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오글주의’…롯데쇼핑의 ‘고독한 태훈이’
‘손발 오글주의’…롯데쇼핑의 ‘고독한 태훈이’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7.23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직원들이 직접 출연·촬영·편집까지 자체 해결…
롯데쇼핑이 자사 SNS 롯데쇼핑 Live에 게재한 고독한 태훈이 영상.
롯데쇼핑이 자사 SNS 롯데쇼핑 Live에 게재한 고독한 태훈이 영상. 직원이 직접 출연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먼저 국물을 한 번 먹어볼까? 깊은 맛이 느껴지는데? 젓가락? 어휴 됐어. 닭은 손맛이야.”

영상 속 평범한 대사 같지만, 이어폰을 꽂고 음성을 들으면 생각이 달라진다. 전문 연기자와는 다른 날 것의 연기력이 시청자들의 손발을 오글(?)거리게 만든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보이나, 어설픈 면을 감추기는 어려운 이 영상은 롯데쇼핑이 내놓은 SNS 시리즈물이다. 

제목은 일본 인기 드라마인 ‘고독한 미식가’를 패러디한 ‘고독한 태훈이’다. 복날을 맞아 자사 PB상품인 가정간편식 ‘수삼 삼계탕’을 알리는 에피소드로 첫 포문을 열었다.

해당 영상은 롯데쇼핑 홍보실 내 뉴미디어팀에서 기획·촬영·편집까지 손수 다 담당했다. 일종의 사내수공업이랄까. 대기업이 만든 영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퀄리티 덕분에 오히려 눈을 떼기 어려운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저희 팀 막내 직원이 직접 출연한 영상”이라며 “요즘 대세인 영상에 재미를 가미하려다 고독한 미식가를 패러디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상품 하나를 정해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롯데쇼핑 뉴미디어팀은 지난 1월 롯데가 유통 계열사 홍보 조직을 통합하며 탄생한 팀으로, 지난 5월에는 기자용 SNS를 오픈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고독한 태훈이 역시 이 기자용 SNS 계정에 올라온 콘텐츠다.

내부 직원들이 전 작업을 직접 수행하다보니 원하는 효과 하나를 넣는 데도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이를 만회하기 위한 노력도 동반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영상에 출연 중인 사원이 3~4시에 일찍 퇴근 후 촬영 및 편집 교육을 2시간 동안 받고 있다”며 “유연근무제를 활용해 낮 시간에는 개인 볼 일을 보고 저녁 시간에 교육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 출연은 자칫 개인 흑역사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해당 직원은 즐기고 있다는 전언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 친구 (출연을) 엄청 좋아한다”며 “요즘 친구들은 별 거리낌이 없는 듯하다. 본인이 주변 친구들에게 알리고 난리도 아니다”고 귀띔했다.

연기는 아직 어설프지만, 화면 효과나 대사, 스토리 구성에 있어 원작을 충실히 쫓아간 모습은 엿보인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다. 회사 공식 계정이니 그래도 퀄리티를 높여보자는 의견과 공식 채널에 재미를 가미한 시도 자체에 의미를 부여해주는 격려도 공존한다.

홍보실 관계자는 “고독한 태훈이의 다음 편 에피소드도 준비하고 있다”며 “추후에는 직원 대상 끼 있는 사람들을 지원받아 라인업을 늘리려한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