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팩트체크 사후평가 보니…후보 발언 절반이 ‘거짓’
대선 팩트체크 사후평가 보니…후보 발언 절반이 ‘거짓’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7.05.18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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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 팩트체크 분석결과, 홍준표 최다…언론의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

[더피알=서영길 기자] 19대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국내 언론계에서도 팩트체크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언론들은 대선 기간 동안 주요 후보들의 발언을 시시각각 판별해 그 진위 여부를 가리고, 가짜뉴스의 확대·재생산을 차단했다. 이는 유권자들의 올바른 정보 습득을 도왔고 표심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의 ‘SNU 팩트체크’가 대선 이후 분석한 팩트체크를 리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대선에선 국내 학계 최초로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SNU 팩트체크(factcheck.snu.ac.kr)라는 이름 아래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시도를 했다. 3월 29일부터 5월 8일까지 언론사 16곳과 함께 주요 대선 후보 5인의 발언 등을 ▲거짓 ▲대체로 거짓 ▲사실반 거짓반 ▲대체로 사실 ▲사실 ▲판단유보 등 6가지 척도로 검증했다.  

그 결과를 종합해 17일 내놓은 자료를 보면, 대선 후보 5인(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이 TV토론과 선거 유세 등에서 한 발언 중 55%가 거짓이었다. 두 번 말하면 한 번은 거짓말이었던 셈이다.

각 정당 후보별로 보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가장 많은 거짓말을 했다. 홍 후보의 입에서 나온 총 47개의 정보 중 무려 31개(66%)가 가짜였다. 전체 후보들의 거짓말 비율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반면 사실로 판명된 것은 5개(10.6%)에 그쳤다. 

홍 후보의 발언 중 대표적인 거짓은 “노무현 정부가 (재벌에게서) 800억원을 받았다”라든가 “하천의 녹조 현상이 하수유입과 기후 변화 때문이다” 등이다. 열에 한 번꼴로 나온 사실 발언은 “성완종, 참여정부서 두 번이나 사면해줬다” 등이 꼽혔다.

대선 후보 별 검증된 발언의 판정등급 누계. 그래픽: 뉴시스, 자료: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그 다음으로 거짓을 많이 주장한 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였다. 20개의 발언 중 13개(65%)가 거짓말로 분류됐다. 안 후보는 검증뉴스 중에서 사실 발언의 비중도 낮은 편(10%)이었다.

안 후보의 대표적 거짓은 “병설유치원 교실 6천 개 확보 가능”이나 “문재인 후보 아들, 5급 공무원에 특채” 등이었다. 사실로 검증된 것은 “사드 입장 올해 초부터 바뀌었다” 등의 발언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선 후보는 검증된 33개 발언 중 15개(45.5%)가 거짓말로 나타났고, 사실 발언의 비율도 5개(15.2%)에 그쳤다. 

문 후보의 발언 중 거짓으로 나타난 것은 “김진태·윤상현 의원이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다”는 주장과 “북에 준 돈이 (노무현 정부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더 많았다” 등이다. 사실로 검증된 것은 “대입 수시를 줄이지만 정시가 느는 건 아니다”는 내용이었다.

다섯 후보 중 거짓말을 가장 안했던 이는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였다. 유 후보는 검증된 발언 14개 중 4개(28.6%)만이 거짓말로 판정났다. 후보들 중 유일하게 사실의 비율(5개, 35.7%)도 거짓보다 높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검증된 6개 발언 중 거짓(3개, 50%)과 사실(2개, 33.3%)이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종합하면 대부분의 후보들은 선거 국면에서 거짓 발언으로 표심을 잡으려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치적 이벤트 기간에 맞춰 단발성으로 팩트체크를 하기보다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이에 대해 정은령 SNU 팩트체크 센터장은 “각 언론사들이 이번 한 번으로 팩트체크 저널리즘을 끝내지 말고 지속적으로 이어갔으면 한다”면서 “SNU 팩트체크 2기라고 할 수 있는 향후 활동에서는 더 많은 언론사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해 협력모델을 공고히 하는 한편, 팩트체크 보도의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기자 재교육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벌이고 연구활동을 통해 내용적인 뒷받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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