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데이 ‘어데이’ 향한 전략적 행보
에브리데이 ‘어데이’ 향한 전략적 행보
  • 임준수 (micropr@gmail.com)
  • 승인 2017.09.01 16: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틈새시장 파고든 전략·전술, 20대 CEO 성공스토리 쓰는 중
※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미국 레깅스 열풍 중심에 있는 ‘어데이’
에브리데이 ‘어데이’ 향한 PR전략

[더피알=임준수] 어데이의 야심작 ‘쓰로우 앤 롤 레깅스’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두 젊은 창업자는 회사를 런던에서 뉴욕으로 옮기는 과감한 베팅을 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큰 인기를 끈 쓰로우 앤 롤 레깅스. 출처: shopspring.com

하나는 미국의 구매 파워다. 파운드로 버는 돈보다 달러로 결제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이다. 두 번째는 PR을 위해서다. 뉴욕에는 다양한 매체와 스타트업이 있다. 그렇기에 미디어 투어나 제휴가 더 쉽고, 팝업스토어나 패션계 영향력자를 통한 티핑 포인트를 만들 기회가 많다고 판단했다.

온·오프 이벤트와 공익연계

어데이의 PR 전략·전술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파트너십이다. 어데이는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젊은 엄마들에게 인기 있는 라이프스타일 사이트인 ‘퓨어와우’(purewow.com)와 손을 잡았다. 퓨어와우는 “여러분들, 우리 퓨어와우는 마침내 편리하면서도 완전히 세련된 레깅스를 찾았습니다”라는 노골적 홍보기사로 어데이를 띄어줬고, 자사의 사무실에서 어데이 판촉 행사를 열어주기도 했다.

퍼플와우에서 내보낸 홍보기사 일부.

두 번째는 팝업매장이다. 뉴욕 맨해튼, LA, 런던 등에서 운동복 패션에 민감한 사람들이 자주 이용하는 피트니스클럽에 임시 매장을 열고 인기 있는 제품들을 입어보고 실제 느껴보도록 했다.

세 번째는 오프라인 매장 개설과 이벤트다. 맨해튼의 노리타(NoLiTa: North of Little Italy) 지역에 매장을 개설하고 오프라인 커뮤니티 ‘웰니스 메카’를 조직해 섀도복싱 수업 등 여러 가지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공익연계 마케팅이 있다. 어데이는 수영복 디자이너인 리사 킹과 협업해 ‘국제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스카프를 제작했다. ‘페미니스트와 꿈꾸는 자’라고 쓰인 이 스카프를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하고 수익금의 50%는 재능 있는 여성을 지원하기 위한 비영리조직인 바이털 보이시스(Vital Voices)에 기부했다.

이런 마케팅과 PR활동의 결과로 어데이는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공을 거뒀다. 쓰로우 앤 롤 레깅스는 2000명 대기 구매자 이후에도 4번 연속 24시간 내 완판 행진을 했다. PR행위의 평가로 봐도 신생기업으로는 놀랄 만한 미디어의 임프레션즈를 기록하며 잠정적 소비자들에게 많이 노출됐다.

핵심 인사이트

어데이의 성공은 신생 브랜드가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PR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키우는 데 있어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해서 성공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흥미롭고 유용한 이야기다. 이와 함께 제품의 우수성이나 혁신을 전달할 수 있는 사실에 기반한 신뢰성 있고 진실된 말이 필요하다.

소비자 직거래를 통해 옷을 판매하는 어데이에서 배울 점은 창업자의 개인 홈페이지, 회사의 전자상거래 웹사이트, 그리고 판매되는 모든 옷에 ‘이야기’가 들어 있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공동 창업자 멕 허의 개인 웹사이트(meghe.com)에는 ‘스타워즈 등장인물은 한결같이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라는 짧은 단상이 들어 있다. 포브스지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스타워즈 등장인물들의 옷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언론의 주목과 보도를 끌어냈을 뿐 아니라, 어데이 옷의 콘셉트가 미래지향적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고 말한다.

어데이는 소비자와의 직거래에서도 이야기를 앞세운다. 인터넷으로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어데이 사이트의 네비게이션 메뉴는 △(온라인) 매장 △우리(브랜드) 이야기 △$20 쿠폰받기 세 가지다.

퍼플와우에서 내보낸 홍보기사 일부.

