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광고노출, ‘굴레’까지 씌워서야
언론의 광고노출, ‘굴레’까지 씌워서야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6.16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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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뉴스 소비자 경험 해치는 랜딩 광고, 독자 외면 불러와

[더피알=안선혜 기자] 페친이 공유한 링크를 클릭해 기사를 읽는다. 완독 후 다시 페이스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뒤로가기를 누른다. 그런데 뜨는 건 모바일 화면을 가득 채운 팝업 광고. 원치 않는 광고를 피하려 엑스 표시를 눌러 팝업창을 닫지만 뉴스피드 대신 해당 언론사의 메인 페이지로 이동한다.

순간 빠직하는 감정을 누르고 다시 한 번 뒤로가기를 터치하면 제일 처음 봤던 기사 페이지로 돌아간다. 다시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면 다시 팝업 광고가 뜨고 그렇게 무한 굴레에 빠진다.

페이스북을 통해 연결한 기사에서 뒤로가기를 누르면 순차적으로 뜨는 화면들.

최근 포털 뉴스 검색이나 페이스북을 통한 언론사 페이지 방문 시 접하게 되는 상황들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당히 번거롭게 한다. 기사를 읽고 원래 플랫폼으로 돌아가려고 하면 그 사이 광고 페이지를 끼워 넣는 식이다. 

광고의 종류도 낯 뜨거울 때가 많다. 유명 온라인 쇼핑몰은 평범한 수준이고 야한 성인만화가 즐비하거나 ‘충격 발모’나 ‘맘껏 먹고 잠만 자도 폭풍감량’ 류의 기사를 가장한 광고 페이지 등이 노출된다.

이용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맞닥뜨리는 이같은 광고들은 단순히 불편함만 주는 게 아니라 불쾌감까지 선사한다. 원래 있던 플랫폼으로 복귀하기 위해 눌러야 하는 클릭의 수가 많아질수록 짜증스러움은 더해진다.

포털 뉴스 검색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뉴스 페이지에 접속했다가 원래 플랫폼으로 돌아가려 할 때 끼어드는 광고들.

언론은 매번 뉴스 콘텐츠의 ‘무료 공급’에 따른 부당성을 유통구조의 문제로 돌려왔다. 포털과 SNS 등 플랫폼 사업자들이 뉴스 소비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서 저널리즘 생태계가 망가졌다는 것이다. 언론사 브랜드 자체를 인지하고 찾아 들어오기보다는 검색을 통한 소비, 이슈에 따른 잠깐의 유입으로 그친다는 볼멘소리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브랜드를 논하는 언론이 뉴스 소비자의 정을 떨어뜨리는 ‘꼼수 광고’를 시도하는 건 아이러니하다. 당장에야 이익을 얻겠지만 브랜드 가치를 계속 떨어뜨리는 악수가 될 뿐이다. 모바일 시대엔 더할 것이다. 

이용자 충성도가 생기기도 전에 돈벌이에만 천착한 플랫폼이 성공하길 바라는 건 요원한 일이다. 독자에게 광고보기를 강제하지 말고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게 만드는 그 이상의 가치를 고민해야 한다. 참고로 지저분한 광고로 자꾸만 ‘모바일 굴레’를 씌운 몇몇 매체는 독자적으로 ‘블랙리스트’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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