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부터 광고까지…확대되는 인공지능
검색부터 광고까지…확대되는 인공지능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7.01.0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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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TPO 맞춤서비스 정교화…인간 크리에이티브 영역에도 도전
인공지능(AI)이 빠른 속도로 우리 일상에 파고들고 있다. 외국어를 못해도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콜센터 상담원 대신 인공지능에게 불만을 제기할 날이 머지않았다. 인공지능이 바꾼, 바꿀 커뮤니케이션 모습을 본다.

① 커뮤니케이션 위한 인공지능, 어디까지 왔니
② 인공지능 비서, 귀찮은 일 척척
③ 검색부터 광고까지, 확대되는 인공지능

[더피알=문용필 기자] 인공지능은 보다 진일보한 인터넷 검색도 가능케 해준다. 정확한 검색어나 분류를 입력하지 않아도 원하는 결과를 도출해내는 수준에 다다랐다. 지난 연말 론칭된 인공지능 기반 검색서비스 ‘마이셀럽스’가 대표적이다. 구글 인공지능 팀과의 협력으로 개발한 머신러닝 기반의 빅데이터 처리 기술이 적용됐다.

▲ 인공지능 기반의 검색서비스 ‘마이셀럽스’. 모바일 화면 캡처

마이셀럽스의 가장 큰 특징은 소셜상에 존재하는 무수한 데이터를 TPO(시간 장소 상황)에 따른 취향 검색으로 분류해 큐레이션 해준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저녁 때’ ‘우울 할 때’ 같은 추상적인 속성언어로도 검색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빅데이터 기술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인물정보 제공도 기존 포털과는 다르다. 이 회사 신지현 대표는 “이름, 성별, 나이, 키, 몸무게는 어디서나 찾을 수 있다. 마이셀럽스는 해당 인물에 대한 특정 기간의 관심도, 그리고 실제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매력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살아있는 프로필 정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기능은 기업에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광고모델을 기용할 때 해당 연예인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이미지 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업종별 분류가 아닌 사용자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춘 온라인 광고서비스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크리에이티브에 도전한 AI, 결과는?

기존 광고업계에서도 인공지능의 활용도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최환진 한신대 미디어영상광고홍보학부 교수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체 계획을 세우는 프로그램이 이미 미국에서는 상용화되고 있다. 특정 블로그와 앱 등의 이용자 유형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광고를 노출시키는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시범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마케팅 영역에서도 데이터를 활용한 타깃형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박세정 디지털마케팅코리아 대표는 “현재 인공지능을 이용한 분석 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해외의 경우 링크드인이나 페이스북에서 특정인물의 정보를 모두 모아 성향을 분석하는 툴이 있다”며 “해당 인물에게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면 좋을지를 리포팅 해준다. 인공지능이 인간 대신 잠재고객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케이스도 있다”고 밝혔다.

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장은 “(글로벌 IT 자문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오는 2018년까지는 전체 비즈니스 문서의 20% 가량이 인공 지능으로 작성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며 “인공지능을 통해 광고효과 분석도 좀 더 면밀해질 것이고 맞춤형 광고도 정교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홍보도 로봇에게 자리를 내주고 말 것인가?

▲ 마케팅을 위한 타깃형 인공지능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효과적인 광고·마케팅 전략을 위한 보조적 수단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의 능력 은 이제 인간의 크리에이티브 영역을 넘보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관련기사: D-4년, 우리자리는 안녕할까?

지난해 7월 일본에서는 인간과 인공지능의 ‘광고 대결’이 큰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껌 브랜드 클로렛츠가 마련한 이 이벤트는 인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와 인공지능이 각각 같은 제품의 광고를 만들고 소비자들의 투표를 통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인공지능 CD’는 기존 광고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과감히 인간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어떤 광고를 인공지능이 만들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결과는 인간 CD의 승리로 끝났지만 인공지능이 만든 광고도 46%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인간 크리에이티브에 도전장 미국에서 개발된 인공지능 광고카피 작성시스템 ‘퍼사도 (Persado)’는 카피라이터들에게 위협적인 존재로 다가온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지난해 8월 발간한 <주간기술 동향> 1760호에 따르면 퍼사도는 ‘인지적 콘텐츠 플랫폼’이 라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콘텐츠를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웹사이트나 메일, 페이스북 등에 삽입되는 캠페인 메시지를 작성할 때 사용되고 있다. 여행사라면 ‘당신의 일생에 남을만한 여행을 선물해보세요’같은 카피를 작성하는 식이다.

보고서는 “마케터들이 주로 사용하는 카피라이팅 약 100만 단어와 문구를 축적해 메시지가 각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감정을 분석한다. 이후 메시지 형식과 문장의 구조, 감정적인 단어의 행위 유발에 따른 마케팅 소구 등을 기반으로 점수화하게 된다”며 “이를 토대로 메시지를 작성한 다음 최적화 해 23개 언어로 번역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환진 교수는 “광고의 크리에이티브나 아이디어는 인간의 제품과 소비자,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통해 나오는 것”이라며 “인공지능은 이같은 경험치를 모아 조합하기 때문에 데이터가 축적되고 연산능력이 커지면 인간이 생각하는 범위를 넘어선 메시지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 라고 내다봤다.

디지털 크리에이터인 고일진 대홍기획 책임도 “분석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인간의 창의력보다 더 발전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고 책임은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며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완전한 크리에이티브에 다가서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예상했다.

AI 시대 화두로 떠오른 ‘데이터 윤리’

여타의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이 빠른 시간 안에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진형 LG CNS 소셜 데이터 분석팀장은 “인공지능은 여론조사에서 사람들의 가감 없는 생각을 얻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깊은 고민이 담긴 의견을 알아채기는 어렵다. 여기에는 기존의 조사방식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한상기 소장도 “챗봇은 아직까지 제한적 기능”이라며 “대부분 기존 콜센터 직원 업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인간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세정 대표 역시 “인공지능이 전략적인 마케팅 판단을 내리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향후 3~5년까지는 인간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인공지능도 엄연히 인간이 만든 ‘기계’인 만큼 오류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부분이다. 최근 이를 뒷받침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중국에서 개발된 인공지능 로봇 ‘샤오팡’은 지난달 한 전시장에서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 인공지능이 빠른 시간 안에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사진은 지난 8월 진행된 카오스 콘서트 '인간지능 vs 인공지능'. 뉴시스

인공지능을 운영하는 인간의 윤리의식과 편견도 관건이다. 한상기 소장은 “미국 정부는 인공지능 학습에 이용되는 데이터의 왜곡성과 편향성에 대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때문에 데이터 윤리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백인 이름과 흑인 이름으로 (인터넷) 검색할 때 보이는 광고가 달랐다는 내용의 논문도 있다”면서 “이렇게 데이터 작성자가 편향된 시선을 갖고 있으면 인공지능에도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는 이야기” 라고 덧붙였다.

한 소장은 또 “만약 인공지능이 광고나 마케팅 캠페인을 검증한다면, 편향된 데이터를 갖고 있을 경우 문제가 있다고 이를 승인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며 “판단의 기준을 누가 제공했느냐에 따라 도출 결과가 다르지 않겠느냐”고 한계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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