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광고제 10년, 아시아 목소리 대변의 장으로”
“부산국제광고제 10년, 아시아 목소리 대변의 장으로”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7.08.2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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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의자·최환진 공동집행위원장

[더피알=이윤주 기자] ‘셰어 크리에이티브 솔루션, 체인지 더 월드(Share Creative Solutions, Change the World)’라는 슬로건으로 아래 10년간 달려온 부산국제광고제가 오는 24일부터 3일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최된다.

부산국제광고제는 창의력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에게 세계 각국의 크리에이티브 솔루션을 공유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광고인들만의 축제로 국한하지 않고 광고 수요자인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왔고, 올해 일반인의 광고출품작이 전년 대비 228%로 크게 증가하는 결실을 이루기도 했다.

부산국제광고제 초반부터 실무에 참여한 최환진·이의자 집행위원장을 인터뷰했다.

(왼쪽부터) 이의자·최환진 부산국제광고제 공동집행위원장.

부산국제광고제가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네요. 소감이 어떠신지요.

10년을 어떻게 견디고 해내었나 하는 마음이 가장 큽니다. 새로운 것을 창출해낸다는 것과 국내 최초의 국제광고제라는 행사를 시작하는 것도 뜻 깊은 일이었고요. 규모 면에서 아시아 최대의 국제광고제로 성장한 것도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함께 해 온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광고제 초창기와 비교해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가장 큰 차이는 인식의 변화입니다. 처음에는 과연 시장 진입에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어요. 하지만 올 초 아시아광고연맹과 제휴를 맺고 주요 아시아 국가를 방문해 현지 광고인들을 만나보니, 부산국제광고제가 아시아 광고계에서 충분히 인지되고 있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올해 2만1000점이 넘는 작품이 출품되었다는 점은 광고제 가치에 대한 인식 제고도 어느 정도 이뤘다는 의미겠지요. 또 초기에는 심사위원을 모시기가 어려웠다면 요새는 유명 광고인들이 너도나도 심사위원을 하겠다고 부탁하는 입장이 됐고요. 광고회사, 매체사뿐 아니라 광고주까지 글로벌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가 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성과를 꼽아주신다면.

광고 시장에서 뒤쳐진 아시아, 그중 한국에서 론칭한 신생 국제광고제가 기존 광고계에 맞서 새로운 형태로 자리매김한 점입니다.

여기에는 세 가지 요인이 있는데, 첫째는 서구중심 광고제의 권위에 도전하는 아시아 등 다양한 국가·기업·광고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상업적 광고제에 맞서 공익적 가치를 추구,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전문가들만을 위한 닫힌 광고제와 달리 일반인에게 열린 광고제를 표방하는 점입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처럼 광고계도 디지털과 테크놀로지가 결합하면서 격변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두 분의 의원장께서 특별히 주목하는 지점은 뭔가요.

이전의 광고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익명의 대중에게 추상적인 정보를 푸시하고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은 디지털 미디어가 중심매체로 부상하면서 고객들이 자신에 맞는 제품을 스스로 찾아서 구매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중요 개념은 ‘능동적인 스마트 소비자’와 ‘절대 가치’입니다. 막강한 스마트기기로 무장한 소비자가 자신에게 최적의 경험을 제공한 혹은 제공할 제품‧서비스 관련 정확한 정보를 갖고 주도적으로 구매를 결정한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브랜드의 역할이나 광고의 영향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광고의 역할과 영역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이 기존 광고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예측이 불가능해졌죠. 그 점에 주목해 광고제 첫날,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스페셜 컨퍼런스를 준비했습니다. 많은 광고인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광고제 슬로건이 ‘Creativity +-x÷ Technology’입니다. 광고 영역에서의 전통적 크리에이티브 개념이 달라졌다는 방증일 텐데요. 출품작들의 특징을 설명해주세요.

크리에이티브와 테크놀로지의 다양한 관계를 조망해 보고 있는데요. 크리에이티브와 테크놀로지가 시너지를 내는 관계(+), 테크놀로지가 배제된 순수 크리에이티브의 세계(-), 여러 기술에 따라 변화하는 다양한 버전의 테크놀로지(x),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크리에이티브를 도와 광고혜택을 세상에 나누는 영역까지(÷) 등 네 가지 관계에 따라 대표 출품작을 다음과 같이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reativity + Technology

나이키가 루나 에픽(Lunar Epic) 신제품을 출시했다. 러너에게 가장 훌륭한 도전은 빠르게 멀리 가는 것. 그래서 무제한 경기장을 만들어 러닝트랙을 따라 풀 사이즈 LED를 설치했다. 주자의 스피드, 랩타임, 랩카운트를 입력하면 디지털 아바타가 생성돼 경쟁하며 훈련할 수 있게 했다.