 

‘우리 이야기’에서는 어데이 제품이 추구하는 목표를 단 한 가지로 압축했다. 우리의 옷과 삶을 단순화하는 것, 그 목표 아래 ‘미래의 옷’을 만들었다고 소개한다. 이어 미래의 옷이 ‘혁신적 기술’ ‘계절을 타지 않고 전천후인’ 그리고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콘셉트로 이뤄졌음을 설명한다. 군더더기 없는 텍스트와 딱 세 장의 깔끔한 일러스트레이션·사진으로 이를 설명한 점이 인상적이다. 어데이는 온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모든 옷에도 ‘스토리’ ‘핏(fit)’ ‘정보’ 세 가지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어데이는 자신들의 목표대로 쓰로우 앤 롤 레깅스가 다양한 공간에서 착용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도 스토리텔링 전략을 취했다. 언론보도를 보면 레깅스를 마라톤에 입고 나간 고객이 있는가하면, 영국 총리 데이비드 카메론을 만나는 자리에 이를 입고 나간 고객이 있다는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미디어가 좋아할 화젯거리 앞서 NBC 투데이쇼에서 서배너 거스리가 어데이를 소개하면서 출연진들에게 던졌던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자. ‘직장에서 스웨트팬츠나 요가팬츠를 입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물음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미디어는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화제성 있는 트렌드에 민감하다. 통상적인 규범이나 상식을 깨뜨리는 새로운 트렌드는 반드시 언론보도를 낳게 되어 있다. 따라서 보도가 목표일 때, PR실무자들은 기자나 저널리스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화젯거리를 ‘리서치(조사)’를 통해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데이라면 ’직장에서 요가팬츠를 입는 것에 대한 직장인들의 태도 조사’를 해 보도자료로 발표한다면 언론을 통해 소개될 확률을 크게 높일 것이다. 미국 PR인들에게 꿈의 프로그램으로 통하는 투데이쇼 (혹은 굿모닝 어메리카)에서 어데이를 언급한 것은 어데이 홍보를 대행하는 PR회사의 보이지 않는 노력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sweatyselfie vs. Just Do It 새천년 시대의 소비자들은 저스트 두 잇(Just Do It)같은 정언적 슬로건에 반응하지 않는다. 밀레니얼로 불리는 세대는 과감한(bold) 것을 추구하면서도 자신들의 경험을 격려해주고 이를 이어주는 캠페인을 좋아한다.

새롭고 혁신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21세기 브랜드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비자들의 경험을 이어주는 캠페인이 브랜드에 대한 인게이지먼트와 충성도를 높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물론 소비자들이 공유한 수많은 경험과 이야기가 제품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즘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 자체가 갖는 ‘절대가치’이다.

제품의 절대가치에 자신 있는 어데이 역시 소비자들에게 자사 레깅스나 요가복을 입고 운동한 뒤의 사진을 #sweatyselfie(스웨티셀피) 해시태그를 이용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올려달라고 독려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Aday라는 브랜드가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더 많은 사람이 스웨티셀피를 올릴수록 룰루레몬이나 어데이 등 애슬래저복의 시장 규모는 더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어데이는 제품 자체가 갖는 절대가치를 어필한다. 출처: 홈페이지

 

물건을 팔기 전부터 그 물건이 팔릴 수 있는 시장 환경을 만들어라 #스웨티셀피라는 기존의 해시태그 사용을 독려한 것은 물건을 팔기 전에 물건이 팔릴 수 있는 시장 여건을 조성하라는 PR의 주요 원칙에 잘 들어맞는 전략적 사고와 맞닿아 있다.

‘PR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즈는 20세기 초에 A브랜드 피아노를 팔기 위해 A브랜드의 피아노 장점을 설명하는 대신, 부유한 사람들이 고급주택을 짓고 사는 동네에서 이웃들을 초청해 파티를 벌인다. 파티에 초청된 사람들은 당시 귀했던 ‘음악실’에서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아름다운 선율을 듣고 자신들의 집에 응접실과 서재, 다이닝룸 말고 중요한 소품이 빠져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피아노를 팔기 위해 피아노 브랜드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피아노를 집에 들여놔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함으로써 판매를 전반적으로 늘리는 전략이다.

애슬레저복과 같은 새로운 제품을 팔기 전에 그런 제품을 구매하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도록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이게 바로 수가 높은 PR인들이 즐겨 쓰는 전략이다.

어데이의 두 창업자 멕과 니나는 브랜드를 정식 오픈하기 전인 2015년 1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디지털 가이드 ‘완더(Wander)’를 선보였다. 완더 독자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이들은 사업 시작 전에 이미 피트니스와 요가 스튜디오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자들, 그들이 즐겨 찾는 커피숍 등과 파트너십을 맺게 된다. 또 어데이의 웹사이트 개시 전에 베타 버전을 공개, 얼리어답터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어데이에 관한 정보를 친구들과 공유하면 보상을 줬다.

실제 어데이 창업자들은 물건이 팔릴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드는 작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듯 보인다. 맨해튼의 노리타(NoLiTa) 지역에 개설한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벌이고 있는 오프라인 모임 역시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건강과 피트니스에 관심 많은 사람들을 ‘웰니스 메카’(Wellness Mecca)라는 이름으로 연결해 모이게 함으로써, 브랜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이들이 입고 다니는 레깅스나 요가팬츠가 티핑 포인트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2년을 넘긴 작은 회사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애슬레저복 분야에서 계속 살아남을지 혹은 더 큰 회사로 성장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28세에 포브스지가 선정하는 ‘30 언더 30’에 이름을 올릴 만큼 빠른 성장을 일군 두 사람을 통해, 명확한 틈새시장을 선정하고 열정을 갖고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면 젊은 나이에도 실패 없이 성공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