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회사는 #미투에서 안녕합니까
당신 회사는 #미투에서 안녕합니까
  • 최영택 (texani@naver.com)
  • 승인 2018.03.06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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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익명앱 중심 이슈 돌출 빈번…기업 이미지·평판에 치명타 될 수도
우리사회 전반에 불어닥치고 있는 미투 열풍은 기업에도 언제든 큰불로 번질 수 있는 불씨가 되고 있다. 무료이미지 이용 자체 제작

[더피알=최영택] 여성들이 자신의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국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법조, 문학, 연극계, 학계에 이어 이제는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되는 등 일부의 일탈 행위가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이 확실해지고 있다.

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지금까지 K그룹 P회장의 스킨십 폭로, M그룹 P회장의 여성 임직원 골프대회 뒤풀이 백태 등 주로 오너 회장들의 성희롱 문제가 여론화됐다가 잠잠해졌지만, 미투 열풍을 타고 언제든 큰불로 번질 수 있는 불씨를 안고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기업의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하는 홍보팀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성희롱·성추문 건은 해명자료 작성 하나도 법무팀 자문을 거쳐야 하는 등 수습이 매우 어려운 사안인데다, 오너 경영진이나 중역과 관련돼 있을 경우 기업 이미지나 평판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요즘 기업 비리나 고질적인 성차별 문제들이 폭로되는 주 채널은 직장인 SNS라 불리는 블라인드 앱이다. 국내외를 뒤흔들었던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도 여기서 최초 발화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블라인드에는 원래 조직문화에 대한 불만이나 이직을 위한 업계 정보 등이 많았는데 최근엔 성(性)문제 관련 내용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성폭행·성추행·성희롱을 다루는 전용 게시판까지 생겨났으니 앞으로 어떤 미투 이슈가 돌출될 지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

지난 2월 블라인드에 한 대기업 회장 관련 미투 글이 올라와 파문이 일었다.

사실 직장 내 성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만 해도 L사에서 잘 나가던 상무가 성추행 건으로 퇴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회적 지위에 걸맞지 않는 부끄러운 모습으로 불명예스럽게 옷을 벗게 된 것이다.

성추문의 주홍글씨는 개인은 물론 가족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준다. 무엇보다 자신으로 인해 한 사람의 인생을 파멸시키는 심각한 범죄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최근 만났던 한 홍보임원은 요즘 부서 회식을 가급적 갖지 않고 특히 여직원들이 참여하는 저녁 회식은 아예 없앴다고 한다. 직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성추행 문제도 상사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란다. 어떻게 보면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까지 막혀버리는 셈이다. 그만큼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누구도 성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장 시급한 것은 오너나 경영자들의 성에 대한, 여직원에 대한 인식 변화다. 시대와 사회가 변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과거 관행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낱낱이 공개돼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면 기업평판도 순식간에 추락하기 십상이다.

최고경영자들은 지금이라도 조직 내 고질적인 성차별 문제가 없는지, 권위나 자리에서 비롯되는 갑질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형식적으로 하는 성희롱 예방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이 성문제에 대한 의식을 완전히 개혁하는 것이다.

홍보, 광고 등 클라이언트가 존재하는 커뮤니케이션 업계 수장들도 미투 캠페인에 신경 써야 한다. 을의 입장일 때가 많은 에이전시 입장에선 갑인 클라이언트나 기자를 접대하는 과정에서 성추행을 경험하거나 방관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을 것이다. 심지어 업계에서 잘 알려진 대표가 성추문에 휩싸인 적도 있다.

미투 운동 이전부터 성추행·폭행 사건은 공분을 유발해 자극적 기사나 어뷰징 행위의 단골 소재였다. 그만큼 이슈의 확산성이나 파급력이 크기에 순식간에 공공의 적이 되고 몰상식한 기업, 파렴치한 인사가 되기 쉽다. 공 들여 만든 브랜드 가치가 미투로 깨져버리기 전에 지금이라도 실질적인 예방책과 적극적인 피해방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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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몇십년전 2018-03-07 09:22:28
예전 몇십년전 루저 시절, 이쁜여자한테 들이대던 과거 이야기까지 다 미투캠페인으로 끄집어내는것도 인정인가요? 일예로 몇십년전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썸타던 여자랑 술먹고 술김에 이뻐서 키스하려다 되려 여자한테 빰 맞았던,,지난청춘의 아련한 추억인데..이러한 과거 짝사랑에 대한 기억들 마저 지금 미투운동으로 불거저 그 남자가 포차에서 날 성추행했다고 하며 한사람의 인생을 매장시키는 이러한 웃픈 사례도 아마 왕왕 있을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