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전Me’ 20대를 움직이게 하는 마케팅
‘기승전Me’ 20대를 움직이게 하는 마케팅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3.03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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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움 #공감 #네이티브 #의외성 #인증
 

[더피알=이윤주 기자] 요즘 20대의 특성은 ‘데일리’ ‘셀프’ ‘큐레이션’ ‘실험’ ‘해시태그’ 등의 5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관련기사 바로가기) 상대를 어느 정도 파악했으니 이제 공략할 차례. 20대를 동(動)하게 만드는 마케팅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Lite “충분히 가벼운가”

무겁고 진지한 콘텐츠는 20대에게 부담을 안겨준다. 그들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가볍게 다가가야 한다. 김상률 유나이티드브랜드 대표는 “20대는 그 의미가 뭔지 모르더라도 언어유희, 병맛, 한 장의 그림 등 보이는 모습이 재밌으면 좋아할 수 있다”며 “누군가는 ‘너무 가볍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들이 타깃인 이상 마케터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것을 해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ㅏㅏㅏ’ 이벤트에 참여한 사람들의 인스타그램 인증샷.

3초 만에 이해할 수 있는 직관적인 느낌도 중요하다. 짧지만 인상 깊었던 신세계몰의 쓱(SSG) 광고나 오션월드의 ‘하태핫태’ 등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또한, 적극적인 참여를 귀찮아하는 20대에겐 난이도가 낮은 이벤트를 제시하는 것이 긍정적 반응을 낳기도 한다.

바나나맛우유는 ‘ㅏㅏㅏ’자음 채우기 이벤트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글자를 채워 넣는 간단한 행동만을 유도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너도나도 인증샷을 찍어 서로의 창의력을 공유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보였다.

긴 영상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20대 습성에 따라 영상의 형식도 짧아지고 있다. 진행자가 등장하지 않고 내레이터가 활자와 이미지를 조합해 무거운 시사이슈를 가볍게 정리해주는 ‘씨리얼’이 그 예다. 72초TV와 DINGO 등 연애나 요리를 다루는 영상 콘텐츠 역시 대개 3분을 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Me “내 얘기로 와닿는가”

마스카라를 구입하려는 여대생은 더 이상 연예인의 속눈썹 컬 사진에 좌우되지 않는다. 대신 보통의 블로거들의 ‘마스카라 바꿨더니 남친이 폭풍칭찬’ 같은 포스팅에 지갑을 연다. 나, 혹은 주변의 일처럼 느껴지는 ‘공감’은 20대들에게 먹히는 쉬운 전략이다. 내 이야기로 와 닿는 순간 공감대가 형성되고 마음이 열리는 것이다.

김정운 제일기획 프로는 “20대를 위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있어 공감대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쓴다”며 “예전에는 사회의 벽 앞에 좌절, 꿈을 향한 열정 등 추상적인 키워드로 표현했지만 요새는 그들의 욕망을 좀 더 깊게 들여다봐야 공감할 수 있는 소재가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되도록 20대가 갖는 고정화된 이미지를 걷어내고 그들이 진짜 궁금하고 좋아하고 싫어하고 감동할 만한 상황들을 떠올린다”고 덧붙였다.

이 관점에서 최근 20대 사이에서 콬TV의 ‘전지적 짝사랑 시점(이하 전짝시)’ 영상의 인기는 뜨겁다. 전짝시는 짝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가지고 편집을 최소화해 원씬 원쇼트(one-scene one-shot)로 3분여간 촬영한 콘텐츠다.

이를 제작하는 김현기 와이낫미디어 콘텐츠총괄 이사는 “우리는 20대가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이들이 직접 만들게 하는 모바일 방송국이다. 실제로 작가, PD 등이 전부 20대”라며 “형식 자체가 독특하다 보니까 기성 시나리오를 쓸 필요가 없다. 20대만의 새로운 문법으로 글을 쓴다”고 설명했다. 

Native “자연스럽게 어필하는가”

포장마차에 뮤지션이 앉아 있다. 테이블에는 먹다 남은 안주들과 소주병들이 어지럽게 놓여있다. 얼큰히 취해 보이는 뮤지션이 숟가락을 두드리며 즉석에서 노래를 시작한다.

일상의 한 장면같이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은 이 영상은 하이트진로가 참이슬을 광고하기 위해 제작한 ‘이슬라이브’다. 팬들에게 뮤지션의 일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친근감 있게 다가선다.

