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O 보좌할 융합형 인재 필요하다
CDO 보좌할 융합형 인재 필요하다
  • 한승재 (mhan@webershandwick.com)
  • 승인 2018.07.25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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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재의 Techtory] 복잡다단한 커뮤니케이션 환경 발맞춘 전략 수립, 실행 및 결과의 새로운 방향성 제시돼야
커뮤니케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각 단계별로 세분화된 실무를 통합적으로 관리, 조율해 나가야 한다. 

[더피알=한승재] 대부분의 글로벌 브랜드 기업들은 비즈니스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그 로드맵의 근간이 되는 자양분은 다양한 분석 자료들이다. 시장 분석, 기업의 상황 분석, 경쟁사 분석, 소비자 분석, 내부 자원의 역량 분석, 경영전략 분석, 재무와 수익성 분석 등을 주기적으로 수집·파악해서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적용하고 있다. 그중 최근에 가장 중요한 관심을 갖는 것이 바로 소비자 분석 자료들이다.

소비자 분석 자료는 단순히 소비자 트렌드나 기호만 보는 것이 아니다. 최초로 신규 고객이 브랜드와 만나게 되는 브랜드 접점(touch point)을 시작으로 고객이 정보를 수집해서 구매단계까지 넘어가는 의사결정(customer decision journey) 단계를 포함하고 있으며 그런 과정 속에 소비자들이 느끼게 되는 다양한 불편한 사항(pain point)들도 매우 디테일하게 작성된다.

고객 경험 데이터 분석자료는 물론 연령별 소비패턴과 미디어 터치포인트까지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자료들이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 트렌드가 단순 디지털화(소셜미디어, SNS와 모바일 커머스)로 전환되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이 기존에 없던 미디어에 노출 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 가정에 AI 스피커가 침투하게 되면서 음성쇼핑(Voice Commerce)가 예상보다 빠르게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온라인매체 보이스봇(voicebot)이 미국 성인 105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스피커가 보급된 지 2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26.5%가 음성쇼핑으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물론 스크린보다 불편한 점이 있고 아직은 사용성이 약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브랜드들이 준비하지 않은 부분에서 소비자 행동 유형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실제 앞서가는 기업과 브랜드들은 이미 1년 전부터 음성쇼핑 광고와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 ▷관련기사: AI 스피커 보편화되면 마케팅 판도 달라진다

전략 수립과 실행

통상 기업들은 다양한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목표를 설정한다. 그리고 나면 글로벌 차원의 마케팅 플랜을 수립하고 각 로컬에서 진행하게 될 마케팅 방향의 큰 뼈대를 잡게 된다. 이후 계열사별, 부서별, 지역별 미션을 설정하고 어떤 방식으로 접근할지 정리하게 되며 과정 가운데 발생하게 될 여러 위험요소를 파악해서 선행지표에 따른 대책방안도 마련한다. 월별, 분기별 최종 평가지표도 뒤따른다.

그와 동시에 마케팅 활동에 대한 연간 플랜이 수립되는데 시즌별 특별한 모멘텀과 중요 활동들을 우선적으로 정리한다. 이는 전체 예산 가운데 어떤 항목으로 어떻게 지출하게 될지 신중하게 검토해서 실행하기 위함이다. 전체 연간 예산을 몇 퍼센트씩 어떻게 사용할지 매우 구체적인 논의를 하게 되는데 대부분은 작년 대비 증가, 증감률로 정리하는 경우가 많다.

확정된 플랜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마련되는데 그 전에 다시 한 번 세부 전략 방향을 수립하게 된다. 여기서 각 기업별로 나타나는 특징들이 있다. 현재 비즈니스 상황을 정확히 진단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단계별로 실행안을 마련하는 기업과 문제점이 도출됐지만 솔루션을 찾지 못해 장단기 플랜이 없는 기업, 예산을 사용한 만큼의 충분한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정확한 목표 달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까지 강화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로 나눠지게 된다.

비즈니스 로드맵 

내용 정리: 필자
내용 정리: 필자

큰 그림 속 업무 분화

큰 그림 안에서 세부적이고 잘 융합된 탄탄한 전략이 세워지게 되면 실행단에서의 전술은 대부분 경쟁 입찰과 비딩 프로세스를 통해 외부 협력사 또는 전문가들에게 의뢰하는 경우가 많다.

브랜드와 관련된 사업은 브랜드 컨설팅 회사 또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에게 의뢰하고 ATL(전통매체)을 비롯한 다양한 광고와 미디어 전략은 종합광고대행사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모터쇼와 같은 큰 이벤트가 중심인 기업들은 BTL(이벤트·프로모션·캠페인 등) 부분을 사업 규모에 따라 종합광고대행사 또는 테크 미디어 개발에 특화된,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 설계가 가능한 회사에 의뢰하기도 한다.

디지털 플랫폼은 대부분의 기업 기본 마케팅 전략에 포함돼 있는데 TVC를 제작하지 않더라도 당연히 가져가야 하는 마케팅 채널로써 모든 기업들이 10년 전부터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기능별 업무 분화가 이뤄진다.

브랜드 웹사이트와 캠페인 마이크로사이트는 전문 웹디자인 회사에, SI(System Integration)프로젝트는 전문 IT기업에,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다양한 온드미디어(Owned Media) 채널 운영은 디지털 에이전시에 각각 맡기는 식이다. 또 디지털 광고는 디지털 광고 매체사, 영상 제작은 규모에 따른 Q.C(Quality Control)를 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에 통합 콘텐츠 제작 업체에 의뢰를 많이 하는 상황이다. 물론 영상 제작 경험이 많은 마케터라면 일반 소규모 프로덕션을 찾아 프로젝트만 별도 의뢰를 하기도 한다.

PR을 포함한 미디어 리테이너 업무 역시 디지털과의 연계성을 가져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에 통합적인 관점에서 운영해줄 수 있는 회사를 선호한다. 그와 더불어 추가적인 요청사항으로 KOL(Key Opinion Leaders)이나 인플루언서 마케팅에 대한 니즈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클라이언트 역할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들은 각 기업들의 사업 분야와 비즈니스 영역에 따라 협업하는 내용들이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큰 그림 안에서 일관된 전략과 통일된 메시지가 만들어져야 하며 그것을 바탕으로 각 미디어 특성에 맞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운영과 실행이 돼야 한다는 것은 공통적이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고객사들의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하면서 그렇지 못한 경우를 종종 경험해왔다. 일례로 A사에서 브랜드 컨설팅을 받고 난 뒤 그들에게 제안 받은 콘셉트와 금액으로 광고를 만들고 매체 플래닝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온 적이 있었다. 내용을 검토해보니 광고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곳에서 컨설팅을 받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른 케이스로는 브랜드 회사에서 컨설팅과 구체적인 실행안을 마련,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 설계까지 진행했으나 테크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간과한 경우였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선 파트너사 선택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줄이기 위해서는 클라이언트 사이드에서 통합적으로 운영·관리할 수 있는 인물이 필수적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해외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중요한 직책으로 언급하는 CDO(Chief Digital Officer, 최고디지털책임자)와 함께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팀 세팅이 돼야만 한다. CDO처럼 통합적인 관점을 가진 융합형 인재는 개별 실행사들보다도 클라이언트에 꼭 필요하다. 앞으로 이 인력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인데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를 읽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 지식과 통찰력을 바탕으로 기존과 다른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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