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과 브랜드의 ‘잘못된 만남’
모델과 브랜드의 ‘잘못된 만남’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6.0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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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구설에 휘말린 손, 잡을 수도 놓을 수도

[더피알=조성미 기자] 최근 연예인들의 잇단 구설로 광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유명인이 사건·사고로 사회면을 장식할 경우 곧바로 그들을 얼굴로 내세운 제품 혹은 브랜드에도 시선이 쏠리기 때문이다. 근래엔 스타들이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유사 업종과 관련한 부정적 이슈가 돌출돼 광고주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윤제문이 등장하는 광동제약 힘찬하루 헛개차 광고의 한 장면.

얼마 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배우 윤제문이 대표적이다. 개봉 예정이거나 촬영 중인 작품만 5편에 이를 정도로 각광받는 배우인 그의 입건 소식에 영화계는 물론 광동제약까지 비상에 걸렸다. 광동제약의 숙취해소음료 ‘헛개차’의 모델이 다름 아닌 윤제문이기 때문.

매일매일 술자리를 만드는 직장상사의 모습으로 ‘회식경쟁력’을 외치던 광고 속 모습과 달리, 현실 속 윤제문은 음주 후 운전대를 잡는 아이러니함으로 많은 이들에 실망을 안겼다. 부정적 여론에 따라 광동제약 측은 윤제문이 등장하는 광고 영상을 공식 계정에서 삭제하고 모델 계약 해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역시 음주운전으로 입건된 개그맨 이창명이다. 지난 2012년부터 대리운전 업체의 광고모델로 활동해왔던 것. DMB와 케이블TV 등에 송출되던 광고에서 “술 드셨어요? 운전하시게요?”라며 대리운전을 권하던 이창명이었다.

이렇듯 광고를 통해 바른 음주문화를 설파하던 이들이 되레 음주운전의 당사자가 되면서 관련 기업을 당혹케 만드는가하면, 명백한 위법은 아니지만 ‘찜찜한’ 구설에 오르내려 광고 및 마케팅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대리운전 광고에 등장한 이창명, 디자인 표절로 구설에 오른 윤은혜, 화웨이의 y6를 들고있는 쯔위.

중국 기업 화웨이의 Y6를 ‘쯔위폰’이란 애칭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마케팅했던 LG유플러스는 올초 불거진 이른바 ‘국기 논란’으로 광고를 중단했다. 대만 국적의 쯔위(트와이스)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부정적 여론의 확산을 끊고자 한 조치였다. (관련기사: #브랜딩_되어진다는_+1)

반면, 디자인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윤은혜를 모델로 기용한 패션브랜드는 행사를 강행하는 수를 두기도 했다. 핸드백을 쥔 채 공식입장을 밝힌 윤은혜의 모습에 ‘사과 마케팅’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대중의 날카로운 시선은 브랜드로까지 전이되는 모양새였다. 

이처럼 광고모델이 사건에 연루되거나 구설에 오를 경우 광고주 입장에서는 대응방식에 차이를 보인다. 모델의 부정적 이미지가 브랜드로 번지기 전에 끊어내기도 하지만 선을 긋지 못하는 경우도 더러 있는 것이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모델이 갖고 있는 좋은 이미지를 차용하려고 사전에 많은 조사를 하지만 여러 돌발적인 변수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기존에 약속된 광고집행이나 행사 등을 놓고 대안을 제시하기 어려울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구설수에 오른 연예인을) 계속 기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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