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엔 있고 서든어택2엔 없는 ‘Why’
오버워치엔 있고 서든어택2엔 없는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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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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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스의 팀플노트] 성패의 핵심 요인은?

[더피알=브랜디스] 7월 6일 정식 출시한 넥슨의 ‘서든어택2’가 오픈베타 23일 만에 9월 29일부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4년간 300억원 이상의 개발비를 투입했지만 출시 직후부터 여성 캐릭터 선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은 서비스 종료 선언으로 이어졌다.

서든어택2가 빠르게 퇴장하게 된 것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블리자드사의 ‘오버워치’와 비교해 서든어택2의 조기 종료 원인을 살펴보고자 한다.

브랜드 기본을 간과하다

브랜드를 가장 먼저 생각했을 때 떠올라야 하는 것이 바로 브랜드의 ‘왜(Why)’이다.

▲ 사이먼의 골든 서클.

사이먼 사이넥(Simon Sinek)의 골든 서클(Golden Circle) 모델에 따르면 브랜드는 어떤 제품을 만들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든지 간에 무엇을(What), 어떻게(How) 만드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Why)가 가장 중요하다.

즉, 우리 브랜드가 왜 이런 제품을 만든 것인지, 어떤 이유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왜를 가장 잘 실천한 브랜드가 바로 애플이다. 골든 서클에 빗대 보자면 애플은 ‘현실에 도전하고 다르게 생각하라는 가치를 믿습니다’라는 Why, ‘이를 위해 아름다운 디자인을 지닌 사용자 친화적인 제품을 만듭니다’라는 How, ‘그 결과 이처럼 훌륭한 컴퓨터를 만들었습니다’라는 What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이렇게 브랜드는 자신들의 가치가 담긴 Why로 시작해 모든 제품을 그것에 맞춰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며, 소비자들 역시 이 가치에 공감해 제품을 믿고 구매한다.

그렇다면 서든어택2의 Why는 무엇일까? 홈페이지에 따르면 서든어택2는 ‘전작에서의 극한의 타격감과 희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며 더욱 강렬해진 전투와 재미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서든어택2는 이러한 메시지를 자신들이 플레이어(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

▲ 선전성 논란에 휩싸이며 서든어택2에서 삭제된 한국인 캐릭터 '김지윤'과 공식 영상의 주인공 '미야'.

여자연예인 캐릭터를 만들어 성공했던 전작 서든어택1을 답습, 여성 캐릭터들의 신체만 부각한 트레일러 영상과 남성 캐릭터와는 다른 여성 캐릭터들의 모습으로 출시 직후부터 선정성 논란을 자초했다. 또한 캐시를 충전해 무기를 사야 강해지는 시스템을 도입해 플레이어의 입장보다는 회사의 수익성만을 강조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게 했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원했던 것이 아름다운 여성캐릭터인가? 혹은 비싼 돈을 주고 무기를 사서 자신의 우월감을 과시하고 싶어 한 것인가? 아닐 것이다. 결국 서든어택2는 자신들이 게임을 만든 이유(Why)를 전달하지 못했다.

게임의 판을 뒤집다

반면 오버워치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Why가 고스란히 유저들에게 전해졌다. 개발자들은 기존 FPS(1인칭 총싸움) 게임은 상대방을 죽이지 못하고, 손이 느린 플레이어들은 게임을 즐기지 못했던 점에 대해 의문을 가졌다.

그래서 총을 쏘지 못해도 각자의 역할(공격·수비·돌격·지원)에 맞춰 플레이를 하고, 상대방을 죽이지 못하더라도 그저 살아있기만 해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캐릭터까지도 만들었다.

덕분에 오버워치는 일반인들은 물론이고 지적장애인들도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감사의 인사를 듣게 됐다. 개개인의 뛰어난 역량보다는 팀원 간의 협업을 중요시한다는 게임의 출발 당시 세워진 가치에 부합하는 ‘모두가 함께 하는 게임’이 된 것이다.

오버워치를 골든 서클에 빗대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FPS게임’이라는 Why, ‘기존과는 다르게 각자의 역할을 부여한다’는 How, ‘협업이 가장 중요시 된다’라는 What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기존 FPS플레이어들은 너무나 많은, 하지만 별다른 차이점 없이 그저 상대방을 죽이고 승리만을 추구하는 게임에 지쳐있었다. 이러한 게임시장 속에서 오버워치는 단순히 이기기만을 위한 게임이 아닌 FPS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협업을 통한 승리’라는 새로운 니즈를 파악했다고 볼 수 있다.

▲ 오버워치는 공격뿐만 아니라 다양한 역할의 캐릭터로 협업을 중시하는 콘셉트를 실현했다. 사진=공식 페이지

게임 한 판이 끝나면 ‘누가 많이 죽였냐’가 아닌 어떤 플레이어가 팀을 위해 ‘기여를 많이 했느냐’로 순위로 나온다. 또 같이 게임을 한 인원들의 칭찬 투표는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다른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는 기능이다.

오버워치의 Why는 소비자를 정확히 관통했다. 그 결과 203주라는 긴 시간동안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리그오브레전드(LOL)’을 제치고 출시 3주만에 1위 자리를 차지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성공의 이유에는 뛰어난 그래픽, 다양한 캐릭터, 현실감 있는 맵, 회사의 수익보다는 플레이어를 위한 게임운영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Why로부터 출발한 것이 주효했다.


brandis is...
도전을 통해 나와 이 사회의 성장을 이끌어가는 세종대학교 브랜드 전략 연구회. 캠페인 및 커뮤니케이션 사례 등을 마케팅을 배우는 학생의 시각으로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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