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럴 2.0시대 위한 우리의 자세
바이럴 2.0시대 위한 우리의 자세
  • 신현일 (jun0689@naver.com)
  • 승인 2016.12.21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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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일의 컨버전스토리] 수만피스의 퍼즐이 맞아떨어지도록

[더피알=신현일] 매년 이맘때면 내년 마케팅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키워드와 전망이 쏟아진다. 모든 마케팅활동이 디지털로 귀결되는 요즘, 매번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바이럴(viral)에 대한 관심과 영향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바이러스(virus)에서 유래한 바이럴. 이제 이메일, 푸쉬알림, 정보성 광고 바이러스에 충분한 내성이 생긴 유저들을 위한 좀 더 강력한 바이러스가 필요한 시점이다.

▲ 모든 마케팅활동이 디지털로 귀결되는 요즘, 새로운 바이러스가 필요하다.

영상이 중심에 서다

바이럴 마케팅은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바이러스처럼 빠르게 확산시키는 것이다. 최근 매체의 중심이 되고 있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이 촘촘하게 네트워크로 연결되면서 가능해졌다.

브랜드가 가진 메시지와 스토리를 다양한 테마와 엔터테이닝 요소로 만들어 낸 브랜드무비, 영상, 뮤직비디오, 최근엔 다큐멘터리 형식 등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전파된다. 바이럴의 궁극적 목표는 소비자가 스스로 콘텐츠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1인 매체의 기능을 기대하는 것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영상광고는 대부분 TV매체만을 위한 광고물 형태였다. 15초와 30초로 대변되던 정형화된 영상광고물은 이제 그 형태와 목적이 다양해지고, 부유한 대기업의 산물로만 여겨지던 위상도 개그맨 유세윤의 광고회사(광고백)처럼 100만원이면 만들어준다는 곳들이 생기면서 문턱이 낮아졌다.

그러나 관심이 높아지면 대가도 따르는 법, 영상 소비에 대한 고객들의 입맛은 더욱 까다워졌다. 단편적으로 70% 이상의 유저는 동영상광고가 플레이 되고 있는 동안에 스킵(skip) 버튼과 광고종료 시간만 보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최근 광고에 크리에이티브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지만, 개인적으로 크리에이티브가 좋으면 매체비가 덜 나간다는 수치는 얼마든지 증명할 수 있다.

이미 시스템에서 고객이 영상에서 몇 초에 이탈했는지 트래킹이 가능하기에 광고의 소재는 더욱 중요하다. 바이럴 영상이 보편화되는 만큼 유저들은 개인 기호에 따라 다양한 영상채널에서 콘텐츠를 즐기고 있지만 그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그 선택 안에 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 바이럴 마케팅이 각광받으며 다양한 형태의 영상 콘텐츠가 봇물을 이룬다.

바이럴 마케팅은 동영상 외에도 이미지, 문서메시지, 소프트웨어, 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 가능하다. 하지만 영상이 갖는 시각적 주목성과 온라인 매체 확산성은 그 어떤 콘텐츠 타입보다 강력하기에 앞으로도 더욱 주목 받고 발전할 것이다.

지난 3월말 인스타그램이 15초까지만 올릴 수 있는 동영상 재생시간을 60초로 늘려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60초 동영상’의 이유는 최근 6개월 사이 사용자들의 동영상 시청시간이 무려 40%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미지 위주의 게시물로 대표되던 인스타그램도 점점 동영상 게시물의 비중이 높아질 것은 굳이 예상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다.

페이스북은 지속적으로 영상 콘텐츠를 유저들이 최적화해 볼 수 있게끔 기능을 개선하고 있고 아마존은 유튜브와 유사한 영상플랫폼 서비스인 ‘아마존 비디오 다이렉트’를 선보였다. 결국 영상을 통해 유저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그 경험에 다양한 광고와 커머스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분명 그 안에는 ‘모바일 퍼스트’ ‘개인화 큐레이션’ ‘실시간 타깃팅’ 등 마케팅 성과 강화를 위한 디바이스와 디지털 기술에 대한 중요 고려사항들이 포함돼 있다. 어찌 보면 영상이 유통되기에 최적화된 환경과 기술적 제반 사항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반면, 크리에이티브와 캠페인 기획의 성공 사례는 더욱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앞서 이야기한 치열한 경쟁이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영상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즐길거리를 만들라

지난 7월,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든 키워드 하나가 있다. 바로 ‘#놀아보고서’이다. 숙박앱 야놀자가 내건 캠페인으로, 말 그대로 재미있게 놀아보고서 보고서를 쓰면 된다는 취지다. 광고모델로는 조정석이 등장해 론칭부터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재미를 더했다. ▷관련기사: 브랜드가 탄생시킨 유행어

#놀아보고서 캠페인은 론칭편과 함께 ‘해외에서 #놀아보고서’ ‘야시장에서 #놀아보고서’ ‘과거로 #놀아보고서’ 등 4편의 영상이 공개된 후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합해 7월 한 달간 총 830만 이상의 뷰를 달성했다고 한다.

이로 인해 불과 한달 만에 #놀아보고서 해시태그를 달고 생성된 콘텐츠가 인스타그램에 4000개 이상, 블로그 및 각종 커뮤니티에 500건 이상 업로드 됐다. 다른 대규모 캠페인처럼 TV나 영화관 등 주요 매체가 포함되지 않은 순수 디지털 캠페인인 걸 감안하면, 최근에 진행된 캠페인 중에서는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꼽을 수 있다.

#놀아보고서의 성공요소는 조정석이 등장한 바이럴 영상과 인스타그램의 태그(#놀아보고서)로 유저들과 경험을 공유한 것이다. 여행이나 맛집 기행에서 찍은 사진에 #놀아보고서를 단 고객들에게 이벤트를 통한 상품을 제공, 그들만이 즐기는 문화를 함께 공유한 것이 신의 한 수라고 평가한다. 유저들이 만들어 낸 콘텐츠가 기업의 콘텐츠가 돼 자연스럽게 바이럴이 된 케이스다.

이제 브랜드가 고객을 선택하는 시대는 가고 있다. 고객이 자신의 경험을 통해 브랜드와 관계를 맺고 몰입하게 하는 일련의 유기적인 과정이 결국 마케팅의 성공요인이 되고 바이럴의 중심이 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마케팅은 계속 되지만 성공 사례는 수만피스의 퍼즐이 딱 맞아 떨어지는 노력과 디테일이 필요하다. 막연히 바이럴 영상을 만들면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매출에까지 영향을 주겠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기획과 제작 후 확산전략 그리고 매체믹스 및 매체 특징을 고려한 프로모션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필히 캠페인 사전 단계에서 꼼꼼하게 기획한 후 진행해야 한다.

요즘처럼 어수선한 시절, 소비자들에게나 마케터들에게나 가슴 한 켠을 시원하게 뚫어줄 사이다같은 캠페인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신현일

브랜드컨설턴트에서 디지털의 매력에 빠져 현재 IT기업 브랜드매니저로 서바이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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