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광고인듯 중간광고아닌 K팝스타의 ‘60초 후 2부’
중간광고인듯 중간광고아닌 K팝스타의 ‘60초 후 2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12.15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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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부 나눠 유사 중간광고 밀어넣기…방통위 “내부 검토 중”

[더피알=안선혜 기자] 지상파식 중간광고의 포문을 연 것일까. 마지막 시즌을 시작한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가 프로그램 중간에 ‘60초 광고’를 도입해 뒷말을 낳고 있다.

현행 방송법상으로 보면 문제없는 편성이지만, ‘60초 후 2부가 이어집니다’는 안내 문구는 케이블 방송의 중간광고를 상징하는 ‘60초 후 시작됩니다’는 멘트와 꼭 닮아 있다. 이 때문에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는 ‘변칙 중간광고’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을 한 K팝스타는 이번 시즌을 1부와 2부로 나누어 편성하면서 사이에 광고를 배치, 지상파 방송에는 허용되지 않는 중간광고의 느낌을 주고 있다.

▲ k팝스타 1부 끝 장면.

그간 다른 지상파 방송들도 시청률이 높은 주말 간판 예능 프로그램에서 유사한 시도를 하긴 했었다. 가령 MBC 일밤 ‘복면가왕’과 ‘진짜사나이’처럼 한 프로그램 내 두 개 코너를 편성해 그 사이 광고를 방영하는 식이다.  

하지만 K팝스타처럼 하나의 프로그램을 1,2부로 쪼개 60초 광고를 집행한 사례는 없었다. SBS 측은 이와 관련해 중간광고가 아닌 PCM(프리미엄 광고)이라는 새로운 광고 형태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SBS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이번 시즌 K팝스타 편성 시간이 기존 85~90분에서 105~110분 정도로 늘어났는데, 전 세계적으로 봐도 이렇게 긴 프로그램이 없기에 불가피하게 1,2부로 나누게 됐다”며 “프로그램 타이틀이 들어가는 방식으로 1부와 2부의 구분이 명확하기 때문에 방송법이나 광고집행 상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른 지상파방송 관계자 역시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관계자는 “프로그램 구성 상으로 봤을 때 명백한 분리점이 있다”며 “노래 중간에 끊는 것도 아니고, 라운드별로 진행되기에 명확한 타이밍에 나누어져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상파 측의 이같은 변에도 불구하고 ‘60초 광고=중간광고’라는 인식이 워낙 강하게 형성돼 있어 유료방송계와 광고계 쪽에선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다른 주말 예능의 경우 전혀 다른 프로그램 사이에 광고가 들어가기에 형식적 조건을 만족한다고 판단해 인정해줬는데, 이번 건은 다른 상황이라 내부에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자(방송사) 측에서는 편성을 기준으로 삼기에 형식적 기준을 만족했다는 입장이나, 민감한 사항이기에 이를 고려하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행 방송법 시행령상 중간광고는 매회 광고시간은 1분 이내로 해야 한다. 45분 이상 60분 미만인 방송프로그램의 경우 1회 이내, 60분 이상 90분 미만인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2회, 90분 이상 120분 미만인 방송프로그램의 경우 3회 이내로 내보낼 수 있다.

120분 이상 150분 미만인 방송프로그램은 4회, 150분 이상 180분 미만은 5회, 180분 이상인 방송프로그램은 6회 이내이다.

영화전문채널 등에서는 이미 180분 이상의 영화일 경우 광고 수를 늘리기 위해 1부와 2부로 나눠 편성하는 꼼수가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기도 하다. 프로그램 광고까지 받기 위한 수단이다.

방송사들이 여러 방식으로 중간광고 도입에 열을 올리는 것은 그만큼 광고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전후 CM의 경우 방송프로그램 대비 광고시청률이 20~30%까지 떨어지는 반면, 중간광고는 본 프로그램 시청률의 80~90%까지 나오기도 한다.

지상파 한 관계자는 “(K팝스타도) 기본적으로 광고시청률은 잘 나왔다”며 “다만 12월 광고 시장이 어려운 데다, 광고주가 한정된 상황에서 CJ E&M 드라마 ‘도깨비’와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푸른바다의 전설’ 등 쟁쟁한 프로그램들과 동시에 물량을 나눠 가지다보니 수요가 막 몰리고 있지는 않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방통위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향후 지상파 방송들의 변칙 광고 시도는 보다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관계자는 “중간광고성으로 만들어서 효과를 보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지만, 요즘 시청자들이 과거처럼 긴 호흡의 콘텐츠를 진득하게 앉아서 즐기지 않는다”면서 “시청자가 선호하는 프로그램의 길이를 찾아가면서 광고 효과를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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