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산 브랜드, 지포의 수명연장 시도
85년 산 브랜드, 지포의 수명연장 시도
  • 임준수 (micropr@gmail.com)
  • 승인 2017.04.27 1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밀레니얼 세대 잡기 위한 달라진 미디어 플래닝
마릴린 먼로가 인기를 끌던 당시의 지포 광고(왼쪽)와 행복한 가족의 아빠를 내세웠던 광고. 출처: 핀터레스트

※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85년 산 브랜드, 지포의 수명연장 시도
② 소셜 캠페인이 지포의 불을 살릴 수 있을까

[더피알=임준수] 브랜드도 사람처럼 성격이 있고 생명이 있다고 한다. 브랜드의 생명주기를 이야기하며 탄생해서 소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필연적이다.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기듯 브랜드 또한 세상에 이름을 남긴다.

그리고 브랜드 세계에도 노병(老兵)에 해당하는 브랜드가 있다. 왕년에 한가락 했던 명품 브랜드 말이다. 세월의 풍파를 이기고 살아남아 전설이 된 브랜드들은 절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

지포(Zippo) 라이터가 그렇다. 이 라이터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미국 브랜드이지만 미국에 살면서도 지포를 본 기억이 없는 듯하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지포는 모두 남자들이 모여 있을 때 등장했다. 군대라든지, 대학의 기숙사, 선술집 등이 그렇다. 지포 라이터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들이라면 특유의 기름 냄새와 뚜껑을 열고 닫을 때 나는 독특한 소리(진품은 핑 소리가 난다고 알려짐)를 안다.

바람도 지포의 불을 어쩌지 못한다. 지포 불을 끄는 유일한 방법은 뚜껑을 닫으며 핑 소리를 들을 때라는 말이 있다. 쉽게 꺼지지 않는 지속성과 강인함 그리고 외관이 주 는 투박한 이미지 때문에 지포는 강한 수컷 냄새를 풍기고 싶은 남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조지 블레이스델이 1932년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브래드퍼드에서 시작한 이 라이터 사업은 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라이터로 85년간 많은 남성에게 사랑을 받았다. 2012년 6월 5일 지포사는 창사 이래 5억번째 라이터를 생산한 이정표적 기록을 세우며 이를 기념했다.

이런 팡파르에도 불구하고 시장 상황은 점점 더 지포의 불길을 위협하고 있다. 우선 미국에서 흡연인구가 계속해서 줄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 센터(CDC)의 성인 흡연인구 변동 추이 자료를 보면, 1965년에는 약 42%가 흡연자였는데 1980년 약 33%, 90년에는 26%, 2001년 23%, 2014년 17%로 꾸준히 감소 추세다. CDC는 2020년까지 미 성인 흡연자 인구를 12%대로 낮춘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더 주목할 현상은 남성 흡연인구의 감소이다. CDC 자료에 따르면, 1990년에는 약 28%였던 남성 흡연인구가 2015년에는 약 17%로 내려갔다. 전 세계적으로도 흡연인구는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또 각국 정부가 담뱃세를 인상하는 등 지포 브랜드로 볼 때는 시장 상황이 전혀 우호적이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게다가 9·11 테러 이후 급증하는 테러 위험 속에서 2005년부터는 라이터도 기내 반입금지 품목에 들어가게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