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에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해
복고에는 플러스 알파가 필요해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7.06.2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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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단순 재사용 아닌 진화된 크리에이티브 필요

[더피알=조성미 기자] 복고 트렌드 속에서 옛 광고들도 부활하고 있다. 시대를 풍미했던 히트작의 콘셉트나 카피, 장수 CM송, 모델 등이 2017년 버전으로 소비자를 다시 만나고 있다. ▷관련기사: 광고도 온고지신

위메프가 복고마케팅의 일환으로 룰라의 노래를 활용했던 것처럼 특히 음악은 복고콘텐츠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소재이기도 하다.

CM송은 브랜드를 쉽게 인지·각인시키기 위해 쉬운 가사와 멜로디로 사람들이 흥얼거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점에서 소비자들이 익히 알고 있는 노래를 활용하는 것은 커다란 무기를 장착하고 시작하는 셈이다.

이에 따라 PPAP, 도깨비, 장문복 등 화제가 되는 콘텐츠를 패러디하며 마케팅을 진행해온 롯데리아가 노래를 무기로 내세웠다. 언제 누가 발표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세대를 불문하고 익숙한 멜로디를 지닌 ‘짜라빠빠’를 활용한 CM송을 제작했다.

광고를 제작한 대홍기획 김아림 AE는 “광고주가 무엇보다도 롯데리아 홈서비스의 주문번호를 각인시키기를 원했다”며 “이를 위해 중독성 있는 노래, 그리고 모델인 김민교가 잘 소화할 수 있는 곡을 고민해 ‘짜라빠빠’를 패러디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최대한 올드해 보이는 것에 집중했다”며 “아빠 양복을 입고 노래하는 모습을 레퍼런스로, 키치적인 요소를 더하기 위해 화면을 옛날 노래방 스타일로 하고 가사를 자막으로 삽입해 소비자들이 따라 부를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외에도 KB국민카드는 트와이스와 함께 신중현과 엽전들이 발표한 ‘미인’을 리메이크한 뮤직비디오 콘텐츠를 선보였으며, 유한양행 살충제 브랜드 해피홈 역시 오달수와 함께 올드팝 ‘해피송’을 재해석한 CM송으로 활용한 광고를 내놓았다.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하는 시도는 강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우선 옛 소재를 다시 활용하는 데에서 다소 올드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이와 관련, 김운한 선문대학교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광고는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움직이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라며 “소비자들이 복고광고를 올드하다고 바라보거나 지겨워하는 순간, 더 이상의 광고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기에 자연스레 도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애드쿠아 인터렉티브 문웅주 리더는 “위메프의 복고 캠페인을 기획하며 무조건 옛것을 패러디하기 보다는 브랜드 컬러에 맞춰 어떻게 새롭게 만들까를 고민했다”며 “이미 멋진 이미지를 가진 정우성이란 모델을 낯설게 만들고 싶었고, 그 결과 정우성이란 모델이 자신의 광고를 스스로 패러디할 정도로 유머러스하고 여유 있는 인물로 표현됐다고 평가받는다”고 전했다.

자아도취·억지감동 경계해야

이현우 동의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복고광고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점도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콘텐츠를 다시 활용하는 발상이 쉽고 제작비가 절감되는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순히 경제적 측면에서 복고광고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시대에 맞는 또 다른 크리에이티브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경계해야 할 점이 있다.

김운한 교수는 “무엇보다도 자아도취에 빠져 복고색깔이 지나치거나 억지로 감동을 자아내려 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중요한 요소를 다시 사용하더라도 재미나 감동을 줄 수 있도록 광고대상과 동떨어지지 않은 크리에이티브를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수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어, 아는 건데’하고 반가워하는것은 일시적일 뿐 과거 소재 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소재의 반복적인 재사용(reuse)보다, 기존 것을 조금이라도 비틀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광고 내용 자체가 콘텐츠로서 어떤 즐거움을 주고, 소비자들이 몰입해 감정이입하거나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유한킴벌리의 기업광고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를 예로 들어 “새로움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오랜 세월 동안 변함없는 방식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주며 캠페인을 집행하는 끈기가 대단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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