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7#, 7색’의 5가지 교훈
‘7일, 7#, 7색’의 5가지 교훈
  • 임준수 (micropr@gmail.com)
  • 승인 2016.06.01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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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창의력과 기획력, 그리고 연대

※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뮤지엄위크의 7일, 7#, 7색
② 캠페인의 5가지 교훈

[더피알=임준수] ‘뮤지엄위크(MuseumWeek)’는 전 세계 미술관·박물관이 참여하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이다. 특히 올해는 요일별 테마와 해시태그(#)를 제시, 참여의 폭을 넓히며 비영리기관의 전략 PR활동의 좋은 예가 됐다. (관련기사: 비영리PR은 ‘뮤지엄위크’처럼)

세계 문화 관련 단체의 관심과 열띤 참여 속에 막을 내린 2016년 박물관 주간 캠페인에서 5가지 교훈을 얻는다.

▲ 캠페인 웹사이트(museumweek2016.org) 평가 페이지 공개된 올해 뮤지엄위크의 성과.


첫째, 창의력과 기획력, 협업에 대한 열린 마음이 있을 때 비영리조직들이 전 지구적 캠페인을 전개하기가 수월해졌다는 점이다. 그런 캠페인의 주관 조직이 굳이 미국 쪽 조직일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의 국기원이 세계태권도연맹을 통해 전 세계적인 태권도 주간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벌일 수도 있지 않을까?

인도 정부가 UN에 오랫동안 로비해서 이뤄진 ‘세계 요가의 날’(6월21일)도 소셜미디어를 타고 큰 반향을 일으켰고, 세계의 많은 도시와 요가학원에서 참여했다. 마찬가지로 ‘세계 책의 날’(4월23일)도 전 세계 크고 작은 서점들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는 소셜미디어 행사(#WorldBookDay)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본다.

둘째, 작게 태동하고 크게 도약하라. 프랑스의 12개 박물관과 미술관이 주도해서 시작한 뮤지엄위크 캠페인은 처음부터 전 세계적 동참을 꾀하진 않았다. 물론 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피카소 미술관, 로댕 미술관 등 박물관계의 대형주들이 함께 움직이는 자체만으로도 큰 관심과 주목을 얻었겠지만 그 시작은 유럽에 국한됐다.

하지만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는 반드시 밈(meme) 되어 퍼져나가게 돼있다. 크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시작 때부터 먼 안목을 가져야 하며, 해를 거듭하며 자연스럽게 진화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기획을 할 필요가 있다. 몇 개월 준비해서 한 시즌 끝내고 마는 캠페인은 이제 의미가 없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뮤지엄위크 캠페인 역시 매년 규모도 커지고 참여 기관들의 플랫폼 이용도 진화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캠페인에선 세계 주요 박물관들이 트위터 외에 새로운 소셜 플랫폼상에서 재미난 기획을 했다. 오르세 미술관은 뮤지엄위크를 기념해 르누와르의 <도시의 무도회>와 <시골의 무도회>를 벽에 거는 장면이 담긴 움짤(움직이는 사진을 일컫는 속어)을 바인(Vine)을 통해 공유했다.

뉴욕현대미술관은 행사 기간 미국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선구자인 잭슨 폴록 전시관의 가이드 투어를 페리스코프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실험적 시도를 했다. 또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은 소셜 큐레이션을 통해 이야기를 구성할 수 있는 스토리파이(Storify)를 이용, 뮤지엄위크에 올린 한주간의 트윗을 엮어서 기록으로 남겼다.

▲ 출처=공식 페이지

셋째, 연대와 조직으로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을 견인하라. 페이스북과 트위터처럼 소셜미디어 대형주들도 언론에 주목을 받을만한 의미 있고 혁신적인 캠페인을 수용하고 파트너십을 맺는 데 적극적이다. 페이스북이 작년 11월에 비영리조직의 캠페인을 돕는 사이트를 연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가입자의 이용이 점점 줄고 가까운 미래에 소멸할 것이라는 부정적 예측에 시달리는 트위터사로서는 뮤지엄위크처럼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캠페인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단일한 조직이 캠페인을 하는 것보다는 같은 사명 아래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비영리조직들이 함께 뭉쳐 규모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넷째, 세심한 영역까지 신경 써라. 뮤지엄위크 캠페인 조직 본부에서는 2016년 캠페인의 성공을 위한 행동지침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의 세밀한 부분까지 챙겨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소통을 하도록 배려했다. 로고와 폰트는 물론, 요일별 테마에 해당하는 해시태그, 이모지(emoji) 그리고 HTML용 컬러코드까지 들어있는 홍보물을 압축 파일로 올려 각 기관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다섯째, 색은 사회·문화적 연대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공유 자원이다. 소셜 시대에 사람들은 색의 공유를 통해 코드를 찾고 연대의식을 가지며 누군가를 기린다. 예를 들어 동성애 지지자들은 무지개색에서 연대를 느낀다. 최근 세기적 팝가수 프린스가 죽었을 때 소셜미디어에는 보라(퍼플)색의 물결이 이어졌다. 에펠탑도 퍼플빛을 발산했다.

뮤지엄위크 측의 경우 일주일동안 각기 다른 테마에 독특한 색을 부여하고 이 색을 이용해 이모지와 캠페인 로고 등을 만들었다. 실제 캠페인 로고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요일별 색상이 모두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일별로 테마를 자연스럽게 잇는 이야기 구성도 뛰어났지만, 색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좋은 느낌을 구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프랑스인들의 생각하는 힘과 예술적 안목에 경의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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