해져 자신을 공격했다는 뜻으로 비쳐졌다. 그러고도 성이 덜 풀렸던지 트럼프는 다음날 새벽 3시경 한 지지자가 메긴 켈리를 ‘빔보’(Bimbo·섹시하지만 머리가 빈 여자를 일컫는 속어)라고 비하한 트윗을 리트윗했다. 이후 트럼프는 계속해서 메긴 켈리를 비하하는 말과 트윗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가 사용했던 빔보라는 속어는 1997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팝송 ‘바비걸’에도 나온다. 가사 곳곳에 성적 암시를 주는 이 노래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난 판타지 세상 속 금발의 빔보걸이야.” 결국 대중문화에서 바비는 빔보로 전락한 셈이다.

부모, 교육자, 소비자운동단체, 인권단체 등은 오랫동안 바비인형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왔다. 비단 빔보라는 이미지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자아이에게 금발의 바비는 친구이고 우상이다. 바비처럼 비쩍 마른 몸매는 평생 동경하고 성취해야 할 이상적 몸매로 강하게 각인된다. 어떻게 보면 여성을 상품화하고 물건처럼 묘사해 온 미국 대중문화의 뿌리는 1959년 바비인형이 세상이 나온 때부터 시작된 게 아닐까 싶다.

많은 이들이 바비를 만드는 마텔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지난 세기 마텔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판매량이 줄긴 했어도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억달러(1조원 이상)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제품이 환골탈태하는 게 쉽지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꿈쩍 않던 마텔사, 강한 협공에 ‘흔들’

하지만 21세기 들어서며 시장 여건은 마텔사에게 적대적으로 바뀌었다. 우선 미국 장난감 회사 MGA 엔터테인먼트가 특허 내 만든 브랫츠(Bratz) 인형이 바비가 주도하던 시장을 빠른 기세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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