넛지 사용시 주의점
넛지 사용시 주의점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2.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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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차 행동변화·컨텍스트 고려…의도성 들키면 오히려 역효과 줄 수도
넛지는 '부드러운 개입'이라는 원칙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의도성을 들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더피알=박형재 기자] 타인의 부드러운 개입을 유도하는 넛지(Nudge)식 방법을 커뮤니케이션에 접목하면 직접적인 설득보다 더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관련기사: 넛지와 캠페인이 만나면

다만, 기업이나 정부에서 넛지를 활용할 때 염두에 둬야 할 주의점도 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넛지로 인한 행동변화가 1차에 그치지 않고 2,3차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때 기대하지 않은 부정적 행동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건강을 위해 등산을 열심히 합시다’라는 캠페인을 진행할 경우, 사람들은 오늘은 등산을 열심히 했기 때문에 술 한잔이나, 나쁜 음식을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고 행동에 옮기곤 한다. 일종의 보상행동이 긍정적 효과를 상쇄하는 것이다.

또한 넛지를 위해 남들이 어떻게 한다는 행동을 알려줄 때(서술적 규범), 부정적인 행동과 연결되면 위험할 수 있다.

예컨대 “등산객 75%가 산의 도토리를 주워가서 다람쥐가 먹을 게 없습니다”라는 메시지는 상황의 심각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자칫 “나 말고 75%나 되는구나” 하고 오히려 행동의 정당성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독일의 한 프로농구팀이 진행한 '쓰레기통 농구골대' 길거리 광고. 출처: 트위터

넛지는 컨텍스트(context·맥락과 상황)의 변화를 통해 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외국 기업이나 공공부문 성공사례가 우리에게 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본 원칙인 부드럽게 개입하는 것도 지켜져야 한다. 만일 기업에서 소비자를 억지로 유도하거나, 선택설계(행동 유도를 위해 옵션값을 주는 것) 과정에서 의도성을 들키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뭔가 조작됐다는 의심을 하는 순간 넛지는 의미가 변질된다.

최장순 엘레멘트 공동대표는 “넛지는 일종의 버튼을 건드려 행동을 유도하는 것인데, 기업에서 영리 추구를 위해 무리수를 두면 자발성이 떨어지고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넛지 연구는 생각보다 많고 명확한 편이어서 PR캠페인의 근거를 좀 더 명확하게 제시해 줄 수 있다. 또한 결과로 평가하기 때문에 효과 측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며, 보조적 수단을 넘어 국가와 기업의 정책과 마케팅 자체로 기능할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런던 정경대학에서 넛지를 공부하고 있는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는 “넛지 이론은 PR, 광고 등 커뮤니케이션 실무 현장에서 활용하는 방법들과 겹치는 부분이 많은데다, 행동경제학과 사회심리학에 근거해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며 “PR이 항상 도전 받는 성과측정 문제를 비교적 명확하게 설명 가능하다”고 말했다.

*넛지 커뮤니케이션의 전체 내용은 더피알 매거진 2018년 1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구독신청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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