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인 필수역량 ‘기획·전략’, 최대 애로점은 ‘성과입증’
PR인 필수역량 ‘기획·전략’, 최대 애로점은 ‘성과입증’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7.05.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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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 창간 7주년 서베이 ①] 홍보무용론 속 PR인의 현주소

PR하기 참 어렵다. 정치 이슈가 잇따라 소비자 관심을 빼앗고, 분위기가 어수선해 마케팅·퍼포먼스도 난감하다. 예산은 줄고 새로운 건 찾기 어렵고 디지털 풍경은 시시각각 변한다. ‘나만 이래?’하고 궁금한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더피알 창간 7주년 서베이를 통해 PR의 현주소를 묻고 진솔한 고민을 나눴다.

[조사기간] 4월17일~24일 [조사대상] 인하우스-에이전시 종사자 121명  [조사방법] 온라인

[더피알=박형재 기자] 더피알은 ‘PR인의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4월17~24일 실시한 설문에는 인하우스 및 에이전시 종사자 121명이 참여해 홍보 일선에서 느낀 점을 솔직하게 들려줬다. 문항은 총 17개로 PR업계 현황, PR인 의 삶, 이직·정년·미래 고민, 미디어에 대한 내용으로 구성됐다.

조사에 응한 PR인들의 평균경력은 11.7년이었다. 1년 미만 부터 최대 43년까지 다양했다. 설문 중 이직, 정년 등 주관적인 내용을 제외한 객관식은 모두 복수응답을 허용했다. 답변이 딱 떨어지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첫 질문은 ‘PR인으로서 비전이 있다고 생각합니까?’였다. 불황으로 소비자 지갑이 굳게 닫히고, 작년 말부터 이어진 정치 이슈 때문에 일부 기업에선 ‘홍보 무용론’마저 나온 상황. PR하기 어렵다는 하소연이 많은 가운데 자신의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현 상황은 어려워도 대부분 응답자들은 ‘PR에 비전이 있다’고 봤다. 비전이 매우 있다(62명)와 비전이 있다(14명)는 응답이 전체 62.8%를 차지했다. 그저 그렇다는 답변은 29명(24%)이었고, 비전이 없다는 대답은 16명 (13.2%)에 그쳤다. 비전이 전혀 없다고 답한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이런 생각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도 물었다. 비전이 있다고 본 사람들은 대부분 PR이 꾸준히 필요한 분야라는 점을 강조했다. “PR의 형태가 나날이 변하고 있지만 그만큼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 “갈수록 이해관계가 복잡해지고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진다”는 대답이 나왔다.

반면 비전이 없다고 답한 사람들은 ‘전문성이 떨어지고 보조 역할에 그친다’고 봤다. “자생적산업이 아니고 새로 발표 되는 스킬이 없어 서포트 업무에 그친다”, “현재 일하는 방식으로는 매체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이밖에 낮은 진입장벽과 경기 침체로 인한 홍보부서 통폐합을 이유로 든 사람도 있었다.

눈길 끄는 것은 ‘그저 그렇다’는 응답자들이다. 이들은 중간을 택한 만큼 긍·부정을 같이 언급했는데, “혁신적 대안을 통해 업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의 문제… 가능성은 반반?”, “PR의 가치는 커지고 있지만 PR인의 전문성에 대한 인식이나 대우는 많이 부족하다”, “융합의 시 대, PR만으로는 어려워보인다”는 등의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본격적인 설문에 들어가서 ‘현재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다. PR인의 업무에서 어떤 능력이 요구되는지 파악하기 위함이다. 이 역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기획 및 전략이 핵심 역량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무려 80.2%(97명)에 달한 것이다.

이어 (언론) 네트워크 50명(41.3%), CEO의 지지 48명(39.7%), 정보력 42명(34.7%), 예산 35명(28.9%), 좋은 파트너 34명(28.1%), 기타 6명(5%) 순으로 나타났다. 홍보의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답변으로 풀이된다. 차별화된 기획과 전략을 세우면 어떻게든 통한다는 얘기다.

또한 언론 네트워크, CEO의 지지 확보 등 관계관리 능력도 여전히 중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지는 질문으로 ‘개인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습니까?’라는 물음에는 커뮤니티에 참여한다는 답변(70명, 57.9%)이 가장 많았다. 그 뒤로 외국어 공부 39명 (32.2%), 대학원 진학 및 스터디 모임 각각 28명(23.1%), 기 타 23명(19%), 학원 수강 4명(3.3%) 순이었다.

PR인들이 업무에서 가장 큰 고민을 느끼는 지점은 ‘성과입증’으로 조사됐다. ‘현재 업무 진행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 거리(고충)는?’이라는 질문에 67명(55.4%)이 성과입증을 일순위로 꼽았다. 그 뒤로 타부서(고객사)이해 36명(29.8%), 예산 35명(28.9%), 상사(CEO)설득 33명(27.3%), 건강 28명(23.1%), 언론관계 20명(16.5%), 기타 12명(9.9%)으로 집계됐다.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4차 산업혁명 등 변화의 물결이 빨라지면서 어떤 마케팅·PR을 펼쳐야 ROI를 높일 수 있는지 고민이 깊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고객사 이해 및 CEO설득이 고민이란 의견도 30% 가까이 나와 소통 문제도 PR인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드러났다.

PR인들의 속마음을 보다 자세히 알기 위해 언제 보람과 좌절을 느끼는 지도 물어봤다. ‘PR인으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입니까?’, ‘반대로 자괴감에 빠지는 순간은?’이란 질문을 연달아 던졌다. 그 결과 10명 중 7명이 마케팅 및 세일즈 기여했을 때 보람을 느낀다(85명 70.2%)고 답했다. 이어 동료 및 후배들의 인정(57명 47.1%), 상사(CEO)의 칭찬(44명 36.4%), 외부 기관 수상(19명 15.7%), 필요한 예산 확보(10명 8.3%), 기타 (9명 7.4%) 등으로 집계됐다.

공들여 만든 콘텐츠가 SNS에서 많이 공유되거나 브랜드 기사가 대서특필돼 매출 향상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낼 때 자부심을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동료 및 후배에게 인정받는 것을 상사의 칭찬보다 기분좋게 생각했으며, 상대적으로 외부 기관 수상, 필요한 예산 확보는 만족감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PR인이 자괴감에 빠지는 순간’을 묻는 질문은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이었는데, 전체 응답자 121명 중 104명(86% 이 참여했다. 주관식 답변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뉘었다. ‘홍보 무시 및 몰이해’, ‘언론 대응’, ‘반응 및 성과측정 고민’이 그것이다.

우선 ‘대놓고 PR부서를 무시하거나 업무 이해가 부족할 때’ 괴롭다는 답변이 많았다. “돈이면 다되는 거 아니냐는 말 들을 때”, “모든 게 홍보 때문이라고 입 달린 모든 부서에서 책임을 돌릴 때”, “노력만큼 성과를 인정받지 못할 때”, “대행사 취급 받을 때” 회의감을 나타냈다. 언론 대응과 실적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언론사의 터무니없는 협찬 요구”, “리스크 기사가 나왔을 때” 등이 어려움으로 꼽혔고, “효과 측정이 어려울 때”, “반응이 없을 때” 힘들다는 언급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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