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점보다 핫한 대학축제, 어디 없나요?
주점보다 핫한 대학축제, 어디 없나요?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5.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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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 X 라우드 (feat. 브랜디스)

더피알 창간 8주년을 맞아 진행한 8가지 콜라보 프로젝트. 더피알에 도움을 주셨고 또 더피알로부터 영감을 받은 분들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와 굿즈, 역(逆) 인터뷰 등 그동안 안 해보던 것들에 도전했습니다.

“낯 뜨거운 주점 메뉴판…출연 걸그룹 야릇한 퍼포먼스” “술 마시고 ‘흥청망청’…대학축제서 ‘탈선’하는 청소년” “상업화와 음주, 변태 성문화로 얼룩진 대학축제”….

[더피알=안선혜 기자] 대학축제 시즌이 되면 등장하는 단골 기사들이다. 대학축제 중 주점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음주, 성(性) 상품화, 부실한 음식과 바가지 가격 등은 한두 해 지적된 사항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대학축제=주점문화'가 자리 잡았다. 자료사진
언제부턴가 '대학축제=주점문화'가 자리 잡았다. 자료사진

이러한 사회적 여론을 인식해 ‘술 없는 축제’를 시도하는 학교들도 하나둘 늘어가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대학 측과 총학생회 간 이견을 보이며 잡음이 불거지기도 한다. 더욱이 올해는 교육부가 축제 시즌을 목전에 두고 각 대학에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공문을 보내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주점 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애정’은 생각보다 강하다. 호객 행위를 위한 선정적 복장이나 성적 문구가 들어간 메뉴, 주민 피해 등에 대한 우려에는 대체로 동감하면서도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친교의 장이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한다.

대학생 임소은(25) 씨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며 “한국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하나의 대학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지현(23) 씨도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동을 한 소수 사례들이 언론에 많이 다뤄지면서 대학 주점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자신들이 운영할 가게의 입지 선정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운영에 따르는 리스크 등 다양한 측면들을 직접적으로 고려해볼 기회가 또 언제 주어질까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의 시각대로 대학축제에서 주점 운영 자체가 사회악은 아니다. 하지만, 주점‘만’ 있는 대학축제에 대한 문제인식이 존재한다.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 라우드(LOUD.)를 이끄는 이종혁 교수는 “단순히 술을 먹는다 안 먹는다, 주점을 한다 안 한다의 문제가 아니다”며 “다양성이 중시돼야 하는 캠퍼스라는 공간이 주점문화로 천편일률화된 데 대해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축제에서 시도할 수 있는 사업 활동이 주점밖에 없느냐는 반문이다. 또 주류회사 및 여타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이 침투해 들어오면서 학생들 스스로 주체가 돼 주도하는 행사가 아닌 상업적 자본에 의존하게 되는 점도 우려하는 바다.

라우드와 더피알은 ‘다양성’ 그리고 ‘학생들이 주도하는 자발적 문화’를 새로운 대학축제로 제안한다. 

실제 기업 후원을 받아 축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유명 연예인 섭외에 활용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크다. 2016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3~2015년 전국 134개 4년제 대학의 축제 예산에서 연예인 섭외비용은 평균 43%(약 3411만원)를 차지했다. 만만찮은 예산이 들어가지만, 연예인 공연과 주점을 대학생만의 독창적 문화로 내세울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대학생 정동민(25) 씨는 “대학축제가 점점 ‘연예인 누구 오나’ 대회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생각을 전했고, 이정민(가명·23) 씨도 “다들 주점 아니면 연예인이다”며 “사실 주점을 안 하면 할 게 없기도 하다”고 말했다. 수익을 내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전언이다.

라우드와 더피알이 제안하는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다. ‘다양성’, 그리고 ‘학생들이 주도하는 자발적 문화’다. 기존 천편일률적 축제 기획에서 벗어나 대학만의 독창적 축제 문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이나 발전적 제언을 기대한다.

기존 대학축제의 관습을 깨는 새로운 시도가 있다면 <더피알>에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취재를 통해 현장 풍경을 소개하고 독자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새로운 대학축제 문화를 위한 작은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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