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와 캠페인이 만나면
넛지와 캠페인이 만나면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2.0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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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영국 정부는 넛지전담팀 있을 정도…기업 사회공헌에도 효과적
넛지는 시민들의 인식을 깨치는 공공캠페인과 만났을 때 그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사진은 일상 속 소화기에 대한 인식을 깨치기 위해 진행한 라우드의 '소화기 갤러리 프로젝트'.

[더피알=박형재 기자] 팔꿈치로 슬쩍 찌르듯이 부드럽게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넛지(Nudge)는 특히 공공 영역이나 PR캠페인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에 영국과 미국 정부는 각각 넛지전담팀을 두고 정부 재정과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사소한 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넛지 같은 행동과학을 참고해 정책을 실시한 국가는 51개국에 이른다. 우리 정부 역시 올해부터 ‘넛지 정책’을 적극 발굴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영국에서는 세금을 걷는 데 넛지의 힘을 빌렸다. 영국 세무당국은 자동차세 체납자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당신의 자동차를 잃을 수 있다’는 문구와 보유 중인 자동차 사진을 함께 보냈다. 그 결과 세금회수율이 3배나 높아졌다.

‘구직 실패담’ 대신 ‘구직 계획’을 물었더니 실업률이 낮아진 것도 주목할 만한 공공 넛지 활용법이다. 영국 실업자들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주기적으로 구직센터에 “일자리를 찾지 못한 이유”를 설명해야 했는데, 영국 정부가 상담 방식을 바꿔 앞으로 계획을 말하도록 했더니 훨씬 희망적으로 변하고 취업률도 크게 늘었다.

정보공개를 통한 환경문제 해결도 눈길을 끈다. 미국은 유해물질 관련법에 따라 2만3000개 이상의 공장들이 배출하는 650가지 이상 화학물질에 대한 상세정보를 환경보호국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다. 이 법안이 제정된 뒤 미국 전역에 걸쳐 유해 화학물질 배출량이 크게 감소했다. 평판 추락과 주가하락을 우려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배출량을 조절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공헌성 캠페인에도 넛지를 활용하면 효과적이다.

피아트 자동차는 브라질 국민 92%가 택시 승차시 뒷좌석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 안전벨트를 매면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무료 와이파이 아이디어에 캠페인 기간 동안 4500명 이상의 택시 이용자 전원이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나이키와 폭스바겐은 각각 쓰레기통을 농구골대처럼 바꾸거나,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면 게임처럼 점수가 올라가는 방식으로 쓰레기 무단투기 확률을 크게 낮췄다.

필리핀의 한 항균비누 회사는 ‘세균 스탬프’ 캠페인을 통해 손씻기 문화를 전파했다. 아침마다 선생님이 등교하는 학생의 손에 세균 모양의 도장을 찍어주고 수업 끝나기 전까지 세균 없애기 미션을 준 것이다. 캠페인 시작 한 달 만에 손씻는 횟수가 평균 71%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넛지를 활용한 공공캠페인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 라우드와 손잡고 초등학교 횡단보도 앞에 노란색 발자국을 그려 넣어 교통사고를 크게 줄였다. 아이들이 길을 건너기 전 인도 안쪽으로 0.5∼1m 들어간 안전구역에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라우드를 이끄는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공공 캠페인이라면 보통 미디어를 활용하거나 잘 다듬어진 메시지 등을 생각하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오히려 단순한 것이 정답일 때가 많다”면서 “창의성과 진정성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위한 좋은 아이디어를 찾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넛지 커뮤니케이션의 전체 내용은 더피알 매거진 2018년 1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구독신청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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