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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광고’로 결론난 자일리톨껌의 성공
‘과장광고’로 결론난 자일리톨껌의 성공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02.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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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조사 결과 ‘충치예방’ 표기 못해…들쑥날쑥 기준에 소비자만 ‘호갱’

[더피알=서영길 기자] 충치예방 효과를 내세워 지난 10여년간 소비자들을 만나온 자일리톨껌. 그런데 식품당국이 최근 이 제품에 ‘충치예방’이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도록 했다. 건강기능식품에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들쑥날쑥 기준에 제품 효능을 믿고 구매해온 소비자들만 우롱당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충치예방' 또는 '충치예방에 도움이 되는' 문구를 내걸고 판매되는 자일리톨껌. 출처: 공식 블로그, 오픈 마켓

자일리톨껌의 선두격인 롯데제과가 해당 껌을 본격적으로 들고 나온 건 2000년대 초반이다. 이후 2004년 보건복지부가 자일리톨 성분을 ‘충치 발생 위험 감소에 도움을 줌’ 표시를 하거나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해 껌 유통시장에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당시 제조업체가 개별적으로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자일리톨을 인정해달라고 자료를 제출했고, 이를 보건복지부가 ‘개별인정형 원료’로 승인해 주면서부터다.

실제 롯데제과가 자일리톨 성분이 치아에 좋다는 식으로 껌과 연계해 광고를 내놓으며 공전의 히트를 치자, 동종업체들도 저마다 미투 제품을 내놓으며 껌 시장은 자일리톨 일색으로 재편됐다. 2004년 당시 전체 껌 시장(2800억원) 매출액 중 절반이(1800억원) 넘을 정도로 자일리톨껌은 효자상품으로 떠올랐다.

‘핀란드에선 자기 전에 자일리톨껌을 씹습니다’라는 유명한 광고카피도 이쯤 등장했다. 양치 후에 씹는 껌, 자기 전에 씹는 껌이란 인식을 소비자에게 확실히 각인시키며 자일리톨껌은 치아에 좋은 식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보건복지부는 2004년 자일리톨 성분에 이어 2008년 자일리톨껌에 대해서도 ‘충치예방’ 표현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치아에 좋다는 식의 표현을 쓰며 제품을 홍보해온 제조업체들이 ‘충치예방’ 등의 문구를 내세우며 껌이 마치 건강기능식품인 양 광고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당국이 업체들에게 허위표시나 과대광고를 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어준 셈이다. 

10년간 광고·홍보 소재됐지만…

▲ 롯데제과가 2012년 선보인 자일리톨껌 광고 캡처.

물론 자일리톨 성분이 충치예방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양이 얼마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하루에 2~3개 씹는 껌으로는 충치예방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식약처 기준에 따르면 충치예방 효과를 얻기 위해선 하루에 자일리톨 10~25g을 섭취해야 한다. 껌 1개당 자일리톨 성분이 0.8g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에 12~28개(성인기준)를 매일 씹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 개수다.

이런 이유로 자일리톨껌의 효과 논란은 업체들이 충치예방을 적극적으로 광고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있어왔다. 하지만 자일리톨 기능에 대한 부분은 2004년 이후 식품당국에 의해 한 번도 재평가된 적이 없다.

여기에 주무부처가 보건복지부에서 식약처(이전 식약청)로 바뀌면서 책임소재도 불분명해진 상황이다. 이번 시정조치 역시 식약처 스스로 한 것이 아닌 감사원의 감사결과 드러난 사실을 바탕으로 통보된 것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이번 (충치예방이란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조치는 감사원 지적사항이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따랐을 뿐”이라며 “해당 내용 소관이 우리가 맞지만, 10여년 전 보건복지부에서 (자일리톨껌에 대해) 표시나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허가한 부분에 대해선 답변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관련 업체들도 식약처의 제재 조치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기업 입장에서 당국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뿐더러, 10여년간 충치예방 껌으로 인식돼오면서 이미 시장에 안착했다는 현실적 이유도 작용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식약처에서 충치예방 문구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 업체 입장에선 따라야 하는게 맞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지금은 충치예방 보다는 졸음운전이나 두뇌개발, 집중력 향상 등의 효과에 초점을 두고 판촉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충치예방이 안 되는 제품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자일리톨껌의 국내 소비 규모는 한 해 1200억원 정도다. 정부의 공인과 업체의 홍보를 믿고 10여년 동안 열심히 씹어온 소비자들만 또다시 ‘호갱(어수룩하게 이용당하는 고객)’이 돼버린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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