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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뜨거운 주점 메뉴판…출연 걸그룹 야릇한 퍼포먼스” “술 마시고 ‘흥청망청’…대학축제서 ‘탈선’하는 청소년” “상업화와 음주, 변태 성문화로 얼룩진 대학축제”….
[더피알=안선혜 기자] 대학축제 시즌이 되면 등장하는 단골 기사들이다. 대학축제 중 주점에서 벌어지는 과도한 음주, 성(性) 상품화, 부실한 음식과 바가지 가격 등은 한두 해 지적된 사항이 아니다.
이러한 사회적 여론을 인식해 ‘술 없는 축제’를 시도하는 학교들도 하나둘 늘어가고 있지만, 이 과정에서 대학 측과 총학생회 간 이견을 보이며 잡음이 불거지기도 한다. 더욱이 올해는 교육부가 축제 시즌을 목전에 두고 각 대학에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공문을 보내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주점 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애정’은 생각보다 강하다. 호객 행위를 위한 선정적 복장이나 성적 문구가 들어간 메뉴, 주민 피해 등에 대한 우려에는 대체로 동감하면서도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친교의 장이라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한다.
대학생 임소은(25) 씨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 같다”며 “한국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하나의 대학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지현(23) 씨도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행동을 한 소수 사례들이 언론에 많이 다뤄지면서 대학 주점 문화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학생들이 자신들이 운영할 가게의 입지 선정부터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 운영에 따르는 리스크 등 다양한 측면들을 직접적으로 고려해볼 기회가 또 언제 주어질까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의 시각대로 대학축제에서 주점 운영 자체가 사회악은 아니다. 하지만, 주점‘만’ 있는 대학축제에 대한 문제인식이 존재한다.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 라우드(LOUD.)를 이끄는 이종혁 교수는 “단순히 술을 먹는다 안 먹는다, 주점을 한다 안 한다의 문제가 아니다”며 “다양성이 중시돼야 하는 캠퍼스라는 공간이 주점문화로 천편일률화된 데 대해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축제에서 시도할 수 있는 사업 활동이 주점밖에 없느냐는 반문이다. 또 주류회사 및 여타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이 침투해 들어오면서 학생들 스스로 주체가 돼 주도하는 행사가 아닌 상업적 자본에 의존하게 되는 점도 우려하는 바다.
실제 기업 후원을 받아 축제 예산의 상당 부분을 유명 연예인 섭외에 활용하는 데 대한 비판 여론도 크다. 2016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3~2015년 전국 134개 4년제 대학의 축제 예산에서 연예인 섭외비용은 평균 43%(약 3411만원)를 차지했다. 만만찮은 예산이 들어가지만, 연예인 공연과 주점을 대학생만의 독창적 문화로 내세울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대학생 정동민(25) 씨는 “대학축제가 점점 ‘연예인 누구 오나’ 대회가 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생각을 전했고, 이정민(가명·23) 씨도 “다들 주점 아니면 연예인이다”며 “사실 주점을 안 하면 할 게 없기도 하다”고 말했다. 수익을 내기에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는 전언이다.
라우드와 더피알이 제안하는 방향성은 크게 두 가지다. ‘다양성’, 그리고 ‘학생들이 주도하는 자발적 문화’다. 기존 천편일률적 축제 기획에서 벗어나 대학만의 독창적 축제 문화를 시도하는 움직임이나 발전적 제언을 기대한다.
기존 대학축제의 관습을 깨는 새로운 시도가 있다면 <더피알>에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취재를 통해 현장 풍경을 소개하고 독자들과 공유하겠습니다. 새로운 대학축제 문화를 위한 작은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