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인사이트’, 패러디 ‘윾사이트’에 발목
큐레이션 ‘인사이트’, 패러디 ‘윾사이트’에 발목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6.27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사언론 바로 잡겠다” 맹공…법적공방 가나

[더피알=안선혜 기자]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급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해온 뉴미디어 <인사이트>가 SNS상에서 도리어 풍자 뉴미디어에 치이는 형국이 됐다.

패러디 사이트 <윾사이트>가 인사이트 콘텐츠를 정면으로 문제 삼으며 저격수로 나선 것이다. 공식 사이트는 물론 페이스북 페이지까지 개설해 거침 없이 인사이트에 맹공을 가하고 있다.  

특히 윾사이트 페이지의 경우 개설 일주일여만에 1만5000명가량의 팬을 확보하는 등 빠르게 이용자 시선을 끌고 있다. 이 페이지는 주로 인사이트에 실린 기사를 비판하는 게시물을 링크 형태로 발행한다.

▲ 윾사이트 페이스북 페이지에 게시된 윾사이트 기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온 발언을 그대로 따서 기사를 쓴 것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 있다.

‘따봉(좋아요) 받으려고 미담 사례까지 조작하는 인사이트’ ‘인사이트 선동 기사에 끙끙 앓는 리쌍’ 등 기사 형태를 차용한 글을 공유하는 식이다. 

결국 패러디 대상이 된 인사이트에서 공식적으로 항의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인사이트는 최근 윾사이트 측에 페이지 삭제 및 폐쇄를 요청하며 불이행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자사에 대한 확인되지 않는 사실과 비방 내용을 게재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윾사이트 운영자는 오히려 인사이트 측의 이같은 강경 대응마저 기사화해 풍자의 소재로 삼았다. ‘김윾머’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이 운영자는 인사이트를 ‘유사언론’이라 칭하며 페이지를 삭제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심지어 “(페이지 삭제 및 폐쇄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명일(23일) 민형사 법적절차를 밟겠다”는 인사이트 측의 메시지를 그대로 공개하며 “그러세요 파이팅”이라 답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 윾사이트에 올라온 인사이트의 법적 조치 예고 기사.

윾사이트 페이스북에 게재한 해당 기사 링크에는 다른 어떤 게시물보다 많은 270여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열렬한 관심이 쏟아졌다.

한 이용자는 “고소를 해도 웃음거리고 고소를 하지 않아도 웃음거리가 되는 상황에 처해졌네”라며 인사이트 측의 난감한 상황을 꼬집기도 했다.

인사이트를 정면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 윾사이트 운영자는 <더피알>과의 서면인터뷰에서 “말 같지도 않은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유사언론들이 너무 많아 바로잡겠다는 취지”라며 “그 대상이 꼭 인사이트만은 아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가 페이스북을 기반으로 성장한 언론 중 가장 크고 인지도가 높아 패러디하기 용이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모르는 곳은 패러디를 해봐야 사람들이 뭘 따라한지 알지도 못한다”며 “윾핑턴포스트코리아나 윾키트리는 좀 어감이 안 맞아서 (인사이트로 정했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 측의 법적 대응에 대해서도 전혀 개의치 않는 표정이다. “3년 이상 페이지를 관리하면서 법적조치를 취한다는 사람을 1000명 이상 봤지만 실제로 송달조차 된 적이 없다”면서 “삭제되더라도 다시 만들어서 운영할 계획”이라며 사이트 운영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그러면서 “만약 정말 소송이 걸려온다고 해도 어차피 전담 로펌이 있어 법률적인 문제는 그곳에 맡기고 페이지 관리에만 신경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윾사이트는 현재 김윾머라는 필명의 운영자 혼자 꾸려가고 있다. 향후엔 전·현직 기자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이 운영자는 현재 윾사이트 외에도 6~7개의 페이지를 추가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중 유머 관련 페이지는 50만명 이상의 팬을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뉴미디어를 향한 뉴미디어의 반란은 빠른 속도로 지지자들을 결집시켰지만, 윾사이트에서 사용하는 다소 거친 언어와 논조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무분별하게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을 빗대 ‘따봉충’이라 칭하거나, 기사 중간 중간 욕설을 섞는 등 비하성이 느껴지는 발언들도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운영자는 “(따봉충과 같은 표현은) 본인이 자주 쓰는 단어”라며 “굳이 사용하는 단어에 구애받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김윾머라는 필명 역시 특정 집단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실제 윾머는 ‘유머’를 변형시켜 표기한 것으로,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야구갤러리나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에서 야민정음(야구갤러리+훈민정음)이라 칭하며 ‘유’를 ‘윾’으로, ‘광’을 ‘팡’으로 바꾸는 식의 변형을 하기도 한다.

한편 <더피알>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인사이트 측이 실질적으로 법적 조치에 나섰는지 등 사정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