Title: Nike Unlimited Stadium
Brand: Nike Lunar Epic
Name of Company: BBH Asia Pacific

Creativity - Technology

호주 교통사고 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는 도로안전 캠페인의 일환. 아티스트 패트리샤 피치니닌이 중증 외상 외과 전문의와 자동차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형상화한 슈퍼인간 그라함. 눈, 귀, 코 등 돌출된 신체의 일부들은 모두 안으로 들어갔다. 거대한 머리와 목은 상체와 거의 일치돼 교통사고 시 목뼈의 충격으로 전신마비 등을 겪지 않도록 진화(?)시켰다. 과학을 바탕으로 감성적인 방법으로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알린다.

Title: Meet Graham
Brand: Transport Accident Commission (Victoria)
Name of Company: Clemenger BBDO Melbourne

Creativity x Technology

소프트뱅크가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를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모바일 기술 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인들을 위해 아날로그 인터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디지털 통신 기술을 사용한 제품을 만들었다. 기술의 진화를 따라잡기보다는 각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혁신을 보여주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Title: Personal Innovation Act
Brand: SOFTBANK CORP.
Name of Company: SIX INC

Creativity ÷ Technology

유니클로가 자사 상품인 ‘히트텍’처럼 광고로 사람들을 따뜻하게 만들 수 없을까를 고민했다. 이에 따라 히트텍 열착용 로고가 인쇄된 창문 단열제를 만들어 무료 배포했다. 광고로 사람들의 체온을 실제로 따뜻하게 지켜준 것. 히트텍의 매출은 전년 대비 203% 증가했으며, 난방비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높이 평가받았다.

Title: HEAT TECH WINDOW
Brand: HEAT TECH
Name of Company: Cheil Worldwide


앞서 언급하셨듯 부산국제광고제의 경우 ‘열린 광고제’를 지향하면서 다른 광고제와 달리 출품비를 받지 않고 있습니다. 참여의 문을 넓힌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는 반면, 수익성 등에 있어선 한계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지난해 ‘integrated’ 카테고리에 한해 출품 유료화를 시도하셨는데 자체적인 평가는 어떻습니까. 또 유료화 관련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당초 부산국제광고제는 온라인 광고제를 표방하고 출범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카카오톡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은 무료로 트래픽을 높인 후 자연스럽게 수익모델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제 출품작 2만점이 넘어섰는데 3만, 4만, 5만을 넘게 되면 세계 최대의 광고 플랫폼으로 자연스럽게 수익모델이 구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워드를 통해 인지도를 높여 참여가 확대되면 네트워킹, 전시 체험 등의 이벤트를 중심으로 한 참관료가 대표적인 수익모델로 자리 잡힐 것입니다.

한국 광고계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 및 가능성에 대한 견해가 듣고 싶습니다.

대형 광고회사는 매스미디어 광고의 감소 및 수수료 축소로 경영난을 겪고 있고, 중‧소형 인터넷 광고회사들은 일은 많은데 수익이 낮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 특유의 인하우스(대기업 계열 광고회사) 체제와 네이버 독과점 문제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고 생각됩니다. 독과점 상황이 단계적으로 해소된다면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광고시장에서도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프랑스 퍼블리시스그룹이 내년엔 칸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등 광고제 출품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는데요, 이런 움직임이 부산국제광고제에도 시사 바가 적지 않을 듯합니다.

좋은 광고란 목표 시장에서 목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 소비자에겐 큰 영향을 미친 광고가 칸 광고제에서 상 받을 확률은 높지 않지요. 과연 칸 심사위원이 한국 시장, 소비자, 문화에 대해 얼마나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다보니 상을 받기 위한 광고를 따로 만들어 출품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지요. 한국 소비자나 한국 광고주에게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광고가 칸에서 큰 상을 받았다고 좋은 광고가 될 수 있는 건가요? 물론 서구를 중심으로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는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겠지만, 서구 위주의 시각을 문화제국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부산국제광고제는 ‘디스커버 다이버시티(discover diversity)’라는 모토를 갖고 각 시장과 각 소비자의 특성에 맞춰 성공한 광고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산국제광고제의 다음 10년을 위한 계획 및 포부를 말씀해주세요.

광고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으니 예전 광고제 포맷을 유지해서는 생존할 수 없습니다.

저희는 ‘크리에이티브 파크’라는 큰 틀에 에피(effectiveness award‧ 독창성 위주로 캠페인을 평가하는 어워드), 애드텍(디지털 테크놀러지에 기반한 디지털 마케팅 컨퍼런스), 애드스타즈, 브랜드 스타즈(광고를 가장 효율적으로 집행한 브랜드에게 시상), 비디오 스타즈(독창성이 두드러지는 비디오 콘텐츠에게 시상) 등을 포함해 크리에이티브 산업 컴플렉스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일회성 행사를 넘어서 광고박물관을 중심으로 상설 일자리 창출 센터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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