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일반인 택배’, 쿠팡맨 짐 덜어줄까
쿠팡의 ‘일반인 택배’, 쿠팡맨 짐 덜어줄까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8.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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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벤치마킹한 ‘쿠팡 플렉스’ 도입, 로켓배송 지연 돌파구로…채용 공고서 “역대급 시급 가성비” 강조

[더피알=박형재 기자] 로켓배송 지연 사태를 겪은 쿠팡이 새로운 물류 실험인 ‘쿠팡 플렉스(flex)’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아마존 플렉스를 벤치마킹해 일반인들이 파트타임 형식으로 택배를 직접 배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쿠팡맨 처우 문제로 잃은 브랜드 호감도를 회복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쿠팡은 최근 자사 홈페이지와 SNS에 쿠팡 플렉스라는 이름의 임시직 배송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이는 배달원이 자기차량으로 직접 쿠팡 물류 캠프에 방문해 제품을 수령·배송하거나, 원하는 아파트 단지를 정하면 그곳까지 가져온 물품을 각 가정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쿠팡 측은 배송 상품 1개당 750원, 450원을 지급해 시급 2만5000원까지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현재 쿠팡은 물류난을 겪으면서 안팎에서 비판에 놓인 상황이다. 취급 물량이 쿠팡맨으로 소화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서면서 근로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고, 배송 지연에 따른 소비자 불만도 동시에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홈페이지에 올라온 플렉스 모집 요강.
쿠팡 홈페이지에 올라온 플렉스 모집 요강.

올 여름 들어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상에선 로켓배송이 너무 늦다고 성토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일주일 넘게 지연됐다”거나 “휴가철 여행을 앞두고 배송이 늦어져 반품했다”는 등의 후기를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쿠팡 측은 계속된 폭염으로 생필품 등의 인터넷 주문이 늘면서 발생한 일시적 문제라고 해명했지만 시스템상의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쿠팡의 매출은 2015년 1조1337억원에서 2017년 2조6846억원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인력 충원이 제대로 되지 않아 2015년 당시 3600여명이던 규모가 지금도 그대로다. 1인당 택배 물량이 2배 가까이 늘어난만큼 배송이 원활하게 이뤄질 리 없다.

쿠팡맨 처우에 대한 비판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역시 물류량과 근무시간은 늘어나는데 인력이 부족해 발생하는 문제다. 쿠팡은 지난달 ‘새벽 배송’과 ‘2웨이브’ 근무제도(새벽 2시30분~12시30분, 12시~23시)를 시도하다 비판 여론에 휩싸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저녁 있는 삶, 쿠팡맨은 포기해야하나요’라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관련기사: 쿠팡맨으로 인한 ‘쿠팡 리스크’, 관리 안 하나 못 하나 

다른 소셜커머스와 차별점으로 내세웠던 ‘쿠팡맨’과 ‘로켓배송’이 오히려 회사의 리스크 요인이 된 것이다. 특히 쿠팡은 한동안 ‘고용친화기업’으로 호평받았다는 점에서 쿠팡맨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그로 인한 인력 이탈, 이와 맞물려 나타나는 배송지연 문제에 대한 개선책 마련은 시급해 보인다. 

그럼에도 쿠팡은 로켓배송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특허청에 ‘로켓프레시’, ‘로켓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의 상표를 등록하고, 신선식품 및 가정간편식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쿠팡이 다루는 로켓배송 제품 종류는 꾸준히 늘어나 300만개에 달하며, 지난달 논란이 된 새벽배송 역시 40개 캠프 중 한 곳에서 테스트 중이다.

쿠팡 관계자는 “매출이 늘면서 일부 인력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 건 알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쿠팡맨 1000명을 신규 채용하고, 플렉스 같은 새로운 실험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맨 문제와 관련해선 “2교대 근무시간을 오전과 오후로 조정하고, 기존 새벽배송은 지원자만 받아 테스트하는 등 최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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