이처럼 꾸미지 않은 듯한 날 것의 느낌을 주는 마케팅이 각광받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서 수많은 팔로어들을 거느리며 영향력자로 올라선 셀럽(celebrity)들이 스폰을 받으면서 자신의 일상에 상품을 노출하는 것과 비슷하다.

카툰을 이용해 브랜드를 자연스레 노출하는 광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웹툰의 경우 제일 마지막 컷에 광고를 넣어 실제 카툰의 일부분인 것처럼 시선을 끈다. 모바일 게임 쿠키런은 지난해 조석, 기안84, 이말년 등 5명의 인기 웹툰 작가와 콜라보해 쿠키런 웹툰을 두 달간 진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를 돋보이길 원하는 클라이언트와 자연스럽지 않은 광고를 싫어하는 독자 사이에서 적절한 밀당이 필요하다. 홍승우 대학내일 에디터는 “대학내일은 최근 ‘네이티브애드’를 ‘브랜디드 콘텐츠’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며 “콘텐츠 안에서 광고임을 숨기는 것보다 오히려 광고일지라도 20대가 좋아할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전했다.

물론 20대가 좋아할만한 스토리텔링은 빠질 수 없다. 홍 에디터는 “콘텐츠 안에 어설프게 감춘 광고보다는 광고일지라도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Oh my God “의외인가”

자기만족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20대는 예상치 못했을 때 빵 터트리는 ‘의외성’에 반응한다. 이윤경 매니저는 “익숙함 반 신박함 반에 인증샷을 부르는 비주얼 추가라고 말할 수 있다. 한마디로 ‘반반샷많이’”라고 이를 설명했다.

▲ 한국야쿠르트 어플 '야쿠르트 아줌마 찾기' 실행 화면.

한동안 요구르트 아줌마를 찾아 인증샷 남기기 열풍을 몰고 온 ‘콜드브루 대란’이 좋은 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판매한 콜드브루. 그 맛에 소비자들은 한국야쿠르트 어플을 다운받고 야쿠르트 아줌마를 수소문해가며 찾았고, 인증샷을 남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익숙함에 의외성을 더해 일어난 현상이다.

때로 어울리지 않는 조합으로 큰 파장을 불러오기도 한다. SPA 브랜드 H&M과 명품 브랜드 발망의 콜라보가 그것이다. ‘발망 대란’이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크게 화제가 됐는데 당시 소비자들은 매장 앞에서 며칠간의 노숙(?)을 감행하는 등 열정을 불태웠다.

요구르트를 젤리로 만든 요구르트젤리, 해장 아이스크림으로 등장한 견뎌바, 바나나 맛이었던 바나나킥 초코 맛, 녹차 맛 몽쉘 등 익숙함에 낯섦을 더한 포맷변환 역시 20대들의 관심대상이다. 아울러 검은색과 흰색의 조합으로 익숙한 국민볼펜 모나미는 컨셉스토어를 통해 리미티드 에디션을 팔고, 내 맘대로 조립할 수 있는 방식을 도입한 의외성으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다. 

PicMe-rable “인증샷을 부르는가”

요즘 20대들의 모든 것은 인증샷으로 귀결된다고 해도 별 무리가 없다. 인증샷은 일상 그 자체이자 자신이 즐겁게 살고 있다는 확신의 수단이다. 지난해 4월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대는 하루에 1.4번 인증한다.

▲ 인스타그램 '#스타벅스럭키백 인증샷'.

이윤경 매니저는 “남들은 이 과정을 허세, 과시, 자랑 등이라고 해석하지만 저의 관점은 다르다”며 “인증샷은 자존감이 건강하기 어려운 요즘 나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달린 ‘좋아요’ 버튼과 댓글을 통해 ‘맞아, 나 잘 살고 있어!’란 걸 확인하고 싶어 하는 심리의 아이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케팅 영역에서 인증샷을 이끄는 방법을 자주 사용하는 것도 이런 심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인증샷을 부르는 무언가가 있다면 20대는 달려간다. 한정된 기간 동안 석촌호수에 떠있던 슈퍼문, 국내에 처음 들어온 쉑쉑버거, 무엇이 나오는지 알 수 없는 스타벅스 럭키백, 개장한지 얼마 안돼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스타필드 하남 등 인증샷 욕구를 일으키는 요소는 다양하다. 핵심은 인증샷의 주인공이 브랜드가 아닌 ‘20대 그들 자신’이 되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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