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화려한 불꽃이 남긴 뒷말
롯데월드타워, 화려한 불꽃이 남긴 뒷말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7.04.0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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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안전문제·교통체증에 ‘정치적 제스처’ 해석도…‘랜드마크’ 전제조건은 신뢰회복

[더피알=조성미 기자] 국내 최고 높이(555m)의 롯데월드타워가 정식 오픈에 앞서 2일 불꽃축제를 통해 자축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를 비롯해 개장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1987년 사업지 선정 후 지난 2010년 11월 착공한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에 맞춰 문을 열었다. 롯데물산 측은 매년 관광객 약 5000만명, 2조1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 2만1000명의 고용 인원 창출 등 연간 총 10조원의 경제유발 효과를 예측하며 세계적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 자신했다. 

2일 밤 9시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화려한 불꽃쇼가 11분간 펼쳐졌다. 롯데물산

이러한 기대감 속에서 롯데월드타워는 오프닝 하루 전날인 2일 저녁 9시 불꽃축제를 통해 대대적 홍보에 나섰다. 타워 곳곳에서 뿜어져 나온 3만여발의 폭죽과 외부 조명을 활용한 미디어쇼 및 레이져쇼 등 11분 간의 장관을 약 40만명이 즐긴 것으로 사측은 추산하고 있다. 

다만 행사 진행 과정에서 몇 가지 잡음이 흘러나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우선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규모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안전관리인력 1500여명을 현장에 배치했음에도 불꽃 잔여물로 고통을 호소하는 등 총 1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심각한 교통체증으로 인해 시민 불만도 쏟아졌다. 당일 롯데월드타워 인근 교통이 통제됨에 따라 주변 도로까지 정체가 이어졌던 것.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주행 중이던 차량들이 그대로 정차한 채 불꽃을 감상하며 교통난을 가중시켰다.

천호대교 위에 3열 주차를 하고 롯데월드타워 불꽃쇼를 구경하고 있다. 뉴시스

불꽃축제 내용에 대해선 ‘정치적 제스처’라는 뒷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불꽃쇼 중 불꽃으로 태극기를 그리거나 아리랑 음악에 맞춘 그림이 연출됐는데, 지난해 월드타워 외벽에 부착한 대형 태극기 모습과 오버랩된다는 얘기가 많았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사드 부지 제공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기회에 한국 기업으로의 정체성을 굳히려는 의도로 해석하기도 한다. 태극기를 내세워 2015년 오너가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려했다는 것이다. 

대형 행사를 치르며 일어날 수 있는 크고 작은 문제이지만, 롯데를 향한 평가가 유독 엄격한 것은 평상시 기업이미지가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롯데월드타워는 설계 당시부터 공군 항로 변경, 공사 현장 일대 싱크홀 발견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롯데월드타워 준공 과정에서도 수차례 안전사고가 발생해 불안감을 높였으며, 그룹의 경영권 분쟁에서 촉발된 국적논란 또한 국민 정서와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세간의 부정적 시선을 화려한 불꽃으로 가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시적 이벤트에 그칠 뿐이다. 롯데가 원하는 대로 롯데월드타워가 세계가 주목하는 서울의 진정한 랜드마크가 되기 위해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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