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석 깔아줘도 지나치는 홍보인들, 이러니 매번 치여 산다
멍석 깔아줘도 지나치는 홍보인들, 이러니 매번 치여 산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08.17 17: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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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언론사 광고·협찬 압력 국민청원, 소수로 마감

[더피알=강미혜 기자] 힘들어 죽겠다던 홍보인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기자들 광고·협찬 영업활동 금지법’을 주장한 국민청원의 초라한 스코어를 보며 드는 생각이다. 한 달 동안 겨우 690명의 동의만 얻은 채 8월 16일자로 종료됐다. 찻잔 속 태풍은커녕 미풍도 되지 못한 모양새다. 

물론 해당 청원은 대중적 관심사가 아니어서 당초부터 폭넓은 공감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690이란 숫자는 ‘언론불사’를 지적하며 기형적 관행을 성토한 청원자의 직설이 민망할 정도의 수준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광고·홍보 등 커뮤니케이션업계 묵은 이슈로 꼽히는 ‘리젝션 피(rejection fee, 입찰 참가시 탈락 보상금)’ 도입을 주장한 앞선 청원과 비교해 봐도 그렇다. 지난 3월 게시된 리젝션 피 관련 글에는 1만명 이상이 공감을 표시한 바 있다. 690명의 14배가 넘는 인원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언론의 도 넘는 광고·협찬 요청으로 정상적 홍보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일선 현장의 문제 제기는 꾸준히 있어왔다. 본지 기사로도 수차례 다뤄졌다. 실제 직·간접적으로 접한 홍보실(인)의 고충은 심각했으며, 상당수 언론이 공공연하게 ‘부당거래’를 요구했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를 참다못한 누군가 돌이라도 던지는 심정으로 국민청원을 통해 공론화를 꾀했을 텐데, 결과는 마이너리티 중의 마이너리티로 끝나버렸다. 뒤에서 말만 하고 나서서 행동하지 않는, 행여나 신분이 노출돼 피해를 입을까 몸 사리는 홍보인의 전형적인 소극성이 드러난 꼴이다.

언론사의 과도한 광고·협찬 압력을 고발한 국민청원이 690명이란 소수 의견과 함께 8월 16일자로 종료됐다.
언론사의 과도한 광고·협찬 압력을 고발한 국민청원이 690명이란 소수 의견과 함께 8월 16일자로 종료됐다.

흔히 홍보인들은 모래알 같다고 한다. 자기 역할이나 업무에 위협이 가해져도 칼끝이 턱 밑으로 와 닿지 않는 이상 도무지 연대하지 않는 속성을 보이는 까닭이다. 을(乙)로서 갑(甲)에 당할 수밖에 없는 신세만 한탄할 뿐 개선을 위해 움직이지도 않는다.

이러니 당해도 할 말이 없다. 매번 을의 ‘징징거림’ 쯤으로 치부될 뿐이다. 멍석 깔아줘도 클릭 몇 번이 귀찮아 지나쳐버리는 무심함이니 앞으로 홍보인을 대변해 누가 무슨 이야기를 또 끄집어낼 수 있을까.

선선한 바람과 함께 돌아오는 ‘포럼의 계절’, 언론사 눈치 보며 관심도 없는 행사장에 또 열심히 걸음할 홍보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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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 2018-08-20 15:09:41
숫자가 적긴 하네. 몰라서 못했지만....

ㅋㅋ 2018-08-17 19:23:13
쫓아가서 누른 내 손가락이 